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피더스가 2나노미터(nm) 반도체 시제품 제작에 성공하며, 첨단 공정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19일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라피더스는 전날 홋카이도 지토세시 공장에서 제작한 2나노 트랜지스터 시제품을 공개하고, 이달 10일 전기 신호 제어 기능이 정상 작동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라피더스 고이케 아쓰요시 사장은 “기존 산업 관점에선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빠르게 결과를 냈다”며 이번 성과를 “획기적인 사건”으로 평가했다. 지난 4월 공장을 가동한 이후 불과 수개월 만에 트랜지스터 기능 검증까지 마친 셈이다.
하지만 본격적인 양산까지는 과제가 적지 않다. 아사히신문은 “불량률을 낮추고 품질을 안정화하지 않으면 대규모 자금 조달이나 고객 확보는 어려울 것”이라며, 생산 수율 향상이 최우선 과제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라피더스는 약 5조 엔(한화 약 46조8천억 원)에 달하는 양산 투자금 중 현재까지 1조7,225억 엔(약 16조1천억 원)만 확보한 상태다.
이번 시제품 공개는 TSMC가 올해 하반기 2나노 양산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일본이 첨단 반도체 시장에서 기술 주권 회복을 노리는 신호탄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다만, TSMC와 삼성전자처럼 수십 년간 공정 노하우를 축적해온 글로벌 선두 기업과 달리, 라피더스는 기술적 기반이 상대적으로 짧아 시장의 신뢰를 얻기까지 넘어야 할 벽이 많다는 평가도 나온다.
2022년 도요타, 키옥시아, 소니, NTT 등 일본 대기업 8곳이 중심이 되어 설립한 라피더스는 일본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 지원을 바탕으로 첨단 반도체 자립을 추진 중이다. 향후 일본 내 후공정 생태계와의 연계를 통해 글로벌 공급망에서의 영향력 회복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헬로티 서재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