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픽스가 자체 개발한 세계 최초 블루카본 모니터링 위성인 ‘블루본(BlueBON)’이 성공적으로 발사됐다고 5일 밝혔다.
블루본은 1월 14일(미국 동부 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우주군기지 발사장에서 우주로 발사됐다. 글로벌 우주업체 스페이스엑스(SpaceX)의 ‘트랜스포터-12’ 라이드셰어(승차공유) 미션을 통해 팔콘나인(Falcon9) 로켓에 실렸다.
이후 지난 22일 최종적으로 정상 사출 진행되어 전원, 통신 등 위성의 기본적인 기능이 정상 작동되고 지상국 교신에도 성공했다. 27일 기준 현재까지 수신한 데이터 상 임무궤도에 성공적으로 진입한 것으로도 확인됐다.
블루본은 괭생이모자반을 비롯한 블루카본(blue carbon, 해양·해안 생태계 탄소 흡수원)을 관측하기 위해 개발된 위성이다. 텔레픽스가 자체 개발한 다분광 카메라(multispectral camera)가 탑재됐으며 기존 위성에 비해 최적화된 공간 해상도와 분광 채널을 갖춰 부유 해조류의 양과 분포를 효율적으로 확인 가능하다.
이렇게 수집된 블루카본 모니터링 정보는 최근 전세계적으로 화두로 떠오른 탄소배출권 시장에도 활용될 수 있어 자사 주요 다운스트림(위성 데이터 가공 등을 포괄한 산업군) 비즈니스 모델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또한 블루카본은 지상 탄소 흡수원인 그린카본보다 탄소 흡수 및 저장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도 알려져 있어 블루본의 위성 데이터를 통해 기후위기 대응, 해양환경 개선 등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러한 혁신성을 인정 받아 세계 최대 ICT 박람회인 CES 2024에서 국내 위성시스템 기업 최초로 ‘모두를 위한 인간 안보(Human Security for All)’ 분야 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특히 이번에 우주로 쏘아올린 블루본 위성은 위성용 고성능 인공지능(AI) 프로세서 ‘테트라플렉스’도 탑재됐다. 테트라플렉스는 우주 공간에 있는 위성에서 직접 AI 모델 추론 및 영상 처리를 할 수 있도록 텔레픽스가 독자개발한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 엣지 컴퓨팅 솔루션이다.
큐브위성인 블루본에 테트라플렉스가 탑재돼 위성 규모 대비 방대한 정보를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테트라플렉스에 들어간 GPU는 블루본 규모 10배에 달하는 미국 글로벌 우주 기업의 200kg급 최신형 위성에 탑재된 것과 동일한 제품이다.
이에 텔레픽스는 테트라플렉스가 탑재된 블루본을 통해 현재 우리나라 정부에서 제공하는 괭생이모자반 탐지 서비스 대비 2500배 이상의 고해상도 분석 결과를 자체 처리하고 서비스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텔레픽스는 블루본의 전반적인 위성 시스템 안정화를 마친 후 배터리 충전 온도, 전력 생산량 등 초기 상태를 파악하고 임무 수행을 위한 위성 초기 운용(LEOP, Launch and Early Orbit Phase)을 준비할 예정이다. 궤도 배치 후 위성 시스템의 기능 및 성능을 점검하고 본격적인 임무 수행 준비에 나서는 것이다. 또한 사우디아라비아 등 해외 여러 기관과 업체에 블루카본 모니터링 데이터 판매 등을 논의 중이다.
박영제 텔레픽스 미래혁신기술연구소장은 “이번에 발사한 블루본은 바다에 직접 접근하지 않고도 전세계 해조류 서식 분포를 관측할 수 있는 위성으로, 위성시스템 부품부터 탑재 소프트웨어, 위성정보 분석 솔루션까지 텔레픽스가 자체 개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텔레픽스의 업스트림과 다운스트림 모두 아우르는 위성 전문 기업으로서의 개발 역량을 보여주는 뜻 깊은 프로젝트”라며 “향후 글로벌 탄소배출권 시장 진출, 위성 수출 등 여러 방면으로 비즈니스 확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헬로티 이창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