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를 하다 보면 다양한 사람들의 여러 고민을 자연스럽게 접하게 된다. 그중에서도 자주 듣는 공통된 이야기가 바로 "주말이 너무 짧다"와 "일요일 밤에는 잠이 잘 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직장인들에게는 일종의 숙명처럼 여겨질 수 있다. 하지만 월요일을 앞둔 긴장감과 부담으로 인해 일요일 밤 숙면을 취하지 못한다는 문제는 실제로 연구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영국 노섬브리아 대학 수면 연구센터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중에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약 10명 중 1명이 월요일 출근에 대한 걱정으로 인해 일요일 저녁 평소보다 적은 수면을 취한다고 나타났다. 이른바 ‘월요일 효과’라고 불리는 이 현상은 단순히 수면 부족에서 그치지 않는다. 연구 결과, 직장인들은 이로 인해 월요일에 업무와 관련된 인지적 실수를 더 자주 저지르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러한 불규칙한 수면 패턴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다. 미국 애리조나 대학 연구팀은 주말과 평일의 수면 시간대가 1시간만 어긋나도 심장병 위험이 약 11% 증가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많은 직장인이 간과하기 쉬운 문제지만 건강에 직접적으로 악영향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최근 들어, 이런 수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들이 주목받고 있다. 바로 ‘슬립테크(Sleep Tech)’라 불리는 기술이다. IT, IoT, AI 기술을 활용해 수면 상태를 분석하고 개선할 수 있는 솔루션들이 개발되고 있으며 이는 불규칙한 수면으로 고민하는 이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되고 있다.
대표적인 국내 슬립테크 스타트업으로는 에이슬립(Asleep)이 있다. 2020년에 설립된 에이슬립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수면 상태를 편리하고 정확하게 측정·분석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특히, 스마트폰의 마이크를 통해 사용자의 숨소리를 분석하여 수면 단계를 30초 단위로 구분하고, 수면 무호흡증 등 수면 관련 질환을 감지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 다른 사례로는 텐마인즈(TenMinds)가 있다. 텐마인즈는 AI 기반 코골이 완화 시스템인 ‘모션필로우’를 개발했다. 이 제품은 사용자의 코골이 소리를 감지하면 베개 내부의 에어백을 부풀려 머리 위치를 조정함으로써 기도를 확보하고 코골이 증상을 완화한다. 이러한 기술력은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에서 3년 연속 혁신상을 수상하며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
삼분의일 역시 주목할 만하다. 이 회사는 AI 기술을 활용해 수면에 최적화된 온도를 제공하는 스마트 매트리스 ‘슬립큐브’를 출시했다. 이 매트리스는 사용자의 호흡 수와 뒤척임을 감지해 수면 상태를 파악하며 수면 단계에 맞춰 온도를 20℃에서 40℃까지 자동 조절해 수면의 질과 효율성을 높인다.
혹시 이 기사를 읽고 있는 당신도 밤에 쉽게 잠들지 못하는 고민을 안고 있지는 않은가? (물론 특별한 이유로 잠을 이루지 못했던 12월 3일 밤은 예외다) 만약 그렇다면, AI 기술을 활용한 슬립테크 솔루션으로 일요일 밤에도 ‘꿀잠’을 맛볼 수 있기를 바란다.
헬로티 김재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