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
닫기
배너

[키워드PICK] 이란-이스라엘 충돌…‘글로벌 물류’ 위기 맞나

URL복사

산업을 움직이는 단어 하나, 그 안에 숨은 거대한 흐름을 짚습니다. ‘키워드픽’은 산업 현장에서 주목받는 핵심 용어를 중심으로, 그 정의와 배경, 기술 흐름, 기업 전략,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차분히 짚어봅니다. 빠르게 변하는 산업 기술의 흐름 속에서, 키워드 하나에 집중해 그 안에 담긴 구조와 방향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이란과 이스라엘의 군사적 충돌이 전면전으로 격화되면서 전 세계 공급망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6월 초부터 이어진 양국의 공습과 보복 공격은 단순한 국지전을 넘어, 세계 경제의 동맥인 물류 시스템 전체를 마비시킬 수 있다는 강력한 경고음을 울리고 있다. 홍해 사태로 한 차례 충격을 겪었던 글로벌 물류망이 이번에는 ‘호르무즈 해협’이라는 핵심 통로의 마비 가능성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직면했다. 결국 터져버린 중동의 화약고가 촉발한 글로벌 물류 위기 앞에서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대응책은 무엇일까?

 

결국 터진 중동 화약고…세계 물류는 왜 흔들리나

 

‘이란-이스라엘 분쟁’이라는 키워드는 이제 단순한 국제 정세 뉴스를 넘어, 우리 경제의 생존과 직결된 물류 위기를 의미한다. 이 위기의 핵심에는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호르무즈 해협이 있다. 이란이 자국에 대한 공격이 계속될 경우 이 해협을 봉쇄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전 세계는 제2의 오일쇼크와 물류 대란의 공포에 휩싸이고 있다. 이미 예멘 후티 반군의 홍해 공격으로 수에즈 운하 항로가 막히면서 전 세계 해운사들은 아프리카 희망봉으로 우회하며 막대한 운송비와 시간을 감수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호르무즈 리스크까지 현실화될 경우, 물류비는 통제 불가능한 수준으로 치솟을 수밖에 없다.

 

하늘길의 상황도 바닷길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란, 이스라엘 등 분쟁 당사국과 주변국의 영공이 폐쇄되면서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항공기들은 더 먼 길을 돌아가야 하는 상황이다. 이는 고스란히 항공 화물 운임 급등으로 이어져, 전자제품, 의약품 등 고부가가치 상품의 수출길에 빨간불이 켜졌다.

 

 

수출 의존도 높은 한국 제조업, 타격 불가피

 

이번 사태는 이미 홍해 사태로 물류비 상승을 경험한 한국 기업들에게 ‘엎친 데 덮친 격’이다. 국제 유가가 10% 오르면 국내 제조업의 원가는 평균 0.67% 상승한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로 에너지와 원자재의 해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외부 충격에 취약한 구조다. 특히 해상 운임 급등은 조선, 자동차, 가전 등 주력 수출 산업의 경쟁력을 직접적으로 악화시킨다는 점에서 더 우려가 크다. 어렵게 제품을 만들어도 급등한 물류비 탓에 가격 경쟁력을 잃고 해외 시장에서 외면받을 수 있는 것이다.

 

정부·업계 총력 대응…근본 해결책 될까?

 

정부는 이번 이란-이스라엘 전쟁 발발 직후 산업통상자원부를 중심으로 ‘수출 비상 대책반’을 꾸리고 24시간 비상 대응 체제에 돌입했다. 중소기업을 위한 긴급 경영안정자금 지원, 중소기업 전용 선복 제공, 대체 항로 발굴 등 가용한 정책 수단을 총동원하고 있다. 한국해양진흥공사 역시 실시간 운임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공급망 다변화를 위한 전략 마련에 착수했다.

 

하지만 이러한 대책들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단기적인 유동성 지원이나 임시 선박 투입은 당장의 급한 불을 끄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지정학적 리스크가 일상화된 시대에 한국 물류산업의 구조적 취약성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역할을 하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한 물류업계 관계자는 “위기가 닥쳤을 때 ‘언 발에 오줌 누기’ 식의 임시방편을 내놓는 것을 넘어, 위기를 예측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물류망 다변화·AI 기반 예측 시스템 등 근본 해법 찾아야

 

이란-이스라엘 충돌 사태는 우리에게 물류와 공급망 안보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임을 다시 한번 말하고 있다. 사태가 터질 때마다 추진하는 단기적인 운임 지원을 넘어 특정 지역에 편중된 생산기지와 물류 루트를 다변화하는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이와 관련해 물류업계 전문가들은 중동 의존도를 낮추는 에너지 수입선 다변화나 동남아, 인도 등 새로운 생산거점 및 물류 허브 육성 등 장기적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아울러 정부가 AI를 핵심 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만큼, AI 기반 공급망 위험 예측 시스템 구축도 효과적인 해법이 될 수 있다.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글로벌 공급망을 뒤흔드는 일은 앞으로도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국내 수출기업을 위한 단기적인 지원과 더불어, 근본적인 해결책을 동시에 추진해야만 안정적인 산업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헬로티 김재황 기자 |









배너




배너

배너


배너


주요파트너/추천기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