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하 생기원)이 고체수소 저장기술 개발에 성공하며 수소 저장의 효율성과 안전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돌파구를 마련했다. 이번 연구는 박형기·나태욱 수석연구원을 중심으로 한 기능성소재부품그룹 연구팀이 주도했다.
수소는 에너지 밀도가 낮아 고압으로 압축한 뒤 운송하는 방식이 주로 사용되어 왔지만, 이 과정에서 운송 효율이 낮고 안전 문제가 발생하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비해 고체수소 저장기술은 낮은 압력에서도 높은 부피 저장 밀도를 제공하며, 보다 안전하고 효율적인 수소 저장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수소저장합금의 원천 성분계를 개발하고, 이를 통해 고체수소 저장 모듈을 제조하는 데 성공했다. 이 합금은 10기압 이하의 낮은 압력에서도 별도의 압축이나 냉각 없이 상온에서 수소를 저장할 수 있는 특징을 갖는다. 또한, 시스템 기준으로 1㎥당 약 50㎏의 수소를 저장할 수 있는 부피저장밀도를 구현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하이드로켐과의 협력을 통해 상용화 가능성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하이드로켐과 함께 수소저장합금 300㎏을 장입한 고체수소 저장 모듈을 개발했으며, 이 모듈은 액화수소와 유사한 저장 밀도를 구현함과 동시에 충전 및 방출 과정에서의 안정성도 확보했다.
박형기 수석연구원은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고체수소 저장 모듈의 대형화를 위한 후속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도심 및 발전소 등에서 대량의 수소를 안전하게 저장할 수 있는 핵심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이드로켐 서병한 대표는 “수소 센서와 안전장치, 수소저장합금의 재생 및 내구성 향상을 위해 생기원과 긴밀히 협력할 계획”이라며 고체수소 저장기술의 상용화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번 연구는 기존의 고압수소 저장방식의 한계를 극복하며, 수소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헬로티 임근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