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가 세계적인 해운·물류 기업 A.P. 몰러 머스크(이하 머스크)와 손잡고 해운 산업의 탈탄소화와 글로벌 통합 물류 서비스 혁신을 위한 포괄적 협력 관계 구축에 나선다. 양사는 최첨단 탈탄소 기술 개발 및 적용, 글로벌 공급망 강화 등을 공동으로 추진하며 지속가능한 해양 물류 생태계 조성에 앞장선다는 계획이다.
HD현대는 최근 경기도 성남시 HD현대 글로벌R&D센터(GRC)에서 머스크와 '탈탄소 해운 기술 발전 및 글로벌 통합 물류 서비스 분야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6일 밝혔다. 체결식에는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과 로버트 머스크 우글라 머스크 의장을 비롯한 양사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하여 미래 협력의 청사진을 공유했다.
HD현대와 머스크는 이미 조선·해운 산업의 탈탄소화를 위해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해왔다. HD현대는 2021년부터 머스크로부터 총 19척의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을 수주했으며 지난해에는 세계 최초의 메탄올 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성공적으로 인도하며 친환경 선박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이번 MOU는 이러한 협력 관계를 한층 더 발전시켜 머스크는 HD현대의 첨단 선박 탈탄소 기술을 자사 선단에 적극 도입하여 탄소 배출량을 저감하고, HD현대는 머스크의 폭넓은 통합 물류 서비스를 계열사에 확대 적용하여 글로벌 공급망을 강화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한다.
구체적으로 양사는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하여 인도한 머스크 컨테이너선에 HD현대의 선박 자율운항 전문 자회사인 아비커스(Avikus)의 항해 최적화 솔루션 '하이나스(HiNAS)'와 HD현대마린솔루션의 AI 기반 탈탄소·경제운항 솔루션 '오션와이즈(OCEANWISE)'를 적용, 6개월간의 시범 운항을 통해 연료 절감 및 탄소 감축 효과를 실증할 예정이다. 또 엔진 효율 최적화, 컨테이너선 화물 적재량 증대, 이중연료 추진 방식 개조 등 선박의 탈탄소 개조 분야에서도 협력을 모색하며 최근 설립된 HD하이드로젠과 함께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 시스템의 선박 적용 실현 가능성도 공동 검토할 계획이다.
물류 서비스 분야에서는 HD현대가 머스크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한다. 머스크가 참여하는 핵심 해운 네트워크인 '동서 항로 네트워크(East-West Network)'를 통해 해상 물류 서비스를 확대하고 항공 및 육상 운송, 창고 인프라 등 머스크의 통합 물류 서비스를 포괄적으로 이용할 방침이다. 우선 HD현대사이트솔루션, HD현대마린솔루션 등 일부 계열사에 맞춤형 물류 서비스를 적용하는 것을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그룹 계열사 전반에 확대 적용하여 HD현대의 글로벌 공급망 안정성과 신속성을 대폭 향상시킬 계획이다.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은 "머스크와의 이번 협력은 탈탄소 해운 기술과 통합 물류망을 결합하여 글로벌 물류 시장에 혁신을 가져오는 선도적인 사례가 될 것"이라며 "안전성, 탄소배출 저감, 최적의 효율성 등이 모두 갖춰진 지속가능한 해양 물류망 구축을 목표로, 세계 최고의 조선 기술력을 더욱 빠르게 발전시켜나가겠다"고 밝혔다.
로버트 머스크 우글라 머스크 의장은 "이번 협력은 단순한 사업 관계를 넘어 해운 산업의 미래를 함께 그려나가는 전략적 파트너십의 차원"이라며 "HD현대의 혁신적인 친환경 기술과 머스크의 글로벌 물류 네트워크가 만나 강력한 시너지를 창출하고 지속가능한 해운과 물류의 새로운 표준을 만들어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헬로티 김재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