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날 3D 프린팅은 다양한 산업 분야와 일상에 혁신을 가져온 핵심 기술로 자리 잡았다. 재료를 층층이 쌓아 물체를 만드는 적층 방식의 이 기술은 시제품 제작을 넘어 실제 생산까지 확장되며 변화를 이끌고 있다. 그렇다면 이 혁신적인 기술은 언제, 어떻게 시작되었고 어떤 역사를 거쳐 발전했는지 그 시작과 발자취를 따라가 본다.
3D 프린팅이란 정확히 무엇인가?
3D 프린팅은 재료 블록을 깎거나 틀에 붓는 방식과 달리, 재료를 쌓고 융합하는 '적층 기술' 기반이다. 이는 재료 낭비가 적고 복잡한 형상 구현이 용이하다는 장점을 가졌다. 일반적으로 '3D 프린팅'은 데스크톱 장비나 FDM 방식 등 대중적인 기술을, '적층 제조(AM)'는 산업용 응용 분야를 지칭하는 경향이 있다. '쾌속 조형(Rapid Prototyping)'은 1980년대 시제품 제작에만 쓰였던 초창기 기술 용어였으나 지금은 모든 빠른 프로토타이핑을 포함하는 의미로 진화하고 있다.
3D 프린팅의 시작은 언제?
3D 프린팅 아이디어는 산업 제품 개발 가속화에서 비롯됐다. 1980년대 초 일본과 프랑스에서 UV 광을 이용한 광경화성 수지 경화 장치 특허 시도가 있었으나 상용화되지 못했다. 본격적인 역사는 1984년 미국인 찰스 '척' 헐이 '광경화성 수지 조형 방식(SLA)' 특허를 출원하며 시작됐다. 그는 1987년 3D 모델링 표준 파일인 STL 파일을 개발하고 3D Systems를 설립했다. 1980년대 후반, 칼 데카드가 선택적 레이저 소결(SLS) 특허를 출원하고 DTM Corp.를 공동 설립했으며 S. 스캇 크럼프는 용융 적층 모델링(FDM) 특허를 제출하고 Stratasys를 설립하며 핵심 기술 기반을 다졌다.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반은 3D 프린팅 기술의 빠른 상용화 시기였다. 초기 장비는 크고 고가였으며 주로 자동차, 항공우주, 의료 등 대규모 제조업체의 산업용 프로토타이핑 시장에 집중됐다. 1987년 3D Systems는 첫 상용 SLA 프린터 'SLA-1'을 출시했다. 1992년에는 Stratasys의 첫 FDM 프린터 '3D Modeler', DTM의 첫 SLS 프린터 'Sinterstation 2000'이 연이어 선보였다. 1994년에는 독일의 EOS가 첫 상용 금속 3D 프린터 'EOSINT M160'을 공개하며 적용 재료의 폭을 넓혔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3D 프린팅은 대중화 시대를 맞았다. 주요 특허 만료와 경쟁 심화로 기술과 장비 가격이 낮아져 대중에게 접근 가능해졌다. 2005년, 자가 복제 3D 프린터 제작 목표의 오픈 소스 'RepRap 프로젝트'가 시작되며 대중적 관심이 증가했다. 2009년 주요 FDM 특허가 만료되자 MakerBot 등이 수백 달러대의 데스크톱 3D 프린터를 출시하며 개인 사용자의 문턱을 낮췄다. Thingiverse 같은 디자인 공유 플랫폼도 확산에 기여했다. 2012년 Formlabs가 합리적인 SLA 프린터 'Form 1'을 선보였고 이후 SLS 등 다른 핵심 기술 특허도 만료되면서 더 작고 저렴한 장비 등장이 가속화됐다.
이처럼 3D 프린팅 기술은 실험실 아이디어에서 시작하여 특허 경쟁, 상용화, 그리고 대중화의 과정을 거치며 발전해 왔다. 단순한 시제품 도구를 넘어 이제는 맞춤 생산, 복잡 부품 제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산업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는 핵심 기술로 자리매김했다. 척 헐의 SLA 특허 이후 약 40년, 3D 프린팅 기술은 계속 진화하며 앞으로도 산업과 일상에 더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헬로티 김재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