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유치 지원 플랫폼 ‘빅웨이브’ 기업공개 행사 열려
‘20대 1 경쟁률 돌파’ AI·ICT·딥테크·바이오 등 분야 유망 스타트업 15개사 등판
“초격차 유망 스타트업 발굴, 해외 진출 등 지원사격”
지난 2020년 국내 스타트업 수가 300만 개사를 돌파한 가운데 국내 스타트업에 대한 세계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비즈니스 매체 포브스(Forbes)는 ‘아시아에서 주목할 스타트업’으로 국내 스타트업 9개 업체를 지목했다. 이에 더해 전 세계 시가총액 상위권에 랭크된 기업을 비롯해 벤처캐피털(VC) 등에서 국내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등 국내 스타트업 성장을 가속화하는 사례도 증가하는 추세다.
반면 지난해 국내 내수 투자 시장은 침체를 지속한 것으로 분석됐다. 국내 스타트업 투자 정보 플랫폼 더브이씨(The VC)에 따르면 지난해 스타트업 대상 투자는 전년 대비 건수 43.4%, 규모 56.0% 감소했다. 하반기에 반짝 반등했지만 전체적인 투자 시장이 축소된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에는 스타트업 투자액이 5조3619억 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9% 증가해 다시금 성장의 물꼬를 텄다. 이 배경에서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는 이달 22일 국내 대기업과 스타트업을 매칭해 협업 체계 생태계를 구축하는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 정책 ‘딥테크 밸류업 프로그램’의 출범을 알리며 스타트업 지원을 본격화했다.
여기에 중기부·인천광역시·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가 함께 기획한 스타트업 투자유치 플랫폼 ‘빅웨이브(BiiG WAVE)’를 통해 초격차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그들의 해외시장 진출 활로를 열고 있다.
이 가운데 빅웨이브의 13번째 기업 투자설명회(Investor Relations, IR)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인공지능(AI)·정보통신기술(ICT)·딥테크·바이오 등 분야 업체 15개사가 투자 관련 기관·기업·관계사 등을 대상으로 자사의 기술·솔루션·경쟁력 등을 소개했다. 이번에 빅웨이브 사업에 참여하게 된 15개 업체는 300여 개 지원업체 중 2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초격차 유망 스타트업이다.
이들 업체는 버시스, 사고링크, 왓섭, 인터랙트, 큐링이노스 등 AI·ICT 솔루션 스타트업을 비롯해 공새로, 딥플랜트, 리조트피플, 워터베이션, 체인로지스 등 비즈니스 혁신 기술 업체로 구성됐다. 여기에 바스젠바이오, 엑토좀, 오스테오바이오닉스, 인핸드플러스, 카이미 등 바이오 헬스케어 업체도 함께 선정됐다.
업계 키워드로 급부상한 ‘디지털라이제이션’...주목할 스타트업은?
산업 내 디지털 전환(DX) 양상이 가속화되면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화 스타트업이 조명받았다. AI를 차용해 서비스·플랫폼을 구축한 스타트업부터 최근 산업 안에서 뜨거운 감자로 군림하고 있는 온디바이스(On-Device) 기반 기기를 다루는 스타트업까지 다양한 디지털 기술 업체가 투자자의 눈길을 끌었다.
먼저 노코드 기반 확장현실(XR) 콘텐츠 제작 플랫폼 업체 ‘인터랙트’는 XR 플랫폼 ETXR을 개발해 각종 산업 분야에 사용자 맞춤형 XR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XR은 등장 초기 게임·엔터테인먼트 분야 특화된 기술로 인식됐지만, 인터랙트는 ETXR을 필두로 이 한계를 돌파해 도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 소방·국방·경찰·교육·안전·게임·전시·교통·건설 등 분야에서 교육 훈련 시스템부터 시뮬레이션 자료를 구축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ETXR은 사용자가 직접 XR 환경을 구축하는 플랫폼인 만큼 직관적인 XR 환경 제작 프로세스와 맞춤형 기능을 제공한다. XR 환경 구축을 위한 틀인 템플릿이 기본 설계다. 그래픽·사운드 등 요소가 이식된 이 템플릿을 드래그 앤드 드롭(Drag & Drop) 방식으로 조합해 하나의 3D 공간을 구축한다.
권남혁 인터랙트 대표는 “사용자는 ETXR을 통해 모든 상호작용이 가능한 나만의 공간을 생성하고 운영할 수 있다”며 “기존 플랫폼 대비 제작 비용 80% 절감, 제작 기간 50% 단축 등 강점을 도출한다”고 말했다. 인터랙트는 자체 제작한 XR 시뮬레이션 엔진을 경쟁력으로 아시아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으며, 향후 인도네시아·아랍에미리트 등 국가에 진출할 계획이다.
또 다른 스타트업 '큐링이노스'는 테니스 테크 업체로, 사용자가 편하게 운동할 수 있는 인프라를 제공하고 있다. 테니스는 국내에서 인기가 치솟고 있는 만큼 관련 산업 또한 성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큐링이노스도 비즈니스를 확장하고 있다.
해당 업체는 로보틱스, AI, 플랫폼 등 세 가지 테마로 세분화된 테니스 인프라 무인화 솔루션 ‘아이볼브(iVOLVE)’를 보유했다. 아이볼브는 파트너 없이도 코트에서 로봇과 함께 테니스를 즐기는 시스템이다. 로봇은 사용자에게 공을 제공하는 역할, 공을 줍는 역할 등을 수행한다. 또 AI 기능을 통해 사용자의 플레이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자세 교정에 대한 코칭 서비스를 제공한다. 인아웃 무인 심판 기능도 탑재돼 완전한 무인화를 실현했다.
아이볼브 플랫폼 솔루션은 시장에 분포된 기존 테니스 플랫폼에 있는 매칭 기능과 함께 교육·훈련 등 기능도 내재화해 경쟁력을 확보했다. 권예찬 큐링이노스 대표는 “아이볼브는 현재 전 세계 테니스 업계 인건비 이슈에 대응 가능한 솔루션”이라며 “혼자서도 훈련 가능하지만, AI 분석 기능을 기반으로 메인 코치와 함께 훈련해 실력 향상을 노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핸드플러스'는 AI 스마트워치 기반 개인 맞춤형 복약 관리 솔루션 스타트업이다. 스마트워치에 온디바이스 AI 기능을 심어 복약 관리 애플리케이션, 관리자 웹으로 구성된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스마트워치는 사용자 손의 움직임을 통해 평소 언제 어떤 약을 복용하는 지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분석한 후 복약 관리 솔루션을 제공한다. 일반적인 스마트워치 기능과 함께 카메라 모듈, AI 칩이 내장돼 와이파이(Wi-Fi) 없이도 흡입기·혈당계·다약제·자가주사·음식 등에 대한 데이터를 다룬다. 아울러 건강 라이프로그, 생성형 AI ‘챗GPT’와 연동된 서비스도 제공한다.
송은영 인핸드플러스 BD 매니저는 “자사 스마트워치는 임상시험, 원격 모니터링 등 의료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며 “손목의 주치의로서 단순한 스마트워치가 아닌 토털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마트워치로 활약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끝으로 푸드테크 스타트업 '딥플랜트'는 AI 기반 육류 품질 예측 및 가공 솔루션을 보유했다. 육류의 품종, 부위와 관련한 맛·연도·pH 등에 대한 데이터를 AI 모델로 분석해 품질을 최적화한 육류를 시장에 제공하고 있다. 대상 육류는 지방이 적고 단백질이 많은 부위로, 육즙이 부족한 구조의 부위를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딥 에이징(Deep Aging)’이 핵심 기술이다.
단백질 효소를 분해하는 기술을 차용해 웻 에이징(Wet Aging), 드라이 에이징(Dry Aging) 등 기존 숙성 방식 대비 부드러운 육질을 구현한다. 물리적 가공 과정을 거치지 않고, 육류 손상을 최소화하기 때문에 맛과 식감 측면에서 경쟁력을 발휘한다.
딥플랜트는 자체 개발한 숙성 가속화 장비 ‘딥 에이징 챔버’를 통해 딥 에이징 기술을 산업에 제시하고 있다. 고등급 육류 대비 지방 함량이 적은 저등급 육류와 비선호 부위를 챔버에 넣고 10일 정도의 딥 에이징 공정을 거치면 연도와 육즙 함량이 개선된 높은 상품화의 고기가 도출된다.
김철범 딥플랜트 대표는 “현재 다양한 육류 관련 대기업에 딥 에이징으로 처리한 육류를 공급하고 있다”며 “자연 가공이 대부분인 동남아 지역을 필두로 글로벌 진출을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헬로티 최재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