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헬로즈업 세줄 요약]
ㆍPNT SUMMIT 2025, AI·위성 융합한 5G 특화망과 차세대 네트워크 전략 조명
ㆍ에릭슨·셀로나·SK텔링크 등 국내외 기업, 자율운영·LEO 위성·보안 기술 트렌드 발표
ㆍ“킬러앱보다 생태계 구축 중요”… 유연한 네트워크 플랫폼이 미래 경쟁력으로 부상
오는 9월 10일부터 12일까지, 일산 킨텍스서 SCM FAIR(국제 운송·공급망관리 산업전), KICEF(대한민국 산업단지 수출박람회), K Battery Show(이차전지 소재·부품 및 장비전)과 함께 열리는 PNT FAIR(특화망 기술 산업전)을 앞둔 전초전으로 지난 18일, 서울 SETEC 컨벤션센터에서 ‘PNT SUMMIT 2025’가 성황리에 진행됐다.
‘Future of Hyper-connected Network’를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는 5G 특화망(이음5G)부터 인공지능(AI) 기반 자율운영 네트워크, 저궤도(LEO) 위성통신 융합에 이르기까지 차세대 네트워크 산업의 최신 동향과 미래 비전을 공유하는 장이 되었다. 특히, 국내외 주요 통신 및 기술 기업들이 연사로 참여해 급변하는 기술 환경 속에서 기업들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며 눈길을 끌었다.
5G 특화망, 전 산업의 AX 전환을 위한 초석
이번 세미나의 시작은 5G 특화망, 즉 ‘이음5G’의 현황과 미래를 주제로 한 발표로 시작됐다.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KCA) 이상윤 이음5G사업팀장은 “전 산업 분야에서 AI 전환(AX)이 가속화되면서 특정 공간에 맞춤형으로 구축하는 이음5G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음5G는 초고속, 초저지연, 초연결이라는 5G의 핵심 특성을 활용해 스마트팩토리, 스마트시티, 의료, 국방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을 이끌 기반 기술로 평가받는다. 정부 역시 4.7GHz 대역 주파수 확장을 검토하고 이동형·광역형 특화망 서비스 도입을 위한 신규 주파수를 발굴하는 등 활성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네트워크가 고도화되면서 보안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유동호 넷큐브 대표는 SIM 카드 복제와 같은 실제적인 위협 시나리오를 제시하며 자사의 모바일 네트워크 보안(MNS) 솔루션이 비정상적인 IP 주소 접근과 같은 이상 징후를 즉시 탐지하고 차단하는 과정을 시연해 주목받았다. 또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시작된 셀로나(Celona)는 기업 환경에 최적화된 엔드투엔드 5G LAN 솔루션을 선보였다. 고대건 셀로나코리아 지사장은 “애플리케이션별로 네트워크 자원을 미세하게 할당하는 ‘마이크로슬라이싱(MicroSlicing™)’ 기술을 통해 핵심 애플리케이션의 안정적인 성능을 보장한다”며 광케이블 설치 대비 50%의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둔 대학 캠퍼스 사례를 소개해 큰 호응을 얻었다.

AI, 네트워크를 스스로 진화시키다
이번 서밋의 또 다른 핵심 키워드는 단연 AI였다. 에릭슨(Ericsson)의 강지훈 이사는 ‘인텐트 기반 자율운영 네트워크(Intent-Driven Autonomous Network)’와 ‘다크 팩토리(Dark Factory)’ 개념을 소개하며 AI가 네트워크 운영을 어떻게 혁신하는지 설명했다. 인텐트 기반 네트워크는 ‘에너지 절감’, ‘커버리지 확대’와 같은 운영자의 ‘의도(Intent)’를 AI가 해석해 스스로 최적의 운영 방안을 찾아 실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AI가 수많은 기지국 안테나의 각도를 실시간으로 미세 조정하여 전파 간섭을 최소화하고 이를 통해 통신 품질 저하 없이 전력 소모를 줄이는 식이다. 강 이사는 “기지국이 가상화(컨테이너화)되면서 중앙의 AI가 네트워크 상황에 맞춰 필요한 AI 에이전트를 기지국에 동적으로 배치하고 회수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며 커넥티드 인텔리전트 머신(Connected Intelligent Machine)의 시대를 예고했다.
지상을 넘어 우주로, 위성통신과의 융합
지상 네트워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위성통신과의 융합은 차세대 네트워크의 또 다른 미래상으로 제시됐다. SK텔링크는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Starlink) 국내 공식 리셀러로서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의 동향과 활용 방안을 발표했다. 문성철 SK텔링크 부장은 “저궤도 위성은 낮은 지연 시간과 비용 효율성을 무기로 통신 음영 지역 해소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실제 방송 중계 환경에서 이동 차량에 스타링크를 탑재해 끊김 없는 고품질 영상을 송출한 성공 사례를 공유했다.
반도체 기업 노르딕 세미컨덕터(Nordic Semiconductor)는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위성과 만나는 지점을 조명했다. 노르딕의 이병헌 부장은 자사의 저전력 장거리 통신(NB-IoT) 모듈 ‘nRF9151’을 이용해 별도의 위성 전용 하드웨어 없이 LEO 위성과 직접 통신하는 데 성공한 사례를 발표했다. 이는 기존 지상 셀룰러 망에 의존했던 NB-IoT의 커버리지 한계를 극복하고 물류, 농업, 환경 모니터링 등 진정한 의미의 글로벌 IoT 연결을 가능하게 할 핵심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패널토론] "킬러 앱은 없다, 생태계가 답이다"
행사 말미에 진행된 패널토론에서는 차세대 네트워크 시대의 성공 전략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가 오갔다. 패널토론에 참여한 한 전문가는 “20년 전 3G 시대에 모두가 ‘킬러 앱’이 무엇이냐고 물었지만, 결국 킬러 앱은 인터넷 그 자체였다”고 회상했다. 그는 “4G LTE가 인터넷을 제대로 품으면서 구글, 페이스북, 네이버, 카카오와 같은 거대 IT 기업이 성장하는 생태계가 만들어졌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통찰은 5G와 다가올 6G 시대에도 유효하다. 특정 애플리케이션을 찾기보다 AI와 다양한 버티컬 산업이 네트워크 위에서 자유롭게 혁신을 시도하고 성장할 수 있는 강력하고 유연한 ‘판’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5G는 본래 다양한 버티컬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했으며, 이제 그 가능성이 AI, 클라우드, 위성통신과 결합하며 본격적으로 개화하고 있다는 것이 토론에 참여한 패널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결국 차세대 네트워크의 진정한 가치는 예측 불가능한 미래의 서비스들까지 모두 담아낼 수 있는 거대한 ‘생태계 플랫폼’ 그 자체가 될 것이라는 공감대를 형성하며 PNT SUMMIT 2025는 막을 내렸다.
헬로티 김재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