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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제조업 방향-②] 韓이 필요한 건 AAS 등 ‘새로운 인프라’…獨처럼 큰 그림 전략에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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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더스트리4.0에서 강조하는 ‘제조 자율화’, ‘컨베이어 벨트에서 로봇으로’의 공통점은 공장에 투자하고 공장에 집중하자는 것이다. 이것이 세계 트렌드다. 그러나 산업 현장을 가보면, 산업 내 업무 수행이 너무나도 비효율적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인프라’다. 독일도 똑같은 고민을 했고 자각했다. 우리나라도 기술로만 승부하려는 좁은 시야보다 전 산업 트렌드를 고려한 큰 그림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난 5월 22일 열린, ‘2023 독일 하노버메세 INSIGHT WRAP-UP 세미나’에서 장영재 KAIST  교수가 발표한 하노버메세 2023에서 느낀 시사점을 정리했다.

 

 

산업은 AAS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하노버메세 2023 분위기는 여느 때보다 달랐고, 지멘스·훼스토·보쉬 렉스로스 등 참가 기업 및 전시품에는 공통점이 있었다. 바로 AAS(Asset Administration Shell)를 다뤘다는 것이다. AAS는 물리적 자산(Asset)을 디지털 자산으로 표현하는 기술 표준이다. 제품 및 자산에 대한 정보 교환 과정에서 기업 및 조직마다 달랐던 매뉴얼을 하나의 표준으로 정형화한 틀이다. 이번 전시회에서 AAS가 어떻게 구현되는지, 협업을 어떻게 진행하는지에 대해 경험했다.

 

그중 대표적으로 보쉬 렉스로스의 FOP(Factory Orchestration Platform)가 있다. 최근 트렌드는 산업 내에서 활용되는 AGV, PLC 모터 등의 모든 정보가 통합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통합이 힘든 이유는 수많은 연계 업체의 다양한 사양을 통합하는 업무가 상상 이상으로 복잡하기 때문이다. FOP는 이런 업무를 모듈화해 통합 시 필요한 업무를 간소화·직관화하는 솔루션이다. 해당 솔루션 개발은 1년 만에 끝났다고 한다. 당시 참관했던 전문가들에게 충격이었다.

 

AAS를 구체적 사례를 통해 설명해 보겠다. A모터 회사의 제품을 구입한 B로봇 회사가 있다. B로봇 회사는 A모터를 구입한 동시에 A모터에 대한 정보를 A모터 회사에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생긴다. 일각에서는 모든 정보를 무조건 공유하는 것이라 생각하지만 그것이 아니라, 쉽게 말해 정보를 기입한 서류가 든 서랍장을 열어주는 것이다. 오해하면 안 된다. B로봇 회사가 열람 가능한 모터의 디지털 정보가 가상공간에 등록되어 있는 개념이다. 다시 말해, AAS는 그런 체계를 확립한 표준이다.

 

AAS의 핵심은 ‘표준화’다. 표준화된 프로토콜 없이 업체·산업별 본인 방식대로 정보를 교환한 기존 방식의 틀을 깬 것이다. 아직도 우리나라 산업은 이런 방식대로 흘러가고 있다. 산업은 수많은 영역이 융합돼 이뤄진 결합체다. 해당 솔루션이 도입되지 않으면, 스마트 팩토리 구축 시 각 부서가 공유한 정보의 교통정리가 까다롭기 때문에 여러 혼선을 유발한다. AAS는 이런 상황을 예방하는 솔루션이다. 최근 산업에는 AAS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AAS를 통한 디지털 트윈으로의 확장은 산업에 충격을 선사했다. AAS는 2015년에 본인이 제시했던 제조를 지나치게 IT 입장에서 보고 있다는 우려를 무색하게 한 솔루션이다. 본인뿐만 아니라 많은 산업 전문가들도 예측하지 못한 기술이 등장한 것이다.

 

그렇다면, AAS가 왜 산업에서 주목받는 충격적인 기술일까? 예를 들어, 과거 컨테이너가 즐비한 부두 모습을 생각해보자. 부두를 보면, 부두마다 모두 다른 모습이다. 그러나 지금은 표준화된 플랫폼을 마련해 구축돼 있다. 컨테이너 선·컨테이너 트랙 등이 표준화돼 효율적 운영이 가능해졌다. 과거 부두가 현재 우리나라의 모습이고, 현재 부두가 지금 독일의 모습이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 산업도 시사점을 도출해야 할 때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인프라’

 

지금까지 AAS 사례를 설파했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흐름을 파악해야 한다는 거다. 우리나라 60~70년대 고속도로 건설, 비교적 최근에는 초고속 인터넷 구축 모두 국가를 지탱하는 인프라다. 이후 우리나라에 이렇다 할 인프라가 있었는가? 지금은 산업 현장에 가서 새로운 인프라에 대한 고민과 해답을 도출해야 되는 시기다. 산업 현장을 가보면, 산업 내 업무 수행이 너무나도 비효율적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현재 산업 현장을 도외시하는 상황이 안타깝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인프라’다.

 

이런 상황이 우리만의 문제일까 고민해 봤다. 지금 세계적으로 선진화된 산업을 자랑하는 독일도 똑같은 고민을 했고, 자각했다. 우선 우리나라는 공권화된 산업 구조를 개편할 필요가 있다. 결집화된 우리나라 산업 구조 특성상 공고한 협력체계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중소기업 위주의 독일은 AAS 등을 통해 이런 시스템을 갖춘 게 아닐까 생각이 든다. 또 지금 화두인 AAS에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다각적 시각으로 더 큰 그림을 봐야 한다는 거다.

 

이번 전시회에서 우리가 또 주목해야 할 시사점이 있다. 현재 세계 산업 주목도를 집어삼킨 배터리 분야에 지멘스·SAP·벡호프·훼스토가 집중 받았던 부분이 있다. 바로 배터리 제조에 집중하는 것이 아닌, 배터리 리사이클링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이다. 현재 중국이 경쟁력을 발휘하는 배터리 제조 산업에 대한 시각을 리사이클링 분야로 우회한 것이다.

 

독일은 100% 재활용이 가능한 리튬의 특성을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여기에서 AAS 등 인프라가 또 한 번 빛을 발한다. 배터리 재활용은 배터리 부품·조립 공정 등에 대한 정보가 있어야 가능하다. 즉 모든 배터리 정보에 대한 추적이 가능해야 된다는 거다. 독일은 이미 제조·활용·유지·폐기 등에 대한 모든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렇게 큰 그림을 보고 인프라를 갖췄기에 실행 가능한 전략이다.

 

이런 관점에서 우리는 독일 사례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기술로만 승부하려는 좁은 시야보다 전 산업 트렌드를 고려한 큰 그림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나라는 제조·IT 강국이지만 우리 기업이 세계로 진출하는 건 어려운 실정이다. 지난 5월 AI 엑스포 코리아 2023에서 우리나라 산업 현주소를 대변하는 발표가 있었다. 현재 화두인 AI 산업 내 현장을 가보면, 인력이 수행하는 업무 중 90%는 소위 ‘IT 노가다’고, 나머지 10%만 AI 관련 업무라는 의견이었다. 많은 전문가가 그 의견에 동의했고, 공감대를 가지고 있었다. 결국, 정부 차원에서 산업을 지탱하는 밑받침·인프라·토대가 구축돼야 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하지만 오히려 지금이 기회라고 생각한다. 인더스트리4.0에서 강조하는 ‘제조 자율화’, ‘컨베이어 벨트에서 로봇으로’의 공통점은 공장에 투자하고 공장에 집중하자는 것이다. 이것이 세계 트렌드다. 이렇게만 된다면 우리나라가 새로운 산업을 구축하는 것도 가능하리라 본다. 이번 하노버메세 2023에서 느낀 시사점은 우리나라도 새로운 인프라를 통해 어떤 잠재적 기업이 탄생할까 하는 고민을 하자는 것이다.

 

헬로티 최재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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