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흐름을 읽는 스마트한 습관 [글로벌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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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보틱스] 로봇이 여는 ‘시력 혁신’...포사이트로보틱스, 1억2500만 달러 규모 펀딩 확보
이스라엘 안과 수술 로봇 기술 업체 포사이트로보틱스(ForSight Robotics)는 미국 벤처캐피털(VC)사 이클립스(Eclipse)가 주도한 1억2500만 달러(약 1700억 원) 규모의 시리즈 B 라운드를 완료했다고 전했다.
이번 자금 조달 라운드에는 이클립스 외에도 비공개 전략적 투자자와 기타 기존 투자자가 상당수 참여했다. 이로써 회사의 총 자금이 1억9500만 달러(약 2600억 원)에 달했다. 이번 시리즈 B 투자 유치는 회사의 급속한 성장과 주요 성과에 힘입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사측은 이를위해 지난 한 해 동안 경영진을 확충하고, 안전·품질 관련 ‘ISO 13485’ 인증을 획득했다.
회사는 이번 투자를 통해, 백내장 및 기타 안과 질환을 위한 세계 최초의 로봇 수술 플랫폼 ‘오르욤(ORYOM)’의 상용화에 고삐를 당겼다. 오르욤은 수술 정밀도를 높이고, 환자가 고품질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며, 외과의의 신체적 부담을 줄여주도록 설계됐다.
기체에는 인공지능(AI) 기반 알고리즘, 컴퓨팅 비전(Computing Vision), 미세 역학 기술 등이이식됐다. 이를 통해 눈의 모든 지점에 도달할 수 있어, 외과의가 복잡한 각도에서도 수술할수 있도록 돕는다. 또 전후방 부위 모두에 접근 가능하도록 설계돼, 녹내장 및 망막 수술의 토대를 마련한다.
현재까지 20여 명의 안과 전문의가 오르욤을 이용해, 수백 여 건의 동물 안구 수술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사측은 올해 최초의 인체 임상 시험을 준비하고 있고, 내년에는 로봇 백내장수술 임상 시험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르욤은 이번에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안과의 부족과 안과 수요 증가의 글로벌 이슈 해결에 기여할 전망이다.
조셉 네이선(Joseph Nathan) 포사이트로보틱스 공동 창립자 겸 최고의료책임자는 “로봇 기반의료 혁신 모델을 제시한 ‘인튜이티브 서지컬(Intuitive Surgical)’사가 등장하기 전 일반외과가 그랬듯, 안과도 로봇 혁명의 새로운 지평을 열 것”이라며 “이번 투자 유치를 통해, 안과 수술 분야에도 동일한 수준의 혁신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소감과 포부를 전했다.

[반도체] 마이크론 “HBM 점유율 25% 간다”...삼성전자 자리 흔들리나
마이크론이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에서의 성과를 발판 삼아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AI 반도체 수요 급증에 힘입어 HBM3E 12단 공급을 본격화한 마이크론은 올해 하반기 HBM 점유율을 2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내세우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양분하던 글로벌 D램 시장 구도에 균열을 일으키고 있다.
마이크론은 6월 26일(현지시간) 2025 회계연도 3분기(3~5월) 실적 발표를 통해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한 93억 달러(약 12조60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D램 부문은 HBM 매출 급증에 힘입어 71억 달러를 달성했다. 특히 HBM 매출은 전분기 대비 약 50% 증가하며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회사의 핵심 전략은 최신 HBM3E 12단 제품의 대량 공급이다. 마이크론은 업계 1위 SK하이닉스에 이어 엔비디아에 12단 HBM을 공급하는 두 번째 기업이며, 최근에는 AMD의 차세대 AI 가속기 MI350에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 외에도 브로드컴, 마벨,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다양한 글로벌 빅테크 기업을 고객사로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CEO는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HBM 사업에서 연간 60억 달러 이상의 런레이트를 달성 중이며, 시장 점유율은 전체 D램 점유율 수준에 근접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 연말로 제시됐던 점유율 목표 달성 시점을 하반기로 앞당기며, 3분기 중 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마이크론의 HBM 점유율은 5.1%로 삼성전자(42.4%)와 SK하이닉스(52.5%)에 크게 뒤졌지만, 올해 1분기에는 출하량 확대에 힘입어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을 25%까지 끌어올린 상태다. 마이크론은 하반기 HBM 점유율을 최대 25%까지 확대하며, 전체 메모리 시장 내 존재감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AI] ‘AI 학습, 공정 이용’ 美 법원, 앤스로픽 무단 책 사용 합법 판결
생성형 인공지능(AI)의 훈련 과정에서 작가들의 책을 무단 사용한 행위가 미국 법원에서 ‘저작권 침해가 아니다’는 판단을 받았다. 앤스로픽이 저작권 침해로 제소된 사건에서 법원이 ‘공정 이용(fair use)’을 인정하면서, AI 개발사와 콘텐츠 저작권자 간의 법적 경계에 중대한 선례가 될 전망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연방지방법원의 윌리엄 알섭 판사는 6월 23일(현지시간), 작가들이 제기한 저작권 침해 소송에서 앤스로픽의 손을 들어줬다. 이번 소송은 작가들이 자신들의 책이 앤스로픽의 AI 모델 ‘클로드(Claude)’ 훈련에 무단 활용됐다며 제기한 것이다. 법원은 AI 훈련을 위한 책 사용이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았으며, 공정 이용 범위 내에 포함된다”고 판결했다. 알섭 판사는 “앤스로픽의 언어모델은 원저작자의 창작 표현을 복제하거나 그대로 재현하지 않았기에 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AI 훈련은 원작의 창의성과 표현을 변형적 방식으로 활용한 새로운 목적의 사용”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미국 저작권법상 허용되는 공정 이용 원칙을 적용한 것으로, AI의 훈련 목적을 단순한 복제가 아닌 창조적 활용으로 본 것이다. AI 기술 기업이 학습 데이터와 관련한 법적 책임을 둘러싸고 활용해 온 주요 방어 논리인 공정 이용이 법원에서 인정받은 첫 사례다. 다만 법원은 앤스로픽이 AI 훈련에 사용한 책 상당수를 해적 사이트 등에서 불법 다운로드한 행위에 대해서는 “작가의 권리를 침해한 것”이라며 위법성을 인정했다. 이에 법원은 앤스로픽이 작가에게 지불해야 할 손해 배상액을 확정하기 위한 후속 재판을 오는 12월에 열기로 결정했다.
이번 판결은 AI 산업의 데이터 활용 방식에 대한 법적 불확실성에 일단의 기준을 제시한 사례로 평가된다. 특히 미국 내 AI 학습 데이터로 활용된 콘텐츠의 저작권 보호 범위를 두고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다수의 빅테크 기업이 유사 소송에 직면한 가운데, 본 판결이 향후 유사한 판례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보안] 160억 건 로그인 정보 다크웹에 유출…통합형 크리덴셜 덤프, 대규모 보안 위협 부상
리투아니아 사이버 보안 전문 매체 Cybernews의 보안 리서치팀이 최근 약 160억 건에 달하는 로그인 정보가 다크웹을 통해 유출된 정황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번 정황은 단일 기업의침해 사고가 아닌, 수십 건의 과거 유출 자료와 정보 탈취 악성코드로 수집된 데이터가 결합된 형태로 기존에 알려진 크리덴셜 유출 사건 가운데 최대 규모로 기록된다.
리서치팀은 다크웹에서 접근 가능한 클라우드 저장소를 통해 해당 크리덴셜 덤프를 확인했으며 총 30개 이상의 데이터 유출 기록에서 추출된 이메일 주소와 비밀번호, 세션 토큰, 쿠키정보가 포함돼 있었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유행한 인포스틸러(Infostealer) 악성코드가 감염된 사용자 기기에서 수집한 최신 정보도 일부 포함된 것으로 분석됐다. 해당 악성코드는 사용자가 로그인 과정에서 입력한 정보를 수집해 외부로 전송해 이를 반복 축적한 데이터가 대규모로 재구성됐다.
해당 데이터에는 구글, 애플, 페이스북, IBM, 텔레그램 등 주요 IT 서비스 사용자의 로그인 정보가 포함돼 있었으며 일부 정부 및 금융기관 도메인의 계정도 포착됐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여러 소스에서 수집된 데이터가 통합되어 유통되는 상황에 우려를 나타냈다. 단일 시스템에서 발생한 침해 사고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크리덴셜 기반 공격의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수있기 때문이다.
보안 전문가들은 이번 유출을 계기로 비밀번호 기반 인증 체계의 취약성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재사용되는 비밀번호, 단순 조합 사용, MFA 미적용 등은 공격자에게 자동화된 계정 탈취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다단계 인증(MFA) 활성화, 패스키(Passkey) 도입, 비밀번호 관리자 사용, 정기적인 비밀번호 변경과 노출 점검이 권장된다.

[물류] 아마존, 4천여 개 중소도시·농촌으로 당일배송 확대
아마존이 미국 내 4,000개 이상의 소도시·읍면·농촌 지역으로 당일 및 익일 배송을 확대한다.
아마존은 올해 말까지 이들 지역의 수천만 명의 프라임 회원에게 빠른 배송을 제공하고,이를 위해 총 40억 달러를 투자해 배송망을 3배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전략은 단순한 속도 경쟁을 넘어 상대적으로 물류 사각지대였던 농촌 지역 고객들의 일상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아마존은 2023~2024년 역대 최단 배송 기록을 세운 데 이어 올해는 당일배송 품목 수가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하는 등 속도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종이타월, 기저귀, 애완동물 사료 등 일상 필수품 수요 증가에 대응, 주요 생활용품에 대해 당일배송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2025년 1분기 기준, 생활 필수품의 카테고리 성장률은 미국 내 타 카테고리 대비 2배 이상이다.
텍사스의 노스 파드레 아일랜드부터 오하이오의 포트 세네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지역에서 당일배송이 가능해지며 고객은 25달러 이상 구매 시 무제한 무료 배송을 누릴 수 있다. 더그 헤링턴 아마존 스토어 CEO는 “도심이든 시골이든 모두 동일한 아마존 경험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배송 속도를 높이기 위해 아마존은 기존 농촌 배송센터를 ‘하이브리드 허브’로 전환해 재고를 현지에 보관하고 최종 패키징까지 담당하도록 바꾸고 있다. 또 AI 알고리즘을 활용해 각 지역별 고객의 구매 성향을 분석하고 해당 지역에 맞춤 상품을 배치하고 있다.
이번 확대는 배송만이 아니라 일자리 창출 효과도 기대된다. 신규 물류센터마다 약 170명의 직접 고용이 발생하며 평균 시급은 연방 최저임금의 3배 수준이다. 또 입사 첫날부터 건강보험 등 복지가 제공된다.

헬로티 김재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