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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한국 스마트공장 KPI를 제조업 Biz 혁신 KPI로 바꾸어야 한다

  • 등록 2020.08.27 17:0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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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티]


한국에서의 스마트공장 혁신 활동을 해 온지 수년이 흘렀다. 경제가 성장기라면 몰라도 경제 침체기에 제조업을 한다는 것 자체가 칭찬받아야 마땅한 것이기에 코칭 중심으로 개인적으로는 접근해 왔다.


정부와 지자체가 합심하여 5천만 원에서 1억 원이라는 지원금을 주어가며 한국 경제의 핵심인 제조업을 살리려고 참 노력들을 많이 해 왔다. 그 지원금이 적은 돈은 아니지만 현장에서는 현장 인건비뿐 아니라 시스템 공급사의 인건비 상승과 시스템 구성 모듈과 적용범위에 있어서는 너무나 적은 마중물에 불과함은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 와중에 코로나19로 주문 물량이 급격히 저하되어 유무급 휴직과 폐업, 워크아웃 신청 등등과 함께 마진이 적었어도 물량이 많아서 해왔던 중소기업들이 급격한 수주 격감으로 너무나 힘든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물론, 잘 나가고 있는 보건 바이오 업종도 있고 자동차 업종에서도 신차나 고급차 또는 SUV,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등을 하는 업체는 그나마 다행이지만, 대다수는 힘들어 하는 것을 보면 마음이 아프고 우울하다.


의사가 환자를 대하는 기분이 느껴진다. 돌보던 환자들이 치유가 되든가 환자가 줄어들어야 하는데 마치 코로나19처럼 힘들어 하는 중소기업들은 늘어나고 무급 휴직과 인력 구조조정으로 이어지는 것을 보면서 마음이 아파온다.


그런 와중에, 예전부터 형식적이었던 대량생산 패러다임과 경제 성장기 시대부터 적용해 왔던 KPI는 이제 폐기하고 4차 산업혁명 문화와 패러다임을 적용하고 제조업을 혁신하여 살릴 수 있는 새로운 KPI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왔었는데, 이번에는 그 KPI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한다.


현재 한국 스마트공장 평가 지표인 KPI는 틀렸다


KPI란 “Key Performance Indicator”의 약자로서 한국말로 “핵심 성과 지표”라고 부른다. 금융 부문에서의 실적이나 기업의 업적을 평가하는 등 사용하는 용도가 각기 다르기는 하겠지만 한국에서의 스마트공장을 추진하기 위해 정부 및 기관에 작성하여 제출하는 사업계획서상의 KPI는 아래의 그림과 같은 PQCD가 대부분이다.


■ 작성방법 : 참고 지표 중 2개 이상 선정 반영하며, 생산성(P)과 품질(Q) 필히 포함 ((•)표시는 최우선 순위 적용)


초창기 스마트공장 추진단의 일원으로 활동할 때부터 KPI가 정보 시스템 구현의 성과 지표로는 안 맞는다고 모두들 문제점을 제기했으나, 그냥 시간은 흘러갔다.


생각해 보자! IT 정보시스템을 구축했다고 당장 생산성이 좋아지고 품질이 나아지고 원가가 절감되고 납기가 맞추어지는 것은 아니다. 프로세스가 변경되어야 하고 표준화가 사전에 진행되어 있어야 하고 True data가 실시간으로 집계되어야 하는데, 그것이 중소기업에서 1억 원이라는 돈만 가지고 실현 가능한 것은 상당히 구현하기 힘들다.


그 당시는 IT 정보시스템 구축 후 1년 후 미래에 그렇게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 또는 기대 목표를 KPI로 담았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 시점에서 되새겨 보면, 그것은 단지 공장 개념의 혁신일 뿐 제조업종의 혁신이 아니었던 것이다. 상당히 근시안적이고 폐쇄적인 공장 안에서의 KPI였던 것이다.


지금과 같은 수주 격감과 생산 물량 감소와 인건비 상승과 자유무역 제한과 공급 사슬 붕괴 같은 상황으로 인해 중소기업들의 워크아웃과 폐업과 부도와 인력 감축과 투자 중단 상황에서 우리는 한국 제조업종의 혁신을 위한 KPI를 다시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한편으로 정부와 대기업이 상생사업으로 열심히 지원금을 늘리고 있지만, 현실은 제대로 수행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공장의 수행 능력은 탁월하나, 그 기업이 폐업했다면...


현재의 KPI는 공장의 제조 수행 능력일 뿐, 4차 산업혁명이라는 보이지 않은 글로벌 전쟁 속에서 생존을 위한 흐름을 반영하지 못한 대한민국 지식인의 부끄러움이기도 하다. 이 순간도 그 KPI를 적용하고 있는 것은 매우 심각한 오류인 것이다. 한마디로 아무도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가슴 아픈 일이다.


중견·중소기업을 살리는 KPI는 무엇일까?


그 해답을 차지 이전에 우리는 중소기업의 태생적 취약점을 발견해가야 할 것이다. 대기업도 중소기업부터 출발했다고 말할 수 있지만, 다같이 출발점이 같았는데도 대기업된 기업과 중소기업으로 남은 이유는 무엇일까? 사업이라는 것이 운도 따르고 자금도 대출이 잘 되어야 하고 그러려면 사회적 네트워크도 있어야겠고 여러 가지 조건이 맞아야겠지만, 가장 큰 취약점은 무엇이었을까?



아마도 그 첫째는 전략 부문이었을 것이다. 글로벌 마켓이나 꿈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구체적으로 표현해 주는 전략 부문에서 1등을 추구하는 가치를 가진 기업은 생존과 성공을 꿈꾸고 있을 수 있겠지만, 단지 수익만을 추구하거나 국내 시장 독점만을 목표로 하거나 소비자를 무시하거나, 직원들에게 도전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게 하지 못한 기업은 생존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두 번째는 인재 부문이었을 것이다. 대기업에 납품 중심으로 경쟁 능력을 키워 온 중소기업은 오로지 공장의 제조 수행 능력 즉, PQCD만 생각했을 것이다. 애당초 초기부터 시대 흐름을 파악하고 글로벌 마켓 동향을 모니터링 하다가 자체적으로 팔리는 상품을 구상 및 기획하고 개발하고 생산 및 서비스하는 라이프 사이클을 상상조차 하였을까? 경제 성장기에 돈을 잘 벌고 있었는데 말이다.


이제는 어떻게 해 볼 유연성이 사업 조직에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사업 전략을 고민하는 인재를 채용하지 않고 시키는 것만 하는 기능 인력을 채용해 왔기 때문이다. 그러니 당연히 모기업에서 시키는 것은 잘 하지만, 스스로 생존할 능력은 준비조차 안 되어 있었다. 파트너가 되고자 한 것이 아니고 공급자가 되어버렸던 것이다.


세 번째는 아마도 PLAN일 것이다. 스마트 인재가 없다 보니, 전략뿐 아니라 당장의 PLAN도 없다. 심지어 코로나19로 인한 Contingency Plan을 준비하라고 하여도 그것을 준비할 인재도 조직도 없다. 매출이 3조나 되는 중견기업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그러한 기업 문화에서 글로벌 1등 부품 기업이 나올 수 있을까? 태생부터 그 고민을 안 해도 매출이 조 단위가 된 기업도 있는데 말이다. 하지만, 대량 생산과 경제 성장기라는 패러다임이 지난 지금에 와서는 다시금 생각을 해 보게 되는 것이다.


정부나 국가 차원에서 스마트공장이 추구하는 Digital New deal이 성공하려면 우리는 제조업종의 혁신을 유도하는 혁신 관점에서 다시 KPI를 설정해야 한다.


우리는 제조 수행 능력을 평가하는 KPI를 넘어서서 글로벌에서 생존 가능한 가장 상식적인 KPI를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필자는 머리속에 맴도는 생각을 그림으로 나타내 보았다.


핵심은 혁신 지속 문화와 스마트 인재


이리저리 생각을 많이 해 보았다. 신상품 전개 능력, 서비스 마인드, 브랜드 경쟁력, 마케팅 경쟁력, 프로세스 능력, 디지털 정보화 능력, 변화 대응 능력 등이 아마도 혁신 KPI의 중심이 되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이를 실행할 스마트 인재와 그 인재들을 떠받쳐주는 기업 문화가 없다면, 또 지속 가능하지 않다면 우리의 제조 사업 업종 경쟁력은 인건비 상승과 세계 무역질서 혼란 속에서 버티기 힘들 수도 있다.


한국은 천연자원이나 에너지의 핵심인 석유를 가지고 있지 않다. 1차, 2차 산업혁명이 결국 증기나 전기 같은 에너지 관련이고 3차, 4차 산업혁명은 컴퓨터와 소프트웨어라는 것은 인류 문명의 흐름이 에너지 의존에서 인재 중심으로 문명의 가속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고 볼 수도 있다.


그렇다면, 고급 인력을 가진 것이 유일한 자산인 한국이라는 이 땅에서 창조적 파괴를 지속할 수 있는 스마트 인재에 대한 발굴과 양성과 예우를 하는 사회 및 기업 문화가 우리 모두의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이 저변화되길 바란다.


고급 인력들이 문제를 해결한다면, 스마트 인재들의 문제 발견 능력과 기존 사회적 경직 구조 및 부동화에 대한 창조적 파괴가 필요한 대한민국의 변혁 시점이 바로 지금이다.


김명섭 전문위원, 자동차부품산업진흥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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