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산업 선도프로젝트 플라스틱 폐자원 확보 인프라 확대·희소금속 재자원화 등 '유해성 없고 경제성 있는' 폐기물 일괄 순환자원 인정 추진
정부가 순환경제 활성화를 위해 철강·석유화학·배터리 등 주요 산업별로 '9대 순환경제 선도프로젝트'(CE 9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는 21일 오전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재한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순환경제 활성화를 통한 산업 신성장 전략'을 공개했다.
제품을 사용 후 폐기하는 기존 선형경제와 달리 순환경제는 자원을 지속해 순환시키는 경제체제다. ▲ 제품 생산 시엔 자원을 적게 사용하고 ▲ 사용한 자원은 오래 사용하며 ▲ 사용 후에는 자원을 재생하는 것이 순환경제의 핵심이다.
정부가 'CE(Circular Economy·순환경제) 9 프로젝트'라고 이름 붙인 이번 신성장 전략에는 석유화학, 철강, 비철금속, 배터리, 전기전자, 섬유, 자동차, 기계, 시멘트 등 9개 업종이 포함됐다.
우선 석유화학 업종에서는 플라스틱 폐자원 확보를 위한 기반시설을 확대하는 등 열분해유 생산을 늘리고, 폐플라스틱 해중합·플라스마 열분해 등 기술 개발을 통해 고급 원료화를 꾀한다.
현재 원유 대신 열분해유를 활용해 나프타나 경유 등 석유화학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실증특례가 부여된 상황이다.
국제사회가 플라스틱 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협약을 마련 중으로 협약에 플라스틱 화학적 재활용이나 에너지로 회수를 금지하는 방안이 들어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와 정부가 대응 중이다.
폐플라스틱에서 열분해류를 만들어내는 것이 대표적인 화학적 재활용이다.
정부는 철강·비철금속 업종에서는 철스크랩(고철)의 활용을 극대화하고 희소금속 28종의 전 과정 수급을 파악해 희소금속을 재자원화하기로 했다.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 분야에서는 재사용·재활용 기반을 만든다. 재사용 배터리 안전성 검사 제도와 전기차 배터리 전 주기 이력 관리 체계를 마련하고, 사용 후 배터리에서 리튬·니켈 등의 회수·활용 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다.
이밖에 전기전자, 섬유, 자동차, 기계, 시멘트 등 업종에서도 순환경제의 새 성장동력을 찾을 방침이다.
정부는 순환경제를 뒷받침하기 위해 고품질 폐자원 공급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우선 유해성과 경제성 등의 기준을 충족하는 폐기물은 환경부가 일괄 순환자원으로 지정·고시하기로 했다. 순환자원이 되면 폐기물로서 규제는 받지 않는다. 현재는 폐기물 배출자가 순환자원 지정을 신청하는 구조다.
수도권 폐기물 공공선별장에 민간투자를 유치해 시설을 고도화하는 시범사업도 추진한다. 공공선별장에 폐플라스틱 광학 선별기 설치를 의무화하는 한편 종이팩 중 알루미늄으로 내부가 코팅된 멸균팩을 따로 걸러내는 자동선별시설을 늘린다.
종량제봉투에 담겨 버려진 폐플라스틱 등을 회수하는 시설과 한 번 선별된 잔재물에서 폐자원을 추가로 추출하는 시설 등도 늘릴 방침이다.
정부는 연 1만t 이상 페트(PET) 원료를 생산하는 업체에 적용되는 재생원료 사용비율 목표를 올해 3%에서 2026년 10%와 2030년 30%로 높이고 내년부터 플라스틱 용기 겉면에 재생원료 사용비율을 표시하기로 했다.
현재는 제품 설계 단계에서만 이뤄지는 순환이용성 평가를 '전 과정'으로 확대해 실시한다. 수리 용이성과 탄소배출 영향 등도 평가항목에 포함한다.
순환이용성 평가는 제품 폐기 시 재활용을 저해하는 요소를 평가하는 제도다.
다국적 경영 컨설팅 기업 액센추어에 따르면 순환경제의 시장 규모는 오는 2030년까지 4조5천억달러(약 5,796조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정부는 기업 탄소중립 이행과 핵심자원 국내 공급망 확보를 위해 산업 전반에 걸쳐 순환경제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본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이번 전략이 산업 부문의 순환경제 전환을 본격화하는 출발점이라는 데 큰 의의가 있다"며 "순환경제 활성화를 위해 민관 모두의 관심과 협력이 필요한 만큼 소통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순환경제로의 전환은 탄소중립 실현과 환경 부문 혁신을 이뤄 경제성장을 이끌어 낼 절호의 기회"라면서 "순환경제 안착을 지원하겠다"라고 말했다.
헬로티 김진희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