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CEO 인베스터 데이’서 미래 모빌리티 시장 선도 비전 구체화
핵심 분야 기술 선점과 수익성 중심의 사업 체질 개선 강조
전동화·소프트웨어 정의 자동차(SDV), 차량용 반도체, 로보틱스 등 차세대 영역 기술 고도화 다짐해
현대모비스가 모빌리티 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주도하겠다는 신규 비전의 청사진을 구체화했다. 이를 위해 전동화와 소프트웨어 정의 자동차(SDV) 솔루션 등 미래 핵심 제품 분야에서 선도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사측은 동시에 신성장 동력인 차량용 반도체와 로보틱스 사업에서의 독자 역량 확보에도 나선다. 이는 고객이 원하는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적시에 시장에 진입하는 것이 글로벌 톱 플레이어로 도약하기 위한 핵심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27일 투자자·애널리스트 등이 참석한 ‘2025 CEO 인베스터 데이(CEO Investor Day)’ 자리에서 이 같은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규석 사장이 지난 3월 발표한 신규 비전을 기반으로 ▲선도 기술 경쟁력 확보 ▲수익성 중심 사업 체질 개선 ▲글로벌 고객 확대 본격화 등 세 가지 미래 사업 방향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 전략과 성과를 제시했다. 현장에서는 전동화·전장·샤시·안전·반도체 등 핵심 제품 10종을 전시해 회사의 기술 경쟁력을 직접 확인할 기회를 마련하기도 했다.
현대모비스가 밝힌 미래 성장 전략의 핵심은 선도 기술 경쟁력 확보다. 차별화된 기술을 선제 개발해 기술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고 글로벌 시장 입지를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이규석 사장은 “신기술 경쟁력, 고도의 실행력, 속도 등 삼박자를 갖춰 모빌리티 기술 선도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구축하겠다”고 언급했다.
사측은 이를 반영해 전동화·전장·반도체·로보틱스 등 미래 모빌리티 핵심 사업 영역에 집중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특히 세계 최초로 홀로그래픽 광학 필름을 적용한 윈드쉴드 디스플레이 기술이 계획의 핵심 중 하나다. 이를 통해 차세대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이 기술은 차량 전면 유리창을 투명 디스플레이로 활용한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5)에서 처음 공개된 바 있다. 현대모비스는 독일 광학 기술 업체 자이스(ZEISS)와 이 기술을 공동 개발 중이며, 오는 2029년경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회사는 또한 SDV의 핵심인 통합 플랫폼 개발에 속도를 내고, 오는 2028년 이후 글로벌 고객을 대상으로 사업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이는 전동화 분야에서는 배터리 안전성을 향상시키는 기술을 개발해 시장을 선도한다는 의지다.
셀 사이 내화 패드(Fireproof Pad)를 삽입한 격실 구조와 고온에 강한 내열·내화성 소재를 적용해 열 전이를 완전히 차단하는 배터리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이때 내화 패드는 배터리 화재 시 열 전이를 막아 불이 다른 셀로 번지는 것을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회사는 과거 배터리 화재 시 소화 약제를 자동 분사해 즉시 진압하는 시스템도 개발한 바 있다.
현대모비스는 차량용 반도체와 로보틱스 분야의 경쟁력 강화 방안도 구체화했다. 차량용 반도체 개발은 시스템 반도체와 전력 반도체의 두 가지 전략으로 추진된다. SDV 제어용 통신용 시스템온칩(SoC)과 배터리 모니터링 반도체(BMIC)에 대한 자체 설계 역량을 확보하는 전략이다. 자체 설계한 전력 반도체의 양산도 가속화할 방침이다.
이미 국제표준화기구(ISO)의 도로 차량 기능 안전 국제 인증 ‘ISO 26262’ 최고 등급을 획득한 연구개발(R&D) 프로세스를 이행 중이다. 총 16종의 반도체를 자체 개발해 양산하고 있고, 현재 차세대 반도체 11종을 개발 중이다. 이와 관련해 회사는 ‘K-車 반도체’ 기술 경쟁력 강화와 차량용 반도체 생태계 역량 강화를 주제로 한 포럼을 다음 달 하순경 개최한다.
이와 함께 로보틱스 사업에서는 차량 조향 시스템과 유사성이 높은 구동기(Actuator)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액추에이터가 휴머노이드 로봇 제조 비용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이 분야에도 역량을 투입한다. 센서·제어기·그리퍼(Gripper) 등 로보틱스 사업 영역을 확장이 목표다.
다른 한편, 이규석 사장은 이번 인베스터 데이에서도 수익성 중심의 사업 체질 개선을 재차 강조했다. 현대모비스는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해, 오는 2027년까지 연평균 매출 성장률 8% 이상 달성을 목표로 잡았다. 영업이익률을 5~6% 수준으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이를 위해 제품 개발부터 양산까지 전 단계에 걸쳐 손익 관리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이러한 사업 체질 개선을 바탕으로 글로벌 위상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2033년까지 북미·유럽 등 주요 고객을 대상으로 핵심 부품 분야 매출 비중을 40%까지 확대한다. 중국·인도 등 고성장 신흥시장에서도 수주를 대폭 늘릴 전망이다. 이 사장은 현지 특화 사양 개발과 부품 공급망 강화 등을 통해 신흥 시장 공략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사측은 지난해 발표한 재무 전략을 유지하며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와 주주환원의 균형을 통해 주주 가치를 극대화할 것을 강조했다. 올해 초 밝힌 정책에 따라 현금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등 전략적 주주환원 정책을 이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헬로티 최재규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