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앤스로픽이 최대 100억 달러(약 14조 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 통신은 21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라운드가 성사되면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역사상 손꼽히는 초대형 메가라운드로 기록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앤스로픽은 당초 최대 50억 달러 규모의 신규 자금 조달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투자자 수요가 예상보다 크게 몰리면서 목표 금액이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투자 라운드는 아이코닉 캐피털이 주도하며, 라이트스피드 벤처 파트너스, 멘로 벤처스 등 유력 벤처캐피털이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카타르 국부펀드(QIA), 싱가포르 국부펀드(GIC) 등 글로벌 투자기관과도 협의가 진행 중이다.
이는 지난 3월 투자 유치 이후 불과 5개월 만에 이뤄지는 또 다른 대규모 자금 조달이다. 당시 앤스로픽은 라이트스피드 벤처 파트너스가 주도한 라운드에서 약 615억 달러의 기업가치로 35억 달러를 확보했다. 이번 투자가 성사되면 기업가치는 단기간에 약 세 배 가까이 상승할 것으로 추정된다.
앤스로픽은 오픈AI 출신 연구진이 2021년 설립한 기업으로, AI 모델 ‘클로드(Claude)’ 시리즈로 잘 알려져 있다. 지난 5월 공개된 최신 모델 ‘클로드 오푸스 4’는 자연어 처리와 복잡한 추론 성능에서 주목받았다. 현재 아마존과 구글이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며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점도 앤스로픽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투자 유치가 오픈AI와 일론 머스크의 xAI와의 경쟁 구도를 더욱 치열하게 만들 것으로 보고 있다. 오픈AI와 xAI 역시 올해 들어 수십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유치해 데이터센터 확충과 인재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AI 산업의 글로벌 패권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대규모 자본을 동원한 초거대 AI 기업 간 경쟁은 데이터 인프라, 반도체 자원, 인력 시장 전반에까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번 앤스로픽의 자금 조달도 단순한 기업 성장 차원을 넘어, AI 산업 전반의 경쟁 지형을 다시 그리는 신호로 해석된다.
헬로티 서재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