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비엠이 지난달 국세청의 특별 세무조사를 받은 가운데, 오너 일가의 가족회사인 데이지파트너스의 자금 거래가 주목받고 있다.
데이지파트너스는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과 그의 가족이 지분 100%를 보유한 가족회사로, 이동채 전 회장과 배우자 김애희 씨가 각각 20%씩, 장남 이승환 씨와 장녀 이연수 씨가 각각 30%씩 보유하고 있다.
2021년, 데이지파트너스는 에코프로이노베이션으로부터 에코프로비엠 지분 5%를 약 4871억 원에 인수했다. 당시 데이지파트너스의 자본금은 약 280억 원, 현금성 자산은 5억 원에 불과했으나 4871억 원의 자금이 필요한 거래를 어떻게 성사시켰는지 의구심을 낳았다. 공시 자료에는 에코프로이노베이션과의 차입 계약을 통해 자금 문제를 해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입 계약으로 데이지파트너스는 에코프로이노베이션에 4871억 원의 미지급금이 발생했으며, 연 4.6%의 이자를 지급해야 했다. 2022년 말까지 2124억 원이 남아 있었으나, 지난해 말 모두 상환된 것으로 공시됐다.
업계에서는 수년째 매출이 전혀 없었던 데이지파트너스가 1년 만에 자본 규모가 33배 증가해 1조 3000억 원을 돌파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에코프로비엠 주가 상승에 따른 평가이익으로, 데이지파트너스는 일부 지분을 매도해 시세차익을 실현하고 에코프로이노베이션에 대한 미지급금을 상환했다. 현재도 에코프로비엠 지분 3.99%를 보유하고 있다.
데이지파트너스의 4800억 원대 자금 동원 여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에코프로 그룹 측은 지주사 전환을 완료하기 위해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이 보유한 에코프로비엠 지분 정리가 필수적이었다고 설명했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체제에서 자회사는 손자회사 외의 다른 계열사 지분을 가질 수 없기 때문에 이를 모두 정리해야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특수관계사인 오너 가족회사에 부를 몰아주기 위한 편법 자금 거래라는 지적과 함께, 오너 2세의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데이지파트너스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논란 속에서 데이지파트너스의 자금 조달 방식과 에코프로비엠 지분 취득 과정에 대한 투명성 확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헬로티 맹운열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