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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 브랜드 새 단장한 델, ‘AI 팩토리’ 필두로 AI PC 시대 발맞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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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2년 11월, 오픈AI(OpenAI)의 대화형 인공지능(AI) 챗봇 ‘챗GPT(ChatGPT)’가 공개되면서 AI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제시됐다. 이를 토대로 AI를 바라보는 대중의 인식 또한 크게 변화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생성형 AI(Generative AI, GenAI) 기반 거대언어모델(LLM)이 우후죽순 등장하기 시작했고, 이는 곧 AI 혁명에 따른 ‘대AI시대’의 개막을 의미했다.

 

생성형 AI는 텍스트·이미지·오디오·비디오 등 사용자가 필요한 형태의 콘텐츠를 새롭게 생성하는 AI 기술이다. 기존 AI가 데이터를 분석하고 패턴을 인식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생성형 AI는 학습 데이터를 기반으로 창의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과거 각 기업·조직은 주로 단순 업무를 보조하는 형태로 AI를 활용했지만, 최근에는 운영 전반에 걸쳐 혁신을 주도하는 핵심 기술로 생성형 AI 기술을 채택하는 양상이 이를 반영한 결과다.

 

이렇게 전 세계적으로 불어닥친 AI 붐은 기하급수적인 데이터 폭발을 일으켰다. 이 같은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한 기술 또한 급격히 발전했다. AI 컴퓨팅(AI Computing)은 AI 알고르즘이 데이터를 처리하고, 복잡한 연산을 지속하는 과정에서 필수로 요구되는 컴퓨팅 기법이다.

 

AI 컴퓨팅 환경은 중앙처리장치(CPU)·그래픽처리장치(GPU)·고성능메모리(High Performance Memory)·신경망처리장치(NPU) 등 기존 대비 고성능의 하드웨어를 요구한다.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는 AI 모델을 개발·배포·운영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역량이 요구된다. 대표적으로, AI 프레임워크·라이브러리, 프로그래밍, 데이터 처리·관리, 클라우드 컴퓨팅 등이 손꼽힌다.

 

이에 따라, AI 하드웨어 시장은 지속적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23년 전 세계 AI 하드웨어 시장은 541억 달러(약 80조 원) 규모로 평가받았다. 이 지표를 분석한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글로벌인포메이션(GII)은 오는 2030년의 AI 하드웨어 시장 규모가 4741억 달러(약 695조 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동시에 AI 컴퓨터 산업도 성장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가트너(Gartner)는 AI PC 도입에 대한 기대와 실질적인 수요 증가로, 앞으로의 PC 산업에 청신호가 켜질 것이라고 점쳤다. 실제로 지난 2023년까지 침체였던 PC 시장이 지난해를 기점으로 다시 성장세로 돌아섰다. 이는 AI PC 대중화가 주요한 배경으로 분석된다.

 

가트너는 지난해 AI PC 출하량은 약 4800대로 추산되며, 이는 전체 PC 출하량의 18%에 해당한다고 전했다. 이어 올해 AI PC는 전체 PC 출하량의 43%에 달하는 1억4000만 대가 팔려나갈 것이라 예측했다.

 

‘경쟁 구도 본격화’ AI PC 시장...델 테크놀로지스, ‘AI 팩토리’ 앞세워 혁신 주도 다짐하다

 

AI PC가 새로운 혁신 모델로 급부상함에 따라, 신흥 시장으로 거듭난 이곳에서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업체들이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AI 기반 툴 ‘MS 코파일럿(Microsoft Copilot)’과 PC를 접목한 AI PC 브랜드 '코파일럿+PC‘를 출시했고, 애플은 M 시리즈 칩을 탑재해 AI 연산 성능을 높인 제품을 선보였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인텔의 AI PC용 프로세서를 탑재해 AI PC를 구현했다. 이 밖에 다양한 컴퓨팅 업체가 AI PC 시대에 걸맞은 제품을 들고 경쟁에 합류하는 중이다.

 

미국 컴퓨팅 업체 델 테크놀로지스(Dell Technologies 이하 델)는 지난 1월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5)’에서 브랜드 통합(Brand Unification) 계획을 발표하고, AI PC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델은 기존 DNA와 철학은 그대로 가져가면서도, 고객 입장에서 직관적으로 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각 브랜드를 간단하게 계층화했다.

 

 

델은 그동안 소비자·기업으로 타깃을 세분화해 PC 브랜드를 운영했다. 소비자용은 XPS·인스피론(Inspiron)·에일리언웨어(Alienware) 등이며, 기업용은 래티튜드(Latitude)·프리시전(Precision)·옵티플렉스(OptiPlex)·보스트로(Vostro) 등 네 종이었다. 올해부터는 파편화된 브랜드를 델(Dell)·델 프로(Dell Pro)·델 프로 맥스(Dell Pro Max) 등 세 가지로 단순화해 시장을 겨냥한다. 기존 브랜드 중 에일리언웨어만 고성능 게이밍 PC 자리를 유지한다.

 

델은 교육·학습, 엔터테인먼트, 업무 등에 활용되는 기본형(Basic) 라인업이다. 이어 델 프로는 개발자·전문가를 위한 제품군이며, 델 프로 맥스는 워크스테이션(Work Station)을 포함한 하이엔드 포트폴리오를 맡는다. 여기에는 랩톱·데스크톱·워크스테이션·모니터·키보드·마우스 등 델 PC 생태계가 모두 포함된다.

 

김경진 한국 델 테크놀로지스 총괄 사장은 이달 26일 열린 ‘델 테크놀로지스 생성형 AI 메가 런치’ 행사에서 “최근 컴퓨팅 시장은 PC AI를 탑재해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것이 주요 타깃 포인트”라며 “델은 개인용 디바이스부터 클라우드·데이터센터 솔루션까지 폭넓은 컴퓨팅 포트폴리오를 통해 IT 인프라스트럭처 전반을 아우르는 ‘AI 팩토리(AI Factory)’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경진 사장이 강조한 AI 팩토리는 AI를 효과적으로 도입·활용할 수 있도록 종합적인 솔루션·서비스를 제공하는 엔드투엔드(End-to-end) 포트폴리오 생태계다. 델은 PC를 비롯해, 서버(Server), 스토리지(Storage), 네트워킹(Networking), 데이터 보호(Data Protection), 클라우드 컴퓨팅, PC 액세서리 등 AI 워크로드에 필요한 인프라 제품을 보유했다. 여기에 데이터 컨설팅 서비스까지 지원한다. 이를 통해 AI 팩토리를 실현하겠다는 게 델의 전략이다.

 

델은 이러한 역량을 바탕으로, 리브랜딩과 이를 토대로 한 하이엔드 전략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장할 방침이다. 특히 이날 행사에서 새롭게 리브랜딩 된 클라이언트(소비자·기업용) 신제품을 국내 최초로 공개했다.

 

▲ 행사장에서는 참관객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가 마련됐다. 참관객을 촬영한 후 생성형 AI와 로봇을 활용해 캐리커처를 제작하는 프로그램(좌)과 제시하는 단어를 참관객이 그림으로 표현해 NPU 기반 AI 모델이 이를 맞추는 프로그램(우). (출처 : 헬로티) 

 

AI PC 시장에 노크하는 델 클라이언트 브랜드 주요 신입생 ‘프리뷰’

 

오리온 한국 델 테크놀로지스 클라이언트 솔루션 그룹 상무는 “델 AI PC 브랜드는 AI 팩토리 구현에 있어서 중요한 한 축을 차지한다”며 “AI 모델을 각 사용자의 PC로 직접 가져와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AI 파워를 일상적인 장치로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측면에서 오리온 상무가 주목한 부분은 온 디바이스 AI(On-Device AI)다. 이 기술은 서버·클라우드 연결 없이 기기 자체적으로 AI를 처리하는 방법론이다. 그는 AI 워크로드를 로컬에서 구현한다는 점에서 강력한 보안 솔루션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중요시했다.

 

이날 델이 공개한 클라이언트 브랜드 델, 델 프로, 델 프로 맥스는 다양한 폼팩터와 성능으로 구성됐다. 특히 제품명에 ‘프로’가 도입된 AI PC 시리즈는 인텔·AMD·퀄컴과 협업한 NPU 기술이 이식됐다. 이를 통해 온 디바이스 AI 기능을 지원하고, 델 보안 강화 솔루션 ‘델 트러스티드 워크스페이스(DELL Trusted Workspace)’가 탑재돼 안전한 PC 운영 환경을 보장한다.

 

본체 내구성 측면에서도 USB-C 포트를 모듈형으로 설계했다. 포트 파손 시 메인보드 전체를 교환하지 않고 포트만 교체하면 된다.

 

델 프로 랩톱 제품군은 크게 노트북 라인업 ‘델 프로’ 세 종, 태블릿 형태의 모바일 워크스테이션 ‘델 프로 맥스’, 특수 노트북 ‘델 프로 러기드’로 세분화됐다.

 

 

노트북 라인업은 ‘델 프로 플러스’, ‘델 프로 프리미엄’, ‘델 프로’ 총 세 가지다. 이 중 주력 시리즈 델 프로 프리미엄은 13·14인치로 구성된 디스플레이와 키보드 키 사이의 간격을 없앤 ‘제로 격자 키보드’를 이식한 점이 특징이다.

 

하우징에는 마그네슘 합금 90%를 적용해 경량성과 내구성을 강화했고, 키보드에 적용된 미니 LED는 균일한 빛을 제공한다. 특히 옵션으로 제공되는 ‘협업 터치패드’는 줌(Zoom)·팀즈(Teams) 등 화상 회의 환경에서 협업 효율성을 높이는 데 중점을 뒀다. 직관적인 터치만으로 마이크 음소거 및 해제, 비디오 온/오프, 화면 공유, 채팅 등을 제어할 수 있다.

 

 

이어 모바일 워크스테이션인 델 프로 맥스는 AI 가속기가 탑재된 제품군으로, 성능과 보안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인텔 코어 울트라 시리즈 2 프로세서가 적용됐고, 엔비디아(NVIDIA)의 전문가용 GPU 라인업 RTX 2000이 이식됐다.

 

델 프로 러기드는 극한의 환경에서 활용 가능한 13·14인치 제품으로, 향후 태블릿형 모델도 출시 예정이다. 13인치는 완전 방호(Fully-rugged) 제품이고, 14인치는 준방호(Semi-rugged) 모델이다.

 

아울러 데스크톱 시리즈는 ‘델 프로’ 두 종, 일체형 PC ‘델 프로 AIO’ 세 종, 기업용 AI PC ‘델 프로 맥스 워크스테이션’으로 구성됐다. 이 중 ‘델 프로’는 타워·슬림·마이크로·올인원 등으로 폼팩터가 다양화됐으며, 곧 출시를 앞두고 있다.

 

주력 모델인 델 프로 슬림과 델 프로 플러스는 인텔 코어 울트라 시리즈 2 혹은 AMD 라이젠 프로세서가 탑재된다. GPU는 AMD 라데온 외장형 그래픽을 추가할 수 있다. I/O는 1개의 DP 및 Native HDMI 2.1 포트가 기본 적용됐고, 옵션 추가 시 최대 4개 디스플레이와 단일 8K 해상도를 지원한다.

 

 

델 프로 맥스 워크스테이션은 AI 개발자를 위한 고성능 모델이다. 특징으로는 차세대 AI 플랫폼 ‘엔비디아 그레이스 블랙웰 아키텍처(NVIDIA Grace Blackwell Architecture)’가 적용됐다. 델 측은 데이터센터에서 활용한 성능을 PC에 구현한 모델이다.

 

이 가운데 ‘델 프로 맥스 with GB10’은 연구·개발자, 학생 등을 타깃으로 한 워크스테이션이다. 엔비디아 CPU·GPU 통합 ‘GB10’ 칩을 장착했다. 또 다른 제품 ‘델 프로 맥스 with GB300’은 ‘GB300 그레이스 블랙웰 울트라 데스크톱 슈퍼칩’이 탑재됐고, 288GB HBM3e 메모리를 포함해 총 784GB 메모리를 활용할 수 있다. 대규모 AI 워크로드에 특화된 모델이다.

 

새로운 ‘델 프로’ 모니터도 공개됐다. 이 시리즈는 울트라샤프(UltraSharp), 델 프로, 델 프로 플러스로 세분화됐다. 울트라샤프는 어두운 부분에서 풍부한 색감을 자랑하는 ‘IPS 블랙 패널’이 적용됐다. 시야각과 명암비가 향상됐고, 최대 8K 해상도와 120Hz의 주사율을 갖춘 하이엔드 제품군이다. 썬더볼트 4를 내장했고, 세계 최초로 3000:1 명암비를 제공한다. 울트라샤프는 영상 제작자 등 전문가를 타깃으로 한다.

 

 

이 밖에 델은 AI 및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기반 최적화 소프트웨어 '델 옵티마이저(Dell Optimizer)'를 통해 각 사용자에 맞는 AI 최적화 기능을 제공한다. 사용자가 주로 활용하는 애플리케이션을 학습하고, 이에 맞는 상태로 시스템을 구축하는 서비스를 구현한다.

 

델 측에 따르면,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NPU와 연동을 지원하는 업데이트를 진행할 방침이다.

 

‘델 테크놀로지스 생성형 AI 메가 런치’ 주요 어젠다는?

 

한편, 델 테크놀로지스 생성형 AI 메가 런치 행사에서는 AI 시대 속 컴퓨팅 트렌드를 살펴보고, 이에 대한 인사이트를 제시하는 세미나가 진행됐다.

 

 

조용노 한국 델 테크놀로지스 전무는 이 자리에서 ‘엔터프라이즈 AI’의 중요성에 대해 설파했다. 이 개념은 기업·조직의 운영 및 의사결정 과정에서 AI가 중심이 되는 접근 방식이다. 조용노 전무는 “엔터프라이즈 AI는 AI를 통한 프로세스 자동화가 핵심”이라며 “델은 다양한 AI 기술을 검증하고, 이를 실제 업무에 적용하도록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조 전무가 언급한 솔루션의 총체가 바로 앞서 언급한 AI 팩토리다.

 

델의 파트너사 엔비디아도 AI 혁신에 대한 인사이트를 제시했다. 정소영 엔비디아코리아 대표는 “AI 혁신 과정에서 생성형 AI와 에이전틱 AI(Agentic AI)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이는 단순한 AI 기능을 뛰어넘어 실제로 다양한 영역에서 AI의 활용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방법론”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블랙웰 플랫폼은 학습된 AI 모델이 새로운 데이터에 대해 예측·판단을 수행하는 추론(Inference) 성능을 극대화할 것이며, 이는 대규모 데이터 처리에 최적화된 솔루션”이라고 언급했다.

 

엔비디아는 올 하반기 기존 블랙웰 대비 메모리와 컴퓨터 성능이 50% 이상 향상된 블랙웰 울트라(Blackwell Ultra)를 출시할 예정이다. 여기에 내년에는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 ‘HBM4’를 최초로 탑재한 ‘엔비디아 베라 루빈 아키텍처(NVIDIA Vera Rubin Architecture)’를 도입하고, 오는 2027년 ‘엔비디아 베라 루빈 울트라(NVIDIA Vera Rubin Ultra)’를 출시할 계획이다.

 

정 대표에 따르면, 베라 루빈 울트라는 현재 대비 컴퓨팅 14배, 메모리 8배, 통신 12배 등 성능 향상이 예상된다.

 

끝으로 정상협 한국 델 테크놀로지스 전무는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한 AI 전략을 논의했다. 정 전무는 AI 컴퓨팅 리소스와 데이터 관리의 중요성에 대해 시사했다. 그는 양질의 데이터와 다양한 AI 모델이 AI 발전의 핵심 요소로 지목했다.

 

이 과정에서 데이터센터가 중심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정 전무는 “클라우드·온프레미스·에지컴퓨팅 등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형태의 데이터센터로의 확산이 이어지고 있다”며 “델은 AI에 최적화된 서버를 비롯한 다양한 컴퓨팅 리소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헬로티 최재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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