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흐름을 읽는 스마트한 습관 [글로벌NOW]
매주, 세계는 조용히 변화를 시작합니다. 기술이 바꾸는 산업의 얼굴, 정책이 흔드는 공급망 질서, 기업이 선택하는 미래 전략. 세계 곳곳에서 매주 벌어지는 이 크고 작은 변화는 곧 우리 산업의 내일과 맞닿아 있습니다. 글로벌NOW는 매주 주목할 만한 해외 이슈를 한 발 빠르게 짚어주는 심플한 글로벌 브리핑입니다. AI, 제조, 물류, 정책 등 다양한 분야에서 벌어지는 굵직한 사건과 트렌드를 큐레이션해 독자들이 산업의 큰 그림을 한눈에 파악하도록 돕겠습니다.
올해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6)가 막을 내렸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이달 6일(현지시간) 열린 올해 축제는 ‘인간 중심의 AI와 자율형 인프라(Human-centric AI & Autonomous Infrastructure)‘를 테마로 진행됐다. 이러한 슬로건의 중심에는 인공지능(AI) 기반 로보틱스 기술이 핵심으로 자리잡은 모습을 보였다. 이 가운데 글로벌 로보틱스 생태계가 한해의 혁신 기술 트렌드를 미리 정의했다. 로봇은 더 이상 하드웨어 형태(Form-factor)의 화려함만으로 평가받지 않았다. 이번 CES에서 목격된 로봇의 가장 큰 변화는 관제·데이터·보안을 아우르는 ‘운영 가능한 서비스’로의 진화였다.
CES 2026에서 가정용 로봇의 화두는 기존 '이동(Mobility)'에서 '조작(Manipulation)'으로의 전환이었다. 로봇 청소기가 바닥 자동화를 표준으로 정착시킨 지금, 가사 노동의 마지막 허들은 물체를 치우고, 옮기고, 다루는 물리적 행위로 남았다.
올해 현장은 이 한계를 정면으로 돌파하려는 혁신 제품·솔루션으로 가득했다. 이 가운데 경쟁의 핵심은 흡입력이나 배터리 성능 등 기존에 시장이 고려했던 세부 성능이 아니었다. ‘팔(Arm)’과 ‘손(Hand)’을 얻은 로봇이 실제 거주 공간의 질서를 어떻게 재편할지에 대한 가능성이다. 가정용 로봇의 조작은 비정형 공간이라는 난제와의 정면 승부로 비쳤다.
집은 매 순간 사람의 리듬에 따라 변하는 가변적 공간이기에, 로봇의 손길에는 ▲고도의 인지 지능 ▲안전 설계 ▲실패율 등을 극복하는 정교한 동선이 집약돼야 함이 올해의 메시지였다. 이번 전시에서 기업은 각자의 방식으로 이 난제를 풀고자 했다. 로봇 전문 업체들은 '정리와 회수'를 통해 청소의 전제를 재정의했고, 가전 거물들은 로봇을 스마트홈 생태계의 핵심 실행체로 가치를 끌어올려 집 전체를 조율하는 ‘통합 관리(Orchestration)’ 비전을 제시했다.
이러한 흐름은 홈 로봇이 '생활 서비스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결국 핵심은 사용자가 매일 마주하는 번거로움을 얼마나 실질적인 행동으로 소거해 주느냐에 있다.
< LG전자 > 클로이드(CLOiD)


▲ CES 2026에서 LG전자 휴머노이드 로봇(Humanoid Robot) '클로이드(CLOiD)'가 활동하는 모습(좌)과 콘셉트 영상(우). (출처 : LG전자, 편집 : 헬로티 최재규 기자)
LG전자(LG Electronics) 부스에서는 가정용 휴머노이드 로봇(Humanoid Robot) ‘클로이드(CLOiD)’가 조명받았다. 로봇을 독립 기기라기보다 집 안 서비스의 실행 주체로 정의하려는 접근을 분명히 했다.
클로이드는 스마트홈에서 사람의 의도를 알아듣고 행동으로 옮기는 ‘체화 인터페이스(Embodied Interface)’로 소개됐다. 카메라 기반 인지와 대화형 상호작용을 결합한 콘셉트를 내세운 점이 주목 포인트였다.
클로이드에는 반도체·통신 기술 업체 ‘퀄컴(Qualcomm)’의 로보틱스 플랫폼 ‘RB5’가 이식됐다. 이를 통해 비전(Vision), AI 연산, 연결성(Connectivity)를 한 기기 안에서 통합 처리한다. 여기에 7자유도(DoF) 팔(Arm)과 다섯 손가락 손(Hand)을 탑재했고, 비전·언어·행동 모델(VLA) 같은 멀티모달 AI(Multi Modal AI)로 집 안 물체를 인식하고 행동으로 연결한다.
LG전자는 ‘고객을 생각하고, 행동한다(Think You, Cue)’는 자사 브랜드 철학 ‘씽큐(ThinQ)’의 가치를 로봇에 그대로 투영했다. 물체를 직접 다루는 조작 능력에 집 안 가전들을 유기적으로 호출하는 지능을 결합했다. 이를 통해 스마트홈의 운영체제(OS)로 기능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 스위치봇 > 오네로 H1(Onero H1)
홍콩 소재 스마트홈 서비스 업체 스위치봇(SwitchBot)은 바퀴(Wheel)형 휴머노이드 ‘오네로 H1(Onero H1)’를 들고 나왔다. 이들은 ‘휴머노이드는 생태계와 결합할 때 커진다’는 메시지를 강조했다. 가정용 휴머노이드 형태를 취하지만 핵심은 기존 스마트홈 디바이스를 실제 행동으로 구현하겠다는 의지다.
해당 모델은 바퀴 기반 이동과 상체 조작을 결합한 설계를 채택했다. 아울러 기기 자체에서 AI를 처리하는 온디바이스 AI(On-device AI) 모델을 탑재해 네트워크 상황과 무관하게 지시와 대화를 처리한다.


▲ 오네로 H1 콘셉트 영상. (출처 : 스위치봇, 편집 : 헬로티 최재규 기자)
사측은 조명·커튼·문·가전 등 이미 설치된 자동화 요소를 로봇이 조합해 결과를 만드는 ‘통합 관리’ 구조를 전면에 내놨다. 이로써 집의 자동화 자원을 한데 통합해, 번거로움을 줄이는 방식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 로보락 > 사로스 시리즈(Saros Series)


▲ 로보락 CES 2026 부스 모습과 '사로스 Z70' 가동 데모(좌), 부스 현장에서 시연한 '사로스 로버'(우). (출처 : 로보락, 편집 : 헬로티 최재규 기자)
로보락(Roborock)은 글로벌 스마트홈 기술 업체다. 사측은 지난해 동일 무대 하이라이트였던 로봇 청소기 ‘사로스 Z70(Saros Z70)’을 이번 CES 2026에도 출품했다. 올해 키워드인 ‘조작’을 대중적으로 각인시킨 사례다.
이 모델의 핵심은 본체에 수납됐다가 펼쳐지는 멀티 축 로봇 팔 ‘옴니그립(OmniGrip)’이다. 이 팔이 청소 경로를 방해하는 양말·휴지·장난감 등을 집어 들어 치우는 시나리오는 청소의 전제를 바꿨다고 평가받는다. 지난해 청소 자동화 실패의 주된 원인이 물체 얽힘이라는 점에 착안한 메커니즘으로 호평받은 바 있다. 그 병목을 ‘로봇 팔 기반 정리’로 풀어 청소를 지속하게 만드는 접근을 취한 것이다.
팔이 필요 없을 때는 로봇 몸체에 수납돼 기존 동선을 최적화한다. 기술적으로는 물체 인식과 안전한 그립 제어 능력을, 운영적으로는 실패율 관리를 강조하며 가정용 로봇의 난도를 경로 계획에서 물체 조작으로 옮겨놓은 모델이다.
함께 공개된 ‘사로스 로버(Saros Rover)’는 이동성 자체를 재설계해 조작 가능 공간을 넓히려는 시도다. 쉽게 말해, 로봇 본체에 다리를 단 모델이다. 2륜 바퀴와 다리 결합 구조의 ‘휠레그 아키텍처(Wheel-Leg Architecture)’를 통해 계단·경사 등 지면 변화에 대응 가능한 점이 특징이다.
로보락 측은 로봇 청소기가 가진 ‘문턱’ 수준의 제약을 넘어 다층 환경으로 확장하기 위한 최신 기술 방법론이라고 소개했다. 이는 로보락이 사로스 Z70의 ‘조작’과 사로스 로버의 ‘운반’을 분리·고도화해 가정용 로봇을 다계층 제품군으로 구축하려는 전략임을 시사한다. 시장은 기술 난도가 비약적으로 상승한 이번 시도는 로봇 청소기가 만든 바닥 자동화 경험을 집 안 전체 물류와 정리 영역으로 확장하려는 도전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 드리미 > 사이버 시리즈(Cyber Series)


▲ 드리미가 기획한 CES 2026 전시관(좌)과 드리미 무한 궤도 기반 로봇 청소기 '사이버 X'(우). (출처 : 드리미, 편집 : 헬로티 최재규 기자)
중국 스마트 가전 제조사 드리미(Dreame)도 기존 로봇 청소기의 가치를 전환한 ‘사이버(Cyber)’ 라인업을 전면에 내세웠다. ‘사이버10 울트라(Cyber10 Ultra)’와 ‘사이버 X(Cyber X)’ 콘셉트를 통해 조작과 다층 이동의 결합을 선보였다.
사이버10 울트라는 멀티 축 로봇 팔로 최대 가반하중 500g을 갖춘 제품이다. 베이스 스테이션에 보관된 도구를 상황에 맞게 자동 교체하는 ‘툴 유틸리티(Tool Utility)’ 방향을 제시한 점이 올해 CES의 핵심 메시지다. 이러한 접근은 가장자리·틈새 등 상황별 도구 교체라는 상상력을 현실화한 것이다.
이어 사이버 X는 계단을 오르내리는 섀시(Chassis) 콘셉트와 실시간 인지 안전 설계를 통해 다층 청소 시장을 정조준했다. 이는 조작이 대중화될수록 집 안 전 구역에서의 작동을 보장하는 이동성이 다음 병목이 될 것임을 예견한 행보다.
< 에코백스로보틱스 > 디봇·윈봇·고트·울트라마린(DEEBOT·WINBOT·GOAT·ULTRAMARINE)
로봇 가전 기술 업체 에코백스로보틱스(ECOVACS Robotics 이하 에코백스)도 CES에서 자사 혁신 로봇 청소기를 내놨다. 앞선 타 업체의 단일 기기 ‘팔’ 경쟁을 정면으로 따라가기보다, 핸즈프리(hands-free) 범위를 로봇 포트폴리오 전체로 넓히는 방식으로 응답했다. 에코백스 부스에는 회사가 확장하고 있는 다양한 영역의 제품군이 대거 출격했다.
에코백스는 지난해 10월 데뷔한 차세대 플래그십 로봇 청소기 라인업 ‘디봇 X12 패밀리(DEEBOT X12 Family)’을 올해 주력 제품으로 공개했다. 집 안팎의 반복 노동을 세분화해 전문 로봇으로 대체한다는 전략을 보여줬다. 조작이 상징하는 것은 결국 사람이 직접 손대던 반복 관리의 제거인데, 에코백스는 그 답을 ‘조작기 한 대’보다 ‘전문화된 통합 자동화’로 던졌다.
디봇 X12 옴니사이클론은 원통형 롤러 설계인 ‘오즈모 롤러 3.0(OZMO Roller 3.0)’을 탑재했다. 롤러 길이를 전 세대 대비 50% 키운 26cm로 확장했고, 16개 노즐을 통한 가압 세정 성능이 핵심이다. 사측은 이러한 기술을 ‘롤러 기반 딥클리닝’으로 정의했다.
창문 청소 로봇 ‘윈봇 W2 옴니(WINBOT W2 OMNI)’도 등장했다. 설치형의 한계를 넘어선 휴대형 포지셔닝이 핵심이다. 약 5.2kg의 휴대형 스테이션을 기반으로, 최대 110분 구동과 55㎡ 면적 커버 성능 내세운다. 여기에 세 개 노즐을 탑재한 ‘3노즐 와이드 앵글 스프레이’와 자율주행 내비게이션 기술 ‘윈슬랩 4.0(WIN-SLAM 4.0)’도 적용됐다. 특히 800N급 흡착력, 최대 100kg의 안전 로프 견인력, 최대 63dB(A) 소음 수준 등 수치가 참관객의 이목을 끌었다.


▲ '윈봇 W2 옴니'(좌), 고트 A3000 라이다 프로우). (출처 : 에코백스, 편집 : 헬로티 최재규 기자)
연이어 야외 자동화를 겨냥한 잔디깎이 자율주행로봇(AMR) ‘고트 A3000 라이다 프로(GOAT A3000 LiDAR PRO)’는 무선 설치의 부담을 낮춘 모델이다. 최대 약 3035㎡의 정원을 커버한다. 또한 약 33cm의 절삭 폭, 30~90mm 절삭 높이 조절, 최대 50% 경사면 등판 능력 등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약 45분의 고속 충전 기능은 설치·운영 난이도를 낮춘 요소로 평가받았다.
끝으로 수영장 청소 로봇 ‘울트라마린(ULTRAMARINE)’ 라인업 역시 ‘P1’과 ‘C1’ 모델을 중심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방수·방진 등급 ‘IP68’과 스테인리스강 316 소재를 채택해 내구성을 확보한 울트라마린은 가정용 로봇의 확장 축이 팔·다리만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완성했다.
< 유피 > 옴니 S2(Omni S2)
글로벌 충전 기기 브랜드 앤커(Anker)의 스마트홈 자히사 유피(eufy)는 세정 품질을 자동 통제하는 구조를 앞세웠다. 대표 모델인 ‘옴니 S2(Omni S2)’는 롤러 걸레 기반의 ‘하이드로젯 2.0(HydroJet 2.0)’을 기반으로 한다. 15N급 가압, 240RPM 회전, 전해수 세정 등 성능으로 얼룩 제거와 위생 문제를 함께 잡겠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옴니 S2는 최대 3만파스칼(Pa)의 흡입력을 갖췄다. 여기에 3차원(3D) 기반 장애물 인식 기술을 내재화했다. 사측은 이를 통해 200개 이상 물체를 식별한다고 설명한다. 특히 유피의 도크 시스템 ‘유니클린 스테이션 2.0(UniClean Station 2.0)’은 먼지 비움, 세척, 건조, 급수 등을 통합 제공하는 구조로 관심받았다.
< 나르왈 > 플로우 2(Flow 2)
지난 2019년 세계 최초 걸레 자동 세척 기능을 선보인 ‘나르왈(Narwal)’은 차세대 플래그십 ‘플로우 2(Flow 2)’를 내놨다. 이들은 바닥 운영의 안정성을 ‘걸레(Mop) 오염 관리’로 공략했다.
플로우 2는 트랙 형태의 ‘플로우워시(FlowWash) 시스템’을 고도화해, 세정 중에도 깨끗한 물을 공급하는 방식을 강조했다. 아울러 최대 45°C 온수 세척, 12N 가압도 제시했다. 특히 트랙에 물을 분사하는 16개 노즐 등 설계 포인트는 오염이 누적되지 않는 일상 운용을 겨냥한 장치다.
< 유레카 > J15 프로 울트라(J15 Pro Ultra)
청소기 브랜드 유레카(Eureka)는 가정용 로봇이 가장 자주 마무리 청소를 요구받는 지점, 즉 모서리·모퉁이 청소의 실패율을 줄이는 방향으로 시장을 설득했다. 유레카의 모서리 밀착 걸레 기술 ‘스크럽익스텐드(ScrubExtend)’는 측면 스윙 암(Arm)을 뻗어 대상 공간과 가깝게 붙는 에지 클리닝(Edge Cleaning)을 표방한다.


▲ 유레카 J15 프로 울트라. (출처 : 유레카, 편집 : 헬로티 최재규 기자)
사측에 따르면, 시험·인증 데이터 기반으로 에지 커버리지 98.95%와 정밀 마진 1.36mm의 구체적 수치를 제시다. 현장에는 자사 플래그십 ‘J15 프로 울트라(J15 Pro Ultra)’가 출품돼 참관객의 이해를 도왔다. 사측 관계자는 “조작 혁신, 계단 오르내리기 등 로봇 청소기 업계에 큰 화두가 등장할수록, 청소 실패율 저감 기술은 홈 로봇의 가치를 판가름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헬로티 최재규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