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동산 법률] 2025년 6월 23일 -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수많은 계약을 맺으며 산다. 물건을 사고파는 행위부터 주택 임대차, 서비스 이용에 이르기까지, 이 모든 계약의 시작점에는 '청약(請約)'이라는 중요한 법률 행위가 존재한다. 민법상 계약 성립의 핵심 요소인 청약은 무엇이며, 어떤 요건을 갖춰야 유효하고, 어떠한 법적 효과를 발생시키는지 자세히 살펴본다.
1. 청약의 의의: 계약을 향한 확정적 제안
청약은 특정 계약을 성립시킬 목적으로 상대방에게 제시하는 일방적이고 확정적인 의사표시를 말한다. 이는 단순히 협상을 시작하자는 제안이 아니라, 상대방이 '승낙'만 하면 곧바로 계약이 성립될 수 있을 정도로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특정 물건을 얼마에 팔겠다는 구체적인 제안이 청약에 해당한다.
이와 구별되는 개념으로 '청약의 유인(誘引)'이 있다. 청약의 유인은 상대방에게 청약하도록 유도하는 행위로, 그 자체로는 계약을 성립시킬 의사가 없는 경우를 말한다. 백화점의 상품 진열이나 아파트 분양 광고 등이 대표적인 청약의 유인 사례이다. 이는 고객이 구매 의사를 밝히는 것이 청약되고, 백화점이나 분양 회사가 이를 승낙함으로써 계약이 성립되는 구조이다.
2. 청약의 요건: 구체성과 계약 의사의 명확성
유효한 청약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요건을 갖춰야 한다.
확정성 (구체성): 청약은 승낙만으로 계약이 성립될 수 있을 정도로 계약의 주요 내용(예: 매매대금, 물건의 종류와 수량 등)이 구체적으로 확정되어 있거나, 적어도 확정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 내용이 불분명하여 상대방이 승낙하더라도 계약의 내용이 명확하지 않다면 이는 청약으로 보기 어렵다.
계약 체결의 의사: 청약자는 청약에 대해 상대방이 승낙할 경우, 그에 구속되어 계약을 체결하겠다는 진정한 의사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단순히 정보를 제공하거나 협상을 위한 제안은 청약이 아니다.
상대방의 특정성 (원칙): 청약은 특정인에게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불특정 다수인에게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자동판매기의 설치는 불특정 다수인에 대한 청약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승낙은 반드시 청약자에게 이루어져야 한다.
3. 청약의 효과: 구속력과 계약 성립의 가능성
유효한 청약이 이루어지면 다음과 같은 법적 효과가 발생한다.
청약의 구속력: 청약은 발송된 후에는 청약자가 임의로 철회할 수 없는 구속력을 가진다. 이는 상대방이 청약을 신뢰하고 승낙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보호하기 위함이다.
승낙 적격: 청약은 상대방에게 승낙할 수 있는 권리, 즉 '승낙 적격'을 부여한다. 상대방은 청약의 유효 기간 내에 승낙함으로써 계약을 성립시킬 수 있다.
계약의 성립: 청약자가 정한 승낙 기간 내에, 또는 승낙 기간을 정하지 않은 경우에는 상당한 기간 내에 상대방의 승낙이 청약자에게 도달하면 계약이 성립된다. 특히, 멀리 떨어져 있는 당사자 간의 계약(격지자 간 계약)은 승낙의 통지를 발송한 때에 계약이 성립하는 '발신주의'를 따른다.
연착된 승낙의 처리: 만약 승낙이 정해진 기간을 지나 늦게 도착(연착)했다면, 원칙적으로 그 승낙은 효력이 없다. 그러나 청약자는 연착된 승낙을 새로운 청약으로 간주하여 다시 승낙함으로써 계약을 성립시킬 수도 있다.
이처럼 청약은 계약 성립의 첫 단추이자 매우 중요한 법률 행위이다. 청약의 의미와 요건, 효과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은 법률관계를 명확히 하고 분쟁을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헬로티 김근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