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이 넘는 기간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에서 몸담으며 전문성을 쌓은 서대규 빅모빌리티 대표. 그는 물류의 기반이 되는 화물차주들의 열악한 주차 환경을 해결하기 위해 빅모빌리티를 창업했다. 단순히 주차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화물차주들의 근로 환경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물류 산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솔루션을 제시하는 것이 그가 빅모빌리티를 통해 완성하고자 하는 그림이다.
화물차주들의 대표적 고민 중 하나 ‘주차문제’
서대규 빅모빌리티 대표는 “화물차주들이 야간에 안전한 공간을 찾지 못해 도로 갓길이나 주거지 근처에서 주차하는 현실을 보며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창업 배경을 설명했다. 기존에는 차고지가 부족한 이유로 화물차주들은 원하지 않는 장소에 차를 세워야 했고, 이는 교통 체증과 안전 문제를 야기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암암리에 브로커를 통해 차고지를 불법적으로 등록하는 등의 편법이 성행하기도 했고 이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면서 화물차주들의 불편함은 더욱 커졌다. 그만큼 화물차주들 입장에서 주차 문제는 대표적인 스트레스 중 하나였다.
그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직접 시장 조사를 진행했다. 창업 초기, 실제 시장 수요를 검증하기 위해 3개월간 전국을 돌며 주차 공간을 확보했고 이 과정에서 확보한 4곳의 주차지를 시범 운영하며 실질적인 사업 가능성을 확인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탄생한 것이 빅모빌리티의 대표서비스인 ‘트럭헬퍼’다.
트럭헬퍼는 첫 출시 이후 빠르게 확산됐다. 1호점은 오픈 직후 일주일 만에 만차를 기록했고 이후 전국의 화물차주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며 수요가 급격히 증가했다. 이러한 빠른 성장은 투자 유치로도 이어졌다. 국내 주요 벤처캐피털인 본엔젤스 벤처파트너스로부터 시드 투자를 받은 이후 빅모빌리티는 안정적인 수익 모델을 구축하며 빠르게 확장하는 데 성공했다. 서 대표는 “주차장이 만차가 되면 이탈률이 거의 없어 매출이 점진적으로 상승하는 구조”라고 빅모빌리티 트럭헬퍼의 수익 모델에 대해 설명했다.
매출과 서비스의 질, 두 마리 토끼 모두 잡은 빅모빌리티
지난 한 해에만 1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스타트업에 있어 꿈의 지점이라 불리는 손익분기점에 불과 창업 2년 차 만에 도달한 빅모빌리티. 올해의 성장세는 더 심상치 않다. 올해 1월 한 달 동안에만 2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더욱 가파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빅모빌리티는 현재 전국 32개의 주차장을 운영하며 총 2만 3천 평 이상의 주차 공간을 확보한 상태다. 서대규 대표는 “올해 매출 목표는 30억 원이며 최대한 빨리 연 매출 200억 원, 영업이익 40억 원을 달성하는 것이 1차 목표”라고 밝혔다.
매출이 오르고, 업계 내 영향력도 확대되는 동시에 서비스의 질 역시 더욱 탄탄해지고 있다. 서 대표는 “빅모빌리티의 주차장은 단순한 주차 공간이 아니다”라고 설명하며 “화물차주들이 긴 기간을 안정적으로 주차할 수 있도록 서비스의 품질과 안전성을 유지하는 것이 트럭헬퍼의 핵심 경쟁력”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화물차주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안정성과 편리함”이라며 “단순히 저렴한 가격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신뢰할 수 있는 주차 공간을 꾸준히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 대표는 단기적으로 전국에 10만 평 이상의 주차 공간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2만 3천 평 규모에서 2026년까지 10만 평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그는 “이 시장에 빅모빌리티라는 강자가 확실하게 자리 잡으면, 경쟁자가 쉽게 진입할 수 없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빅모빌리티가 더 주목받는 이유, ‘지속가능한 사업모델’
빅모빌리티는 화물차주와 토지 소유주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모델을 구축했다. 기존에는 활용되지 못했던 유휴 부지를 주차 공간으로 전환하며 토지 소유주들에게는 새로운 수익원을 제공하고 화물차주들에게는 합법적이고 안전한 주차 환경을 마련했다.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은 최근 경기도사회적경제원이 운영하는 ‘임팩트 프랜차이즈’ 1기 기업으로 선정되며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이를 통해 빅모빌리티는 경기도로부터 자금은 물론 멘토링, 네트워킹 등 다양한 방향의 지원을 받을 예정이다. 서 대표는 “경기도는 영업용 화물차가 가장 많이 등록된 지역으로 불법 주차 문제도 심각하다”며 “화물차 운전자들이 보다 안정적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지자체와 협력해 지속적인 지원을 받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부동산 불황 속에서 토지 소유주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서 대표는 “이전에는 땅을 임대하는 것이 어려웠지만 최근 부동산 경기가 위축되면서 땅을 활용하려는 소유주들의 문의가 늘고 있다”며 “하루에만 평균 5곳 이상의 토지 소유주가 주차장 운영에 관심을 보이며 연락을 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 물류 혁신 방향에 사람 있었으면”
최근 다양한 4차산업혁명 기술이 도입되며 물류업계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하지만 서 대표는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여전히 현장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물류업계가 빠른 기술혁신을 통해 발전하고 있는 것은 분명 긍정적이지만 물류산업의 기저에서 이끌고 있는 ‘사람’을 간과하고 있는 부분이 없지 않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서 대표는 “물류 산업이 지속 가능하려면 최적화된 시스템보다 먼저, 이를 운영하는 사람들의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며 “화물차주들이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어야 물류 전체의 생산성도 높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울러 물류산업의 전반적인 패러다임 자체가 변화되길 바라는 마음도 이번 인터뷰를 통해 전했다. ESG 경영이 강조되는 시대에 친환경 배송, 탄소 중립 물류 같은 이슈만 조명될 것이 아니라, 실제 화물 운송을 담당하는 사람들의 복지와 안전 문제도 중요한 의제로 다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화물차 주차 문제는 개별 기업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화물차 주차 인프라를 확충하고, 스타트업들이 혁신적인 해결책과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강화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는 의견을 밝히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헬로티 김재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