
[3D익스피리언스월드2025]
산업 디자이너 ‘카림 라시드(Karim Rashid)’, 기조 연설 및 간담회서 언급해
컴퓨터지원설계(CAD) 기술은 2차원(2D) 도면 형태로 시작했다. 이후 3차원(3D) 모델까지 소화 가능한 형태로 진화하며 다양한 산업에 디자인 혁신을 불러일으켰다. 다쏘시스템 3D CAD 솔루션 ‘솔리드웍스(SOLIDWORKS)’는 이 과정을 가속화한 기술로 활약했다.
솔리드웍스는 2D 기반이던 CAD 프로그램을 3D로 바꾼 최초의 3D파라메트릭 모델링 소프트웨어로 주목받았다. 특히 운영체제(OS)를 리눅스로 활용했던 CAD 업계에 윈도우 기반 프로그램으로 등장해 변혁을 주도했다. 이후 30년이 지난 지금, 솔리드웍스는 수많은 레퍼런스를 양산하며 설계 분야에서 여전한 존재감을 발휘 중이다.
특히 솔리드웍스는 산업 군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제품에 대한 설계가 가능해 확장성이 확보됐다. 이달 23일 미국 텍사스주 시카고에서 진행된 ‘3D익스피리언스 월드 2025(3DEXPERIENCE WORLD 2025 이하 3DXW)’에서 이를 경험한 증인을 만났다.
세계 3대 산업 디자이너로 평가받는 ‘카림 라시드(Karim Rashid)’는 1세대부터 현재 버전까지 솔리드웍스 생애 전체와 함께 한 산역사다. 그는 실용적인 디자인을 내재화한 합리적 제품을 제공한다는 ‘디자인 민주주의(Designocracy)’를 표방해 왔다. 이를 기반으로, 생활용 제품 및 인테리어 용품·소품·가구·빌딩·공간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가치를 생산했다. 그는 다쏘시스템 솔리드웍스가 주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솔리드웍스는 지난 1995년부터 내 작업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온 동반자”라며 자신이 만들고자 하는 것을 현실로 구현하는 도구라고 표현했다. 이어 “솔리드웍스를 접한 이후 신속하고 효율적인 작업이 가능해졌고, 이를 통해 고품질의 성과를 도출해냈다”고 말했다.
카림 라시드는 솔리드웍스 초기판을 활용하면서 겪었던 에피소드를 풀어냈다. 당시 그는 솔리드웍스를 활용해 단순한 물건을 렌더링(Rendering)했다. 그 화면을 카메라로 찍은 후 사진을 인쇄해 각 고객사에 작품을 소개했다.
그는 이 과정이 터닝포인트였다고 회상했다. 직접 손으로 그린 그림이 아니라, 3D 모델을 통해 구매자를 설득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놀라운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이후 CAD 파일 형식 중 하나인 ‘IGES’를 기반으로, CNC(Computerized Numerical Control) 기계를 통해 제품을 찍어내는 혁신을 맛봤다.

라시드는 “이는 수작업으로 위험하게 물건을 만드는 과정에서 벗어나, 개인이 디자인한 제품을 빠르게 대량생산화할 수 있는 아이디어의 시작이었다”라며 우리 모두가 디자이너가 되는 시대가 열린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하나의 독립적 존재로 다양한 디자인을 스스로 할 수 있다”며 “이는 단순히 상품의 대중화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경험을 기반으로 인류를 진보시키는 힘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이는 인류 모두가 각자의 독창성을 발휘할 수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가치를 창작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는 이러한 측면에서 현재 인류는 ‘창조적 시대’에 살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러한 양상이 디지털화(Digitalization)와 맞물려 더욱 가속화되고 있음을 역설했다. 그는 지난 1958년 미국 소설가 필립 K. 딕(Philip Kindred Dick)이 주장한 “미래 우리는 모두 작은 화면을 보며 생활하고, 실시간으로 모두가 소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실현된 것에 주목했다.
이를 통해 물질의 풍요를 중시했던 과거와 달리, 현재는 창의적이고 경험 기반의 가치가 더욱 중요해졌음을 암시했다. 이러한 의미에서 솔리드웍스는 앞선 논리를 모두 소화하는 창의성과 디지털이 만난 독창적인 세계로 표현된다.
본격 도래한 인공지능(AI) 시대 “AI는 단순한 도구 아냐...개인 독창성을 극대화할 무기 될 수 있어”

카림 라시드는 디자이너 입장에서 AI 역할을 정의했다. 그는 “AI 활용 수준은 사용자의 창의성과 연관돼 있다”며 “개인 역량에 따라 상당한 기능적 차이를 발산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라시드는 이미지 생성, 3D 변환, 시제품 제작 등 디자인 과정을 앞으로 AI가 주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과정에서 디자이너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역설하며, AI는 과거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하는 기술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디자이너가 설계한 데이터를 토대로, 결과물을 내놓기 때문에 디자이너의 개성이 필연적으로 녹아들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AI가 자신보다 뛰어난 결과물을 만든 경험이 있다면서 “AI의 잠재력은 매우 높다. 그렇기에 디자이너는 앞으로 AI가 내놓는 결과물을 선별하는 ‘편집자(Editor)’ 역할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헬로티 최재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