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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화된 디스플레이 기술 격돌...‘K-디스플레이’전이 제시하는 초격차 생존 공식 [헬로즈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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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조’ 시장 쟁탈전, 승부 가를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은?

 

글로벌 디스플레이 산업은 기술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지난해 전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 규모는 1500억 달러(약 200조 원)를 넘어선 것으로 분석됐고, 오는 2030년에는 2000억 달러(약 260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액정표시장치(LCD)가 주로 쓰이는 화면이었다면, 이제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이 산업의 미래를 결정짓는 핵심 키워드가 됐다. 현시점 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태블릿·노트북 등 개인용 기기부터 텔레비전에 이르기까지 과거 활약했던 단순한 ‘화면’의 역할을 넘어섰다.

 

이제는 운전자의 안전을 책임지는 자동차 전장 시스템, 거리를 수놓는 디지털 사이니지(Digital Signage), 공장 자동화를 위한 산업용 패널, 정밀한 의료 영상 모니터 등 다양한 분야에서 디스플레이가 활용되고 있다.

 

이처럼 디스플레이는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 깊숙이 침투해, 정보 전달의 핵심 인터페이스 역할을 하고 있다. 지금 이 시간에도 디스플레이가 수행하는 역할은 산업 전반에 걸쳐 확장되고 있고, 그 중요성 역시 커지고 있다.

 

최근 디스플레이 시장의 주요 키워드는 ‘마이크로LED(MicroLED)’와 ‘퀀텀닷-유기발광다이오드(QD-OLED)’다. 이 중 마이크로LED는 초소형 LED 소자를 적용해 높은 밝기와 명암비, 긴 수명을 갖췄다. 초대형 상업용 디스플레이 시장을 중심으로 빠르게 침투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마이크로LED 기반 프리미엄 디스플레이 라인업 ‘더 월(The Wall)’ 시리즈를 통해 이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또한 QD-OLED는 기존 OLED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등장한 기술이다. 청색 OLED를 광원으로 쓰고 색을 표현하는 나노 입자인 퀀텀닷(Quantum Dot)) 물질을 통과시켜, 순도 높은 색상을 구현하는 방식이다. 높은 밝기와 넓은 색 영역을 동시에 확보한다. 지난해 기준 QD-OLED TV 출하량은 전년 대비 50% 이상 증가하며 프리미엄 TV 시장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이와 함께 '접는' 폴더블(Foldable) 디스플레이도 주목받고 있다. 스마트폰을 통해 인지도를 쌓은 이 기술은 노트북·태블릿 등으로 적용 범위를 넓히며 시장 혁신을 정조준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디스플레이 분야 궁극의 목표로 인식되는 ‘자발광 QLED(Self-Emissive QLED)’와 고무줄처럼 늘어나는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Stretchable Display)’ 역시 차세대 기술로 기대받는다.

 

자발광 QLED는 퀀텀닷을 스스로 발광하게 해, 화면에 남는 잔상인 번인(Burn-in) 현상에서 자유롭고 색 재현율이 뛰어나다고 평가받는다.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는 옷감에 부착하거나 피부에 붙이는 등 무한한 활용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처럼 디스플레이 산업의 미래 기술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여전히 글로벌 디스플레이 기술을 선도하는 최강국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국내 생태계는 OLED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보유했다.

 

지난해 2분기 기준, 삼성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 두 회사는 중소형·대형 OLED 패널 시장에서 합산 점유율 80% 이상을 차지했다.

 

 

‘Life With Displ-Ai’ 막 오른 K-디스플레이 2025...초격차 미래 향한 '포문'

 

이 가운데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제24회 한국디스플레이산업전(K-Display 2025)'이 이달 7일 서울 코엑스에서 3일간의 여정에 막을 올렸다. 올해로 24회째를 맞이한 이번 행사는 ‘Life With Displ-Ai’의 슬로건을 구축해, 국내외 143개사가 582개 부스를 꾸렸다. 이에 따라 약 2만 명의 참관객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디스플레이와 AI가 융합된 삶’을 의미하는 이번 전시회는 첨단 기술 및 산업 간 융합이 가속화되는 시점에서 인공지능(AI)을 메인 테마로 잡아 디스플레이 산업의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이날 진행된 개막식에는 문신학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이청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장을 비롯한 주요 내빈이 참석해 올해 전시회 론칭을 축하했다.

 

개막사를 전한 이청 회장은 “올해 전시회에서는 세계 최고의 OLED 기술력과 생산력을 갖춘 우리나라 최신 기술력을 확인하고, 우리 경쟁력의 근간인 공급망 전체를 조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AI를 메인 테마로 설정한 것에 대해 “각종 기기 안에서 AI 연산을 지원하는 ‘온디바이스 AI(On-Device AI)’ 기술이 확산되면서, 디스플레이는 단순히 정보를 보여주는 창을 넘어 AI와 상호작용하는 인터페이스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그는 올해 행사가 산업계·정부·학계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가는 연결의 장이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문신학 차관은 축사에서 “디스플레이는 정보와 감동을 전하는 창이자 사람과 사람을 잇는 연결 도구”라며 우리 경제의 진짜 성장을 이끌어갈 전략 산업이라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경쟁국의 빠른 기술 추격, 보호 무역, AI 기반 산업 구조로의 전환 등 도전에 맞서, 우리 디스플레이 산업의 초격차를 지키고 미래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정책적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정부의 강력한 지원 의지를 밝혔다. 이를 위해 차세대 디스플레이 분야에 대한 R&D 투자를 강화할 것을 약속했다.

 

개막식 이후에는 ‘K-Display 어워드’ 시상식이 진행됐다. 이는 디스플레이 산업 발전에 기여한 우수 기업과 기술을 선정해 포상하는 행사다.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 6개 업체,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장상 6개 업체, K-Display 어너 어워드 1개 업체에 대한 시상이 이뤄졌다.

 

“韓 위상 이어가기 위해서는 중국의 맹추격 따돌려야”

 

이처럼 K-디스플레이 2025 전시회에서 확인된 압도적인 기술력은 우리나라가 여전히 글로벌 디스플레이 기술을 선도하는 최강국임을 증명했다. 특히 국내 생태계는 OLED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보유했다. 

 

하지만 중국 등 경쟁국의 추격은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의 가장 큰 위협으로 분석된다. 여러 중국 업체는 정부의 막대한 지원을 등에 업고 LCD 시장 내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OLED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빠르게 확장하는 중이다. 중소형 OLED 시장에서 중국의 합산 점유율은 지난 2024년 20%를 돌파하며 위협적인 존재로 부상했다.

 

전문가들은 ‘K-디스플레이’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초격차 기술 확보 ▲시장 다변화 등 새로운 전략이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중국 등 경쟁국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고부가가치 기술에 대한 집중 투자를 통해 프리미엄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기존 스마트폰과 TV 중심의 시장에서 벗어나는 것을 새로운 방향성으로 제안했다. 자동차 전장, 확장현실(XR), 의료용 디스플레이 등 새로운 애플리케이션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해야 한다는 뜻이다.

 

또한 핵심 소재·부품의 국내 공급망 구축과 산업 생태계 자립 등이 필요하다. 이러한 전략을 통해 글로벌 디스플레이 산업의 미래를 설계하는 ‘기술 허브’로 거듭나야 한다는 의견도 지배적이다.

 

헬로티 최재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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