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항가속기연구소 신희준 박사 연구팀이 포항공과대학교(POSTECH) 노준석 교수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세계에서 가장 빠른 테라헤르츠(THz) 대역 광변조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응용과학 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에 온라인 게재됐다.
광변조 기술은 빛의 세기, 주파수, 위상을 조절하여 정보를 전달하는 기술로, 이를 활용하면 3D 영상 구현이 가능한 홀로그램 디스플레이, 정밀한 실험 및 측정에 활용되는 펄스파 제어, 빛을 이용한 초고속 데이터 전송과 같은 다양한 응용이 가능하다.
특히 테라헤르츠 대역 광변조 기술은 기존의 마이크로 대역보다 훨씬 넓은 대역폭을 가지며, 메타물질 표면에 펨토초 레이저와 같은 펄스 형태의 빛을 조사할 때 메타물질의 나노 구조나 기판의 전자 특성을 변화시킬 수 있다.
이러한 원리를 적용한 동역학 연구를 통해 초고속 광학 신호 조절 및 제어가 가능해지며 국내·외에서는 이러한 테라헤르츠 대역 광변조 기술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연구팀은 실리콘 기판 위에 분할 고리 공진기(Split-Ring Resonator) 구조의 메타물질을 제작하고 포항방사광가속기의 펨토초-테라헤르츠 빔라인을 활용한 테라헤르츠 펌프-프로브 분광법을 적용해 특정 시간 간격에서의 변화를 분석했다.
그 결과 분할 고리 공진기의 LC 회로에서 단락(Short-circuit)과 기판의 금속화(Metalization) 효과가 발생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를 정밀하게 조정해 광변조 성능과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켰다.
기존에 빛을 조사하는 능동형 광변조 방식에서 사용되는 반도체의 이완(Relaxation Dynamics) 과정에서는 긴 이완 시간으로 인해 변조 가속도에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실리콘 기판의 광 여기(Photoexcitation) 과정만을 이용해 광변조 속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함으로써, 1.3 피코초(10-12초)라는 세계 최단 스위칭 속도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뿐만 아니라 특정 테라헤르츠 주파수에서 500% 이상의 변조 심도를 달성했으며 테라헤르츠 파를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는 능동적 시간 파형 제어도 성공적으로 시연했다. 이를 통해 기존의 능동형 변조 기술이 갖고 있던 수십 피코초 수준의 스위칭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광변조 기술을 제시했다.
포항가속기연구소는 이번 연구가 초고속 데이터 전송, 차세대 이미징 시스템, 정밀 의료진단 센싱 등 다양한 응용 분야에 적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포항가속기연구소 신희준 박사는 “이번 연구는 테라헤르츠 주파수 대역에서 광변조 속도의 시간적 한계를 극복한 중요한 이정표”라며 “향후 테라헤르츠 대역의 고성능 통신 시스템과 광 기반 정보 처리, 광 센싱 플랫폼 개발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사광가속기 공동이용 연구 사업, 포항가속기연구소 가속기 활용지원 사업, 한국연구재단 개인 연구 사업 및 국가 간 협력 기반 조성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헬로티 이창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