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배터리 공장에 투자예정 2년 연속 300억 달러 넘겨
미국이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의 전환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에 힘입어 수십 년 만에 최대 규모의 자동차 공장 건설 붐을 누리고 있다.
1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시간 소재 비영리기구인 자동차연구센터(CAR) 집계 결과 지난해 1∼11월 발표된 미국 내 자동차 산업 신규 공장 투자 예정 금액이 330억5000만달러(약 41조7000억원)에 이르렀다.
2021년 366억2000만달러(약 46조2000억원)에 이어 2년 연속 300억달러를 넘겼다.
특히 2000년(41억3000만달러)이나 2001년(15억달러)에 비하면 약 8배, 22배로 급증했으며, 2017년(87억3000만달러) 대비로도 4배 가까이로 불어났다.
해당 투자 항목에는 자동차 조립 공장과 전기차에 들어갈 배터리 제조공장 건설 등이 포함되는데 기존 자동차 산업에는 없었던 배터리 공장 건설이 투자 규모 확대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CAR 자료에 따르면 미국 내 배터리 공장 투자액은 2021년 165억달러(약 20조8000억원), 지난해 1∼11월 223억4000만달러(약 28조2000억원)에 달했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전기차로 전환하는 속도가 빨라지는 가운데, 컨설팅업체 앨릭스파트너스의 추산에 따르면 전 세계 자동차 업계는 2026년까지 전기차 부문에 총 5260억달러(약 664조2000억원)를 지출할 계획이다.
미국이 지난해 시행에 들어간 IRA를 통해 전기차·배터리 생산 공장에 대규모 지원책을 제시한 것도 투자 촉진 요인으로 꼽힌다.
IRA에 따르면 미국 내 배터리 생산은 거액의 지원을 받을 수 있으며, 대당 최대 7500달러(약 951만원)에 이르는 전기차 세액공제를 받으려면 북미(캐나다·멕시코 포함)에서 최종 조립하는 등의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현재 대부분의 전기차 배터리는 아시아 지역에서 생산되는데, 해외 의존에 따른 공급망 우려와 수송비용 등을 고려해 미국에 생산시설을 짓는 수요도 있다고 WSJ은 전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최근의 소비 둔화와 경기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로는 투자 가치가 있다고 본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포드의 존 롤러 최고재무경영자(CFO)는 "지금 투자해야 하며, 아니면 전환기에 뒤처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도 지난해 5월 미 조지아주에 전기차 전용 공장과 배터리셀 공장 등 전기차 생산 거점을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WSJ은 이밖에 최근 2년 새 발표된 신규 투자의 3분의 2가량은 전통적인 자동차 공업지역인 북동부 오대호 부근이 아니라 남부라면서, 이 지역은 상대적으로 전기료가 저렴하고 인프라 시설이 갖춰진 개발 가용 부지가 많다고 설명했다.
헬로티 이창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