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티 이동재 기자 |
SK이노베이션이 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국내 최대 배터리 산업 전시회 '인터배터리(Inter Battery)'에서 자사의 배터리 기술을 선보였다.
가장 먼저 부스 입구에는 현대차의 아이오닉5, 포드의 F-150 등,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를 탑재한 글로벌 완성차들이 전시돼 있었다.
SK이노베이션의 니켈 배터리가 탑재된 현대차의 아이오닉5는 주행거리가 429km에 달하며 고속 충전 시 18분 만에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포드의 F-150은 미국에서 39년 연속으로 픽업트럭 부문 판매 1위를 기록한 차량으로 최근 포드는 해당 트럭 모델을 전기차 모델로 전환하기로 했다. F-150에는 SK이노베이션의 NCM9이 탑재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은 자사의 리튬이온배터리에 대해 SAFER(더 안전하게), FASTER(더 빠르게), LONGER(더 길게)의 강점을 키워드로 내세웠다.
특히 SAFER, 안전성 분야에 대해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지난 기간 동안 2억 7천여 개의 셀을 공급하면서도, 단 한 차례도 화재가 발생한 적이 없다“고 강조하며, 그 원인으로 자사의 분리막, Z폴딩 기법, 열확산 방지 기술을 들었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에 들어가는 분리막은 자회사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제조한다. SKIET는 독자 기술로 머리카락의 25분의 1 수준인 5마이크로미터 두께로 얇으면서도 튼튼한 분리막을 제조할 수 있다. 분리막이 얇으면 이온이 활발하게 이동해 배터리 출력이 높아지고 충전 속도도 빨라진다.
배터리 제조공정에서 사용하는 'Z폴딩'은 양극과 음극 사이로 분리막을 지그재그로 지나도록 하는 제조 기법이다. 양극과 음극을 완전히 포개는 형태로 감싸는데 균등한 적층이 가능해, 두 소재가 접촉할 수 있는 가능성을 현저히 줄여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혹시 셀이 파손된다 하더라도 주변의 셀로 불이 넘어가는 것을 막아주는 열 확산 방지 기술이 있다. 현장의 사진을 통해 인위적인 발화에도 주변으로 불이 넘어가지 않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부스에는 15분만에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는 급속충전 기술이 소개돼 있었다. 기존 배터리에 하나씩 있던 양극과 음극 탭을 두개로 늘린 멀티탭 기술이 핵심이다. 배터리가 충전되려면 전자가 양극에서 음극으로 이동해야 하는데 탭을 두개로 늘리면 전자의 이동거리가 줄어들고 저항을 덜 받게 된다. 그만큼 충전시간도 줄어든다.
한켠에선 배터리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는 SK이노베이션만의 독자적인 차세대 양극재 및 음극재 기술을 비롯, 배터리 내부 공간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모듈 기술이 소개됐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순환 생태계 구축의 일환인 BAAS(Battery as a Service) 배터리 서비스를 소개했다. 관계자는 “BAAS 플랫폼을 통해서 Lental, Recharge, Reuse, Recycle 등과 연계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플랫폼 구축을 통해 2021년 배터리의 실시간 모니터링 시범사업을 통해 배터리 상태 분석을 바로 할 수 있는 서비스를 SK렌터카에 제공하고 있다”며 “2021년 하반기부터 더 많은 고객이 만나볼 수 있도록 앱 기반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한국야쿠르트의 카트에도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가 장착된다”며 회사가 결식아동을 위한 여러 가지 활동을 지속하고 있고 지속 가능한 환경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이어 오고 있다고 전했다.
또 “현재 SK이노베이션은 한국, 중국, 헝가리에 생산 공장을 가지고 있는데 2025년에는 더욱더 생산 능력을 확대해 글로벌 탑티어로 도약하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은 헝가리 코마롬 제2공장 투자를 위해 한국수출입은행에서 그린론으로 5억 달러를 차입했다고 9일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앞선 2019년에도 그린론으로 8000억 원을 조달해 해외 전기차 배터리와 분리막 생산 공장 건설 투자금으로 활용한 바 있다. SK이노베이션은 헝가리 코마롬에 완공했거나 건설 중인 제1·2공장에 이어 올해 3분기에 이반차(Ivancsa)에 연산 30GWh 규모의 제3공장을 착공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