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과학기술원은 화학과 박찬호 교수와 환경·에너지공학과 문승현 초빙석학교수, 포스코홀딩스 김재훈 박사 공동 연구팀이 동결건조 과일처럼 내부에 구멍이 많은 다공성 구조를 연료전지 전극 설계에 적용해, 연료전지의 출력과 안정성을 동시에 향상시키는 새로운 막-전극 접합체(MEA) 구조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동결건조 기술을 활용해 만든 다공성 촉매층과 전해질막을 연속적인 하나의 구조로 결합함으로써, 연료전지 반응이 일어나는 핵심 공간인 삼상계면을 기존의 평면 구조가 아닌 3차원 입체 구조로 확장했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가스 확산과 전기화학 반응 효율을 동시에 개선하며 이동형 연료전지 적용 가능성을 크게 높였다.
고분자전해질막 연료전지(PEMFC)는 수소를 연료로 전기를 생산하고 부산물로 물만 배출하는 친환경 에너지 변환 기술로, 수소 전기차를 비롯한 중·대형 운송수단에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백금 촉매 사용량을 줄이면서도 높은 출력과 장기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것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기존 박막형 촉매층 구조에서는 실제 반응이 일어나는 삼상계면이 촉매층과 전해질막 사이의 얇은 2차원 영역에 국한돼, 가스 확산과 이온 전달이 원활하지 않고 계면 접합 안정성도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었다.
삼상계면은 전자, 수소이온, 산소가 동시에 만나는 지점으로, 그 구조와 면적이 연료전지 성능을 좌우한다. 이에 연구팀은 얼음 결정이 한쪽 방향으로 성장하도록 유도하는 동결 주조(freeze-casting)와 동결건조(freeze-drying) 공정을 결합한 새로운 전극 제조 방식을 도입했다. 이 과정에서 촉매층 내부에 수직으로 정렬된 벌집 모양의 다공성 구조가 형성돼, 가스가 직선에 가깝게 이동할 수 있는 통로가 만들어졌다.
해당 방식으로 제작된 촉매층은 두께 약 30 마이크로미터(㎛)로, 기공률은 약 49%, 기공 부피는 0.27밀리리터/그램(mL/g) 수준까지 증가했다. 이는 기존 스프레이 방식 촉매층 대비 두 배 이상 많은 기공을 확보한 것으로, 산소 확산과 물 배출을 원활하게 해 반응 효율 향상에 직접적으로 기여한다.
연구팀은 여기에 더해 전해질막을 완성한 뒤 전극에 접합하는 기존 방식 대신, 전해질 고분자를 촉매층 위에 직접 도포해 막을 형성하는 ‘직접 전해질막 증착’ 기법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전해질 고분자가 다공성 촉매층 내부까지 스며들며 막과 전극이 3차원으로 맞물리는 구조를 형성했다. 이 구조는 계면 결착력을 강화하고 전자와 수소이온의 이동 경로를 동시에 개선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전기화학 분석 결과, 삼상계면이 입체 구조로 확장되면서 수소이온 확산저항과 전하 전달저항이 모두 감소했고, 그에 따라 연료전지 반응 효율과 전체 성능이 향상된 것으로 확인됐다.
성능 평가에서는 80℃, 상대습도 100% 조건에서 제곱센티미터당 약 1.62와트(W)의 최대 출력밀도를 기록했다. 이는 기존 막-전극 접합체 대비 10% 이상 향상된 수치로, 같은 면적에서 더 많은 전력을 생산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이러한 성능 개선은 백금 촉매 사용량을 늘리지 않고 전극 미세구조와 계면 설계만으로 달성됐다는 점에서 산업적 의미가 크다.
내구성 평가에서도 우수한 결과가 나타났다. 가습과 건조를 반복하는 가속 열화 시험에서 촉매 반응 가능 면적 감소폭이 약 35% 수준에 그쳤으며, 500회 이후 2000회까지 반복 구간에서도 성능 저하 속도가 완만하게 유지됐다. 이는 3차원 계면 맞물림 구조가 장기 안정성과 내구성 향상에 기여했음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이번 통합형 막-전극 접합체가 높은 기공률과 기공 부피를 통해 가스 확산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수소이온 및 전하 전달 저항을 낮춰 고출력과 내구성을 함께 달성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해당 기술은 향후 전기차와 트럭 등 중·대형 이동형 연료전지 시스템을 비롯한 고성능 응용 분야로 활용 범위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찬호 GIST 교수는 “동결 주조와 직접 막 증착을 결합한 일체형 구조를 통해 가스, 전자, 수소 이온의 이동 경로를 동시에 최적화할 수 있었다”며 “연료전지의 성능과 안정성을 함께 개선할 수 있는 새로운 전극·막 제조 공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연구”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의 연구사업과 포스코홀딩스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Chemical Engineering Journal에 2025년 12월 16일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헬로티 이창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