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의 챗GPT가 처음 등장했을 때 언급됐던 비유 중 하나는 ‘지니의 램프’였다. 대다수의 사용자는 챗GPT에 질문을 입력하기만 하면, 원하는 답변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기대와는 달리 챗GPT를 포함한 대다수의 AI 모델은 할루시네이션과 같은 허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최근 실무를 지원하는 AI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다. 이 서비스들은 정제된 데이터와 분야에 대한 특성을 반영해 업무 생산성을 혁신하고 있다.
다양한 실무 적용 가능한 생성형 AI
생성형 AI는 실무 비즈니스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특히 데이터 기반 의사 결정, 콘텐츠 생성, 고객 서비스 개선 등 여러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이 기술은 대량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해해 실시간으로 유용한 정보를 생성하게 된다. 실무 영역에서 생성형 AI가 활용되는 예시는 다양하다. 한 예로, 마케팅 콘텐츠 자동화가 있다. 생성형 AI는 마케팅 자료를 자동으로 생성해, 광고 문구, SNS 게시물, 블로그 글 등을 효율적으로 생산한다.
고객 서비스 자동화도 대표적인 사례다. 챗봇과 같은 AI 응용 프로그램은 고객 문의에 자동으로 응답하며, 고객 서비스의 효율성을 향상시킨다. 이러한 시스템은 자연어 이해 및 자연어 생성 기술을 활용해 고객의 질문에 자연스럽게 답한다. 제품 개발 및 디자인에서도 활용된다. 이미지를 생성하는 AI는 새로운 제품 디자인의 시각화를 돕는다.
이는 디자이너가 신속하게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다양한 디자인 옵션을 탐색하도록 지원한다. 분야를 막론하고 의사결정을 돕는 것도 중요한 기능이다. 생성형 AI는 비즈니스 인텔리전스와 결합돼 예측 분석으로 미래 시나리오를 생성한다. 최근 기업들이 공개한 AI 어시스턴트 기능을 살펴보도록 하자.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카카오클라우드 기반 인공지능 컨택센터(AICC) ‘센터플로우’를 아성다이소에 구축했다. 센터플로우는 별도 서버 및 장비 구축이 필요 없는 구독형 AI 컨택센터 플랫폼으로, 자연어처리, 음성인식, 지능형 검색 및 추천 솔루션 등 AI 기술이 적용됐다.
주요 기능으로 상담사의 단순 반복 업무를 줄이는 대화형 전화 음성봇과 효율적인 상담 처리 및 관리를 지원하는 AI 상담 어시스턴트가 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고객 응대 과정에서 이 두 기능을 활용해 AI 상담사와 일반 상담사의 협업이 원만히 이뤄졌다고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고객 전화상담 해소로 직원 업무 효율이 상승해 직원 만족도가 89.6%에 달했다.
어도비
어도비는 PDF 문서를 요약하고 질문에 답변하는 ‘AI 어시스턴트’를 출시했다. 지난 2월 시험 버전으로 공개된 AI 어시스턴트는 어도비의 PDF 편집기인 아크로뱃에서 이용자가 PDF 문서 내용을 요약하고 정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AI 모델이다. 대화형 인터페이스를 통해 문서 정보에 대한 질문에 답하고 이용자가 물어볼 수 있는 질문을 제안할 수도 있다.
어도비 문서 클라우드 수석 부사장 아비기얀 모디는 “우리는 이용자가 여러 문서에서 한 번에 작업하도록 AI의 능력을 확장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도비는 이와 함께 자사의 동영상 편집 소프트웨어인 프리미어 프로에 생성형 AI 도구를 탑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LG CNS
LG CNS가 지난해 10월 출시한 기업용 생성형 AI 플랫폼을 전면 고도화했다. LG CNS는 기업 고객의 AI 서비스 개발을 돕는 ‘DAP 젠AI 플랫폼’에서 언어 생성형 AI 서비스와 거대언어모델(LLM)을 구현하는 솔루션인 ‘젠AI 텍스트’에 더해 ‘지식 저장소’, ‘젠AI 이미지’, ‘젠AI 톡’ 솔루션을 추가했다고 밝혔다.
LG CNS는 지난해 20여개의 생성형 AI 사업 레퍼런스 등으로 확보한 기술적 자산을 DAP 젠AI 플랫폼에 담아 완성도를 극대화했다고 설명했다. 기업 고객은 자체 서버나 클라우드 등 보유 중인 인프라에 플랫폼을 설치해 사업에 필요한 생성형 AI 서비스를 만들고 활용할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은 고객 요구를 분석하고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하고자 업무 전반에 생성형 AI 기술 도입에 나섰다. 먼저 도입한 유튜브 트렌드 리포트는 AI가 유튜브 영상 분석을 거쳐 배터리 관련 분야의 최신 트렌드 내용을 정리해 임직원에게 이메일로 전달하는 방식이다.
대화형 챗봇도 활용 단계에 들어갔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채용된 신입·경력사원을 대상으로 AI가 인적자원 관리(HR) 제도에 대해 답해주는 파일럿 시스템을 오픈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업무 전반에 AI 기술을 도입하는 AI 통합 플랫폼 구축을 올해까지 완료할 방침이다.
LG유플러스
LG유플러스가 자체 개발한 AI 기술인 ‘익시(ixi)’를 바탕으로 AI 에이전트 시장에 뛰어들었다. LG유플러스가 공개한 익시 기반 AI 에이전트 4종 중 하나인 ‘챗 에이전트’ 플랫폼은 정해 놓은 업무를 자동으로 수행하는 봇을 넘어 시나리오에 없는 전문적인 질문과 명령도 이해할 수 있는 AI 에이전트다. 회사는 익시의 자연어 이해 기술과 거대언어모델을 접목해 고객의 개인정보를 보호하면서도, 시간과 비용을 절감한다고 소개했다. 현재는 오픈AI의 챗GPT를 기반으로 고객 상담과 장애 상담, 구독 서비스 ‘유독’의 상품 추천, 기업 설루션 판매 포털 ‘U+비즈마켓’에서 활용하고 있다. 특히 회사는 상반기 공개되는 통신 특화 소형 거대언어모델 ‘익시젠’을 적용하면 고객 상담 이력을 학습해 스스로 추론하는 능력을 갖출 것으로 기대했다.
그리드원
그리드원이 업무를 직접 자율적으로 처리하는 AI 에이전트 서비스 ‘고두(GO;DO)’로 생성형 AI 서비스 시장에 도전한다. 그리드원은 생성형 AI에 화면을 인식하고 클릭할 수 있는 자동화 솔루션을 결합해 AI 스스로 사람처럼 인식하고 작업을 수행하는 AI 에이전트 서비스를 개발했다.
그리드원 김계관 대표는 “고성능 경량화 LLM을 업무에 맞게 튜닝해 도입 부담을 줄이고, 실질적으로 업무를 직접 수행하는 자동화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상반기 출시될 B2B서비스를 시작으로, 일상생활을 말로 수행하는 글로벌 B2C 개인 비서 서비스도 하반기에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헬로티 서재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