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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대담] ‘산업 디지털 전환 촉진법’으로 무엇이 달라지나?

한국산업지능화협회 김태환 상근부회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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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제정으로 산업데이터 권리보호와 지원근거 마련”

“산업계, 디지털 전환 산업 생태계 구축 마중물 기대”

 

지난해 12월 28일, ‘산업 디지털 전환 촉진법’ 제정안이 공포되고 올해 7월 본격 시행된다. 이 법은 산업 전반에 디지털 기술을 적용함으로써 밸류체인(가치사슬) 전체를 혁신하고 고부가가치화하기 위한 제도와 지원 근거를 담고 있다. ‘산업 디지털 전환 촉진법’ 제정을 위해 누구보다 많은 노력을 해온 한국산업지능화협회 김태환 상근부회장은 “기업의 디지털 전환에 발목을 잡았던 산업데이터의 활용 문제를 해소하고 디지털 전환 산업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특별대담에서는 법 시행 3개월을 앞두고 우리 산업계는 어떤 준비를 해야 되는지 김태환 상근부회장을 모시고 ‘산업 디지털 전환 촉진법’에 대해서 얘기를 나눠봤다.

 

 

Q. 산업 디지털 전환이 업계에서는 지금 큰 화두입니다. 특히 관련법이 공포가 되고 오는 7월 시행을 앞두면서 더욱 관심이 뜨겁습니다. 이제 업계에서 널리 쓰이는 용어가 된 만큼 산업 디지털 전환에 대한 개념 정의가 좀 필요하다고 보는데요.

A. 우리가 산업 디지털 전환을 한다는 것은 산업을 지능화하겠다는 말과 같습니다. 그런데 산업을 지능화하기 위해서는 먼저, 산업에서 필요로 하는 데이터를 생성해야 하고 이를 잘 수집 저장한 다음, 인공지능을 통해서 분석하고 그 결과를 다시 산업에 피드백하는 형태로 이루어져야 됩니다. 이것은 다른 말로 사이버 피지컬 시스템(CPS)이라고도 할 수 있죠. 산업 디지털 전환이라는 것은 결국 산업의 각 영역에 CPS를 구현하는 의미로 보면 될 것 같습니다. 특히, 제조 영역에서 산업 디지털 전환이라고 하면 공정의 최적화는 물론, 제품을 지능화하고 서비스를 고도화함으로써 산업 생태계 전체를 혁신하고 고부가가치화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Q. ‘산업 디지털 전환 촉진법’을 제정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A. 산업데이터 관점에서 보면, 현행법으로는 산업데이터 관리 규범이 없어서 기업들이 데이터로 사업을 하고자 했을 때는 상당한 애로사항과 불확실성이 전개되고 있었습니다. 실례로 하나 말씀드리면, 제조 공정상의 어떤 데이터를 수집해서 새로운 사업을 한다고 했을 때 여기에는 제조공장의 소유주가 있을 것이고, 또 설비를 공급하는 협력업체가 있을 수 있으며 IT 기업도 관여해야 하기 때문에, 이런 경우에 과연 데이터의 주인은 누가 될 것이냐는 거죠. 그리고 데이터로 인한 수익 배분 문제도 곧 맞닥뜨리게 될 것입니다. 또한, 중소·중견기업은 디지털 전환함에 있어서 인력, 자금, 기술 개발 역량 등이 부족하기 때문에 정부가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필요했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Q. 산업 디지털 전환 촉진법은 법으로써 산업 디지털 전환을 촉진시키자는 의미인 것 같은데,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들을 담고 있습니까.

A. 산업 디지털 전환 촉진법은 산업 전반에 디지털 기술을 적용함으로써 밸류체인 전체를 혁신하고 고부가가치화 하기 위한 제도와 지원 근거를 담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인적 또는 물적으로 상당한 투자와 노력을 통해 산업데이터를 새롭게 생성한 자에 대해 ‘사용수익권’을 인정하는 제도를 최초로 도입하고,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해 산업데이터에 관한 관리를 공정한 상거래 관행에 반하는 방법으로 사용수익권을 침해할 경우 손해를 입힌 자에 대해 배상 책임을 부과했습니다. 이는 산업데이터가 경제적 가치를 지닌 무형의 성과로서 보호 대상에 해당함을 명시함으로써 각 주체가 적극적으로 산업데이터 생성을 위한 투자를 하고 스스로 보호 활동을 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거죠.

 

또한, 산업 데이터의 생성 또는 활용에 관여한 이해관계자들이 그 결과로 발생한 이익을 합리적으로 배분하기 위한 계약을 체결하도록 적극 권고하고 기업들이 실제 산업 현장에서 참고할 수 있는 계약 가이드라인도 마련하도록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불공정한 계약 강요나 부당한 이익 취득은 금지하도록 했습니다.

 

이 외에도 기업들이 디지털 전환을 촉진하기 위한 다양한 지원 제도의 근거를 마련했습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산업 디지털 전환 선도사업을 발굴해 행정·기술·재정 규제 개선 등을 지원할 수 있고, 산업데이터의 생성·거래·연계·활용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산업데이터 표준화를 추진할 수 있게 되었죠. 아울러, 산업 디지털 전환에 필요한 각종 기술·장비·소프트웨어 개발 촉진과 전문인력 양성 등 고용 지원도 가능해졌습니다.

 

Q. 이 법이 공포되기까지 제정 경과를 한 번 설명해주시죠.

A. 시작은 2020년 7월에 문재인 대통령이 디지털 뉴딜을 발표하면서 시작이 됐고요. 곧 이어 산업부에서는 디지털 기반의 산업 혁신 성장 전략이라는 것을 발표하게 됩니다. 그리고 국회에서는 산업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해서 필요한 내용들을 가져다가 법안을 통해서 발의를 하게 됐는데, 세 개의 법안이 발의가 됐습니다.

 

먼저, 산업 디지털 전환 촉진 법안을 조정식 의원이 대표 발의했고, 이후 산업 디지털 전환 및 지능화 촉진에 관한 법안은 고민정 의원이, 기업 디지털 전환 지원 법안에 대해서는 양금의 의원이 발의해, 이 세 개의 법안은 계속해서 산중위를 통해서 검토가 되었고 일곱 차례의 계류를 통해서 작년 12월에 국회를 통과, 올 1월에 공포가 된 상황입니다.

 

Q. 누구보다도 한국산업지능화협회가 이 촉진법 제정을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노력들을 하셨나요?

A. 우리는 법안에 대한 총괄업무를 맡았고요. 따라서 산업계라든지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하고 수요를 파악했으며 법안의 초안을 법무법인과 함께 작성하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발의 후에는 국회 소위에 대응해야 하기 때문에 발의용 국회 자료집을 제작, 배포했고요. 또 저의 개인적으로는 전문가 공청회에 참석해서 산업계의 의견을 대변했었죠. 법안이 통과된 이후에는 세부사항을 시행령이나 시행규칙에 담기 위해서 지금 작성 중에 있고 산업 디지털 전환을 하면서 산업데이터의 사용수익을 보장하기 위해서 산업데이터 거래 가이드라인을 개발 중에 있습니다.

 

Q. 이제 7월이면 산업 디지털 전환 촉진법이 시행될 텐데요. 미래 일이긴 합니다만 전망을 해본다면 앞으로 이 법 제정으로 무엇이 달라질 수 있을까요.

A. 두 가지 측면을 말씀드릴 수 있겠는데요. 첫 번째는 현행법상의 어떤 공백사항을 해소할 수 있을 겁니다. 현행법인 민법, 저작권법, 부정경쟁방지법에서는 기업이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서 생성한 산업데이터에 대해서 소유권이라든지 권리보호를 할 수가 없는 실정입니다. 그래서 저희가 이번 법안을 통해서 그런 문제를 해소할 수 있도록 했고요. 또, 산업 데이터 거래 가이드라인을 두어 공정한 계약을 할 수 있게 해서 이익의 합리적 배분을 도모하고자 했으며, 산업 데이터 인증제도를 통해서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를 계속해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입니다. 이렇게 되면 기업들은 산업데이터를 활용해서 어떤 수익을 낼 수 있는 모델이 나올 수 있을 것 같고요. 또 한편으로는 이러한 산업데이터들이 산업 내 또는 산업 간의 공유를 통해서 더욱 활성화되는 효과를 수 있다고 봅니다.

 

두 번째는 산업 디지털 전환에 대해서 이제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이 가능해졌다는 겁니다. 규제개선과 행정·기술·재정적 지원을 제공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됨으로써 기업들은 디지털 전환 역량 강화와 협력, 그리고 국내 디지털 전환 산업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Q. 그렇다면 제조업계에서는 법 시행을 앞두고 무엇을 준비해야 되는지 궁금해 할 것 같습니다.

A. 우리나라는 주력 제조업들이 포진해 있고, 또 IT가 강국인 강점을 갖고 있습니다. 따라서 제조 산업이 ICT를 잘 접목해서 산업 디지털 전환을 선도할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를 맞았다고 생각이 듭니다.

 

산업 디지털 전환 시대에 제조업들은 제품의 서비스화를 해야 하고 제조의 서비스화도 해야 하며 더 나아가서는 새로운 사업 모델을 만들어 내서 더 큰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여기서 제품의 서비스화라고 하면, 먼저 스마트한 제품을 만들고 디지털 데이터를 생성시켜서 관리 가능한 연결된 제품 시스템으로 발전하게 되면 결국 다른 시스템과의 연결을 통해서 시스템 생태계를 구성하게 되어 새로운 비즈니스가 만들어지게 되는 거죠. 제품 판매 이후의 서비스 사업을 영위할 수 있게 된 겁니다. 또 제조의 서비스화는 좀 더 복잡하긴 한데, 수평적 통합의 IT영역과 수직적 통합의 OT영역이 통합하게 되면 스마트공장이 됐다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런 개별 공장의 스마트화 뿐만 아니라 밸류체인상의 연결되어 있는 기업 간에도 사실 스마트화 되고 연결이 되어야 됩니다. 그래야 만이 밸류체인 전체 공정의 최적화를 이룰 수 있기 때문이죠.

 

산업데이터 관점에서 좀 더 강조하고 싶은 것은 개량적 데이터의 중요성입니다. 현대 경영학을 창시한 피터 드러커는 “측정되지 않으면 관리가 안 되고 측정되지 않으면 개선이 안 된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습니다. 사실 이런 개념을 우리가 잘 아는 6시그마에서 적용을 하고 있죠.

 

우리가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해서 명확한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관리 포인트, 즉 개인이 됐든 조직이 됐든 어떤 운영지표를 잘 준비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 운영지표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도록 가시화하기 위해서는 데이터가 필요한데, 이 데이터는 IT 시스템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올라오는 OT 데이터도 포함합니다. 이렇게 운영지표와 필요한 데이터셋을 잘 매핑해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면 일단은 가시화가 될 것이고, 그 다음에 데이터가 모이면 예측이 되고, 여기에 시뮬레이션 기능을 도입한다면 우리가 원하는 사업 성과를 달성할 수 있는 관리 체계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Q. 결국에는 산업데이터를 어떻게 제대로 활용하느냐가 산업 디지털 전환의 핵심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데이터를 어떻게 표준화하느냐가 관건일 것 같은데요.

A. 데이터 표준화에 앞서서 산업데이터의 특성을 한 번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요. 산업데이터라 하면 우리가 제품을 개발하고 생산 유통하는 전체의 산업 활동에서 발생하는 데이터 모두를 칭할 수 있습니다. 이 데이터에는 일반적인 IT 시스템에 저장돼 있는 데이터를 포함해서 이미지나 음성, 그 외 비정형화되어 있는 수많은 데이터들이 있겠죠. 그리고 실시간적으로 올라오는 이 데이터들은 분석해야 되는 어떤 특성을 갖고 있어서 일반 데이터와는 구분이 됩니다.

 

산업데이터들을 어떻게 잘 활용할 것이냐, 더 나아가서는 원활한 거래를 위해 소유권이나 권리보호를 명확히 정리해주고 수익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배분할 것이냐, 또 어떻게 표준화를 해서 효율적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할 것이냐 등의 문제가 걸려 있습니다. 따라서 산업데이터는 표준화만 해서 될 문제는 아닌 거죠.

 

어쨌거나 이제 표준화가 하나의 시발점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표준화 관점에서는 기존 IT 시스템에서 사용하는 데이터의 표준화도 필요하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OT 데이터, 즉 현장에서 올라오는 데이터 표준화가 더 중요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산업데이터를 잘 활용하면 더 좋은 제품 개발과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되고 또 고객 만족도가 높아져 결국 기업 경쟁력이 향상되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할 있게 되는데, 그 시작은 산업데이터 표준화라는 거죠.

 

Q 산업 디지털 전환을 얘기하면서 요즘 빼놓지 않는 화두가 탄소중립입니다. 탄소중립과 산업 디지털 전환의 상관관계를 어떻게 바라보면 좋을지 설명해주시죠.

A. 탄소중립은 산업 디지털 전환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어 보이는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탄소중립은 2020년 10월에 문재인 대통령께서 ‘2050 탄소중립 선언’을 한 바 있고, 그 이후에 정부는 ‘2050 탄소중립추진전략’, ‘탄소중립기술혁신추진전략’ 등 구체적인 추진 방안을 제시했으며, 그리고 작년 9월에는 탄소중립·녹색성장기본법을 공포함으로써 전 세계적으로 14번째 법을 갖게 된 나라가 됐습니다. 그리고 작년 말쯤에는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발표했고요. 탄소중립을 위한 10대 핵심기술 또한 이미 범부처에서 발표한 바가 있습니다.

 

산업부 입장에서는 크게 2가지 이니셔티브를 추진하고 있는데, 그 하나는 탄소중립으로 대표되는 친환경이 될 것이고, 또 하나는 디지털 혁신에 관한 것이 되겠습니다. 산업부가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업종에 대해서 탄소저감 기술을 적용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제조기업이 디지털화로 공정을 고도화함으로써 탄소를 덜 배출하는 방향으로 힘을 쏟고 있는 것이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Q. 산업계의 디지털 전환을 위해 앞으로 협회는 어떤 활동들을 이어나갈 계획입니까.

A. 협회는 기본적으로 플랫폼 역할을 잘 해야 된다고 봅니다. 특히, 다양한 산업계와 정부를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해서 산업 디지털 전환이라는 국가적 목표를 달성하는데 기여를 해야 될 것 같고요. 또 산업 디지털 전환이라는 것은 어느 한 기관이나 한 업종에서만 가능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저희가 공급기업연합회도 구성했습니다. 또 향후에는 국회와도 네트워크 협업 체계를 구축해서 여러 가지 플랫폼 기능을 할 계획입니다.

 

무엇보다도 7월 시행을 앞두고 법안에 담고 있는 산업 디지털 전환에 대한 여러 가지 약속을 이행하는 데 힘을 기울이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업종별, 기술별 연대를 통해서 산업 디지털 전환 선도과제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협업지원센터를 통해서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데 노력을 할 것이고요. 또 산업별, 기업별 디지털 전환 현황이라든지 수준 파악 등 실태조사를 해서 정부 정책에 잘 반영되도록 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산업데이터 활용에 있어서 표준화, 플랫폼화도 올해 본격적으로 할 것이며 전문인력 양성과 인력 고용 등 여러 가지 지원책 마련에도 협회가 할 일이라고 봅니다.

 

헬로티 임근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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