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DX, GX 가속...구심체 절실한 상황 속 i-DEA 발족
"CBAM 대응 준비하려 했더니 컨설팅, 솔루션, 검인증 다 따로따로..." 원스톱 솔루션 필요한 이유
중소·중견 기업 단독으로 ESG 대응 어려워...동반자 역할 할 것
무한정한 자원 사용과 탄소 배출이 촉발한 전 지구적 기후위기, 이를 극복하기 위해 2015년 세계 각국이 모여 채택한 파리협정에 따라 전 세계 산업은 녹색 전환이라는 숙제를 안게 됐다.
만으로 10년이 지나 맞게 된 2026년은 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배터리 규정 등이 본격적으로 시행되고 국내에서도 배출권거래제와 ESG 공시 의무가 동시에 강화되는 등 ESG 관련 규제가 더 이상 선언에 머무르지 않고 비용과 책임으로 직결되기 시작하는 원년으로 평가되고 있다.
기업들의 적극적인 대응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한 해이지만, 많은 중소, 중견 기업들은 여전히 인력, 예산, 데이터 부족을 호소하며 뚜렷한 대응책도 준비하지 못한 채 당혹스러운 새해를 맞았다.
지난해 4월 무거운 ESG 규제 부담에 짓눌린 국내 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한 협의체가 발족했다. 디지털 ESG 얼라이언스(i-DEA)는 디지털 전환을 통해 글로벌 환경 규제에 대응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산학연 연합체다. i-DEA의 신임 회장으로 선임된 최갑홍 회장은 2006년 산업자원부 기술표준원장에 취임한 이후 한국표준협회장, 한국전지협회 상근부회장,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허면구원장 등을 역임한 국내 최고 표준화 전문가다.
판교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최갑홍 회장을 만나 i-DEA의 운영 현황과 ESG 이슈, 올해 전망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최 회장은 i-DEA가 인력과 기술, 자금이 부족한 기업들에게 ESG 이슈를 함께 해결할 수 있는 동반자라고 소개했다.
바쁘고 바빴던 i-DEA의 8개월
Q. 지난 4월 i-DEA 사단법인이 설립된 이후 8개월이 흘렀다. 8개월간 어떤 시간을 보냈나?
A. 법인의 운영 체계 확립을 위해 정관을 비롯한 관련 규정을 정비했고, 조직 체계 구축(9개 본부 7개 지역 본부), 회원 등급 개편, 사무국 체계 정비 등을 추진했다. 여기에 여러 학교, 기관 등과 MOU를 맺어 R&D, 비즈니스 등 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Q. i-DEA의 창립 배경은 무엇이었나?
A. 최근 국제 사회가 흘러가는 추세를 보면, 거부할 수 없는 거대한 두 갈래의 흐름이 있다. 하나는 AI를 중심으로 한 디지털 전환(Digital Trasformation, 이하 DX)이고, 나머지 하나는 지속 가능한 녹색 전환(Green Transformation, 이하 GX)이다.
결과적으로 이 두 전환(Twin Transformation)이 앞으로 우리 인류를 이끌어갈 것으로 보여지는데, 이 두 흐름을 접목할 핵심 구심체가 절실한 상황이다. i-DEA는 디지털 기술을 녹색 전환에 접목, 새로운 시대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설립된 조직체다. 경제 사회의 모든 주체가 녹색 전환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종합 디지털 솔루션을 제공하자는 기치 아래 설립됐다.
Q. 다른 협단체도 많은데… i-DEA가 가진 차별점은 무엇인가?
A. 단순히 회원사들의 이익을 위해 활동하는 것이 일반적인 협회라고 한다면, i-DEA는 똑같이 회원사들의 이익 증진을 목표로 하기는 하지만, ESG라고 하는 특정한 과제에 전략적으로 대응한다는 명확한 공동의 목표를 갖고, 이에 적합한 운영 체계를 구축하고 있는 협력체(Alliance)다.
컨설팅, 교육, 디지털 솔루션, 검인증, 데이터 스페이스, ESG 지수, 탄소 감축과 탄소크레딧, 표준화, 데이터 수집과 처리, R&D, 시장 창출 등 ESG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는 거의 모든 분야의 이해관계자(stakeholders)들이 협의체에 참여하기 때문에 아주 종합적인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차별화 요소다.
운영 면에서도 기존의 협회와 달리 회원사의 회비에 의존하지 않고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구독 경제 모델을 지향하고 있어, 실제로 ‘디지털 ESG 패스포트’와 같이 협회가 제공할 수 있는 솔루션들을 패키지화한 상품을 출시해 시장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Q. 그동안의 성과와 아쉬운 점을 꼽는다면?
A. 지난 8개월간 ESG 확산을 위한 컨퍼런스와 워크숍 등 행사를 성공리에 개최했다. ESG 분야별 전문 교육 사업을 추진했고, 정부 ESG 과제를 수주해 수행했으며, 회원사의 정부 지원 사업 수행을 지원하기도 했다.
회원사가 30여 개에서 60여 개로 2배가량 성장했고, 현재 구독 경제 모델을 지향한 포털 구축도 진행 중인 만큼 내부 조직 정비와 사업 체계 구축은 어느 정도 이루어졌지만, 수요 기업의 참여가 부족하다는 점 등은 아쉬운 점으로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아직까지 얼라이언스가 시작 단계인 만큼, 향후 지속적으로 시장을 개척하고 아쉬운 점을 보완해 나갈 계획이다.
Q. 정부가 ESG와 관련된 많은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올해는 어떤 방향에 중점을 두고 협의회를 이끌어나갈 계획인지?
A. 단기적으로는 정부의 지원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성장 기반을 확고히 하고 시장에서의 신뢰를 얻는 것이고, 장기적으로는 기업들이 단순히 정부 지원 사업에 의존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생존해나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디지털 ESG 패스포트’를 출시했고, ESG 컨퍼런스를 명품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울러 ESG 분야 오피니언 리더들과 교류하면서 ESG를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을 바꾸어 나가고, 기업들에게 비전을 제시할 수 있다면 좋겠다.
"LCA 해결하려고 봤더니 컨설팅, 솔루션, 검인증 다 따로따로..." 원스톱 솔루션 필요한 이유
Q. 디지털 ESG 패스포트에 대해 설명해 달라.
A. 컨설팅, 솔루션, 검인증, 교육 등 ESG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개별 서비스들이 존재하지만, 문제는 이 서비스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어 실제로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기업들의 번거로움이 있다는 것이다. 디지털 ESG 패스포트의 핵심은 흩어져 있는 개별 서비스들을 통합하고 디지털화해 원스톱 솔루션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LCA, CBAM, ESG 공시, 중대재해처벌법 등등 ESG 규제에 대한 통합 솔루션에 각각 비자라는 이름을 붙여 서비스로 제공한다. 모두 ESG 생태계 각 파트의 기업들이 회원사로 들어와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Q. 원스톱 솔루션이 실질적으로 효력을 발휘한다면 굉장히 큰 무기가 될 것 같은데.
A. 그렇다. 다만 모든 시스템이 아직 완벽히 구축된 상태는 아니다. 가령 LCA(Life Cycle Assessment), CBAM 같은 경우엔 SaaS(Software as a service, 서비스형 소프트웨어)와 솔루션, 데이터 스페이스까지 이미 다 구축돼 있지만 국외 검증 부분은 아직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남아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상반기에 이미 이탈리아에 검증 기관 인정 신청을 해놓았기 때문에 이 문제는 곧 해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이나 ESG 공시 등에 대한 원스톱 서비스도 구축 중이어서 상반기에는 실질적으로 제공이 가능한 레퍼런스들이 더욱 많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소/중견 기업이 ESG 주목해야 하는 이유
Q. 2026년을 관통하는 ESG 관련 키워드를 세 가지 꼽는다면?
A. AI 기반의 ESG 공시 디지털화 즉 ‘Digital to ESG’, EU에서 올해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하는 ‘디지털 제품 여권(DPP)’, 데이터센터 등 IT 자산의 탄소발자국 관리.
Q. ESG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 중견 기업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A. 인력, 예산, 데이터는 모두 ESG를 해결하기 위한 말하자면, 기능적인 요소(Factor)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것들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은 ‘인식의 전환’이라고 생각한다. 의사결정을 하는 경영 그룹에서 ESG를 단기적인 이벤트 요소로 보지 않고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지켜가야 하는 것으로 인식을 바꾸면 예산이나 인력, 데이터 부족 문제는 솔루션으로, 예산 문제는 정부 지원 등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길이 얼마든지 있다.
Q. 마지막으로 중소중견 기업 관계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A. 이제까지는 돈을 벌어서 수익을 나누고 경제적인 책임을 다하는 것이 기업의 유일한 가치였다고 한다면, 이제는 한발짝 더 나아가 기업의 윤리적인 책임이 중요한 가치로 떠올랐다. 환경과 사회, 지배구조, 즉 ESG 경영을 고려하지 않는 기업은 지속가능한 성장뿐 아니라 기업과 이해관계자들의 존속 자체를 담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ESG 대응은 너무 많은 요소가 얽혀 있어 기업 혼자 해결해 나가기는 어렵다. i-DEA가 산업계에 제공할 수 있는 가장 큰 가치는 기업이 어디에 물어볼 수도 없고 해결할 수도 없었던 복잡하고 어려운 ESG 이슈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나갈 수 있는 '동반자'의 역할이다. 기업이 필요한 부분을 종합 솔루션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역할을 다 할테니 함께 동반자적 성장 모델을 도모할 수 있다면 좋겠다.
헬로티 이동재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