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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도 AI로봇 시대-③] 사람과 로봇 공존을 위한 ‘안전’ 그리고 생산성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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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티 함수미 기자 |

 

무형정보의 지능화에 따른 변화는 로봇으로 나타나고 있다. 로봇이 무형정보 지능화를 인식·인지하면서 ‘협동로봇’으로 사람을 보조하고 대체되고 있기 때문이다. 협동로봇이 상용화될수록 ‘안전’에 대한 이슈가 떠오르고 있다. 안전성이 대두되고 있지만, 로봇의 가장 중요한 점은 바로 ‘생산성’이다. 생산성과 안전은 공존할 수 있는 것일까? 지난 9월 8일 열린 ‘4차 산업혁명과 로보틱스 컨퍼런스 2021’에서 경희대학교 임성수 교수가 제시한 사람과 로봇의 공존을 위한 생산성과 안전의 조화 방법을 정리했다.

 

 

협동로봇의 시초는 2013년 독일 Volkswagen 엔진 조립 공정에 투입된 협동로봇 UR이다. 사람이 하던 작업을, 사람의 공간에 로봇을 집어넣어 로봇이 대신하게 되는 ‘협동로봇’의 시작점이었다. 사람의 작업공간과 로봇이 분리되는 것이 당연했던 전통적인 산업 현장에서 벗어나 사람과 로봇이 함께 공존하는 협동로봇 시대가 도래하게 된 것이다.

 

기존의 공간분리형 로봇은 △사람과 로봇의 작업공간 분리(원천적 접촉차단)를 위한 공간 확보 필요 △기존 생산/작업 라인에 추가 어려움 △공간분리를 전제로 한 기능 활용 한계 등의 구조적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사람과 로봇이 공간을 공유하게 되면서 △협동작업으로 인한 생산성 향상 △기존 생산/작업 라인에 추가 편리(새로운 활용 가능성)의 장점을 누릴 수 있게 됐다.

 

사람과 로봇의 협동작업, ‘안전’의 필요성

 

공간공유형 로봇은 생산성 향상이라는 가장 중요한 장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장에 적용되기 어려운 점이 존재했다. 바로 ‘안전성’이다. 사람과 로봇의 공존을 위해 로봇의 안전은 필수지만 생산성을 떨어뜨려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사람과 로봇이 충돌할 기회가 원천적으로 차단됐다. 공간분리형 로봇의 경우 안전펜스의 문을 여는 순간 로봇에 전달되는 파워가 끊어졌기 때문이다. 즉, 기존의 생산현장에서 로봇은 사람이 옆에 있을 때는 일을 할 수 없었다. 이런 경우 안전은 보장되지만,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없다. 사람의 능력과 로봇의 생산성을 확보할 수 있는 새로운 방안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공간분리형 산업용 로봇 케이스 경우에, 대략 4~5년 동안 적지 않은 숫자의 안전사고가 발생했다. 상당수가 중증의 상해·치명적인 사고다. 대부분의 사례는 로봇을 사용하는 사람이 지켜야 할 수칙을 지키지 않아 일어난 사고다. 하지만 공간이 분리된 로봇의 경우에도 적지 않은 숫자의 안전사고는 사람과 공간을 공유하는 협동로봇에 대한 안전 이슈를 대두시키기에 충분했다.

 

 

협동로봇 안전의 기준은?

 

안전 관련된 이슈가 대두되면서 협동로봇과 관련된 안전기준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하는 전 세계적인 고민이 대두됐다. 앞장서서 고민했던 곳은 국제표준기구(ISO)였으며, 몇 년의 연구 끝에 국제 표준을 만들어냈다. 어떻게 안전을 확보해야 할지,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지에 대해 ISO는 기존의 산업용 로봇 국제표준에 협동로봇을 추가해 다루기 시작했다. 로봇과 관련된 요구 조건들이 기술 발전과 더불어 다양하게 세분됐다. ISO는 협동로봇에 대한 기준을 △ISO 10218-1 로봇 표준 △ISO 10218-2 로봇 시스템과 통합 표준 △ISO/TS 15066 협동로봇 표준 세 가지로 분류했다.

 

위 세 개의 기준이 국제표준에서 정의한 협동로봇의 기준이다. 단, 로봇과 로봇 시스템의 구분은 명확하게 나눠진다. 로봇에 도구 하나라도 붙게 되는 순간 로봇 시스템으로 분류되는데, 로봇 시스템에는 로봇뿐만 아니라 도구·환경·사람 등 주변의 작업물까지 포함한다. 로봇이 안전하게 만들어졌다고 할지라도, 로봇 시스템을 구성할 때 불안정한 위험 요소가 추가될 수 있기 때문이다. 로봇 시스템도 ‘안전’하게 만들어야 하는 기준이 필요하기 때문에 로봇과 로봇 시스템의 표준을 분리해서 만든 것이다.

 

협동로봇의 안전요구 조건 4가지

 

안전의 또 다른 이름은 ‘위험성’이다. 협동로봇 위험성의 가장 요소는 접촉, 즉 충돌이다. 로봇과 사람이 접촉하는 원인을 살펴보면 공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 영역을 어떻게 활용하는지’가 중요하다. 로봇과 사람이 공간을 공유하는 상황에서 어느 한쪽이 실수하게 되면 상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은 늘 위험성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위험 가능성을 사전에 방지하는 것이 관건이다.

 

 

협동작업의 종류 안전요구조건을 살펴보자면 위험성에 따라 △안전정격 감시모드 △핸드가이딩 △속도 및 이격거리 감시모드 △동력 및 힘 제한 4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안정정격 감시모드는 사람이 일정 선을 넘어서면 로봇의 속도가 0이 된다. 안전펜스와 비슷하지만 다른 점은 안전펜스를 넘은 경우에는 로봇의 파워가 끊기지만 안전정격 감시모드는 파워는 유지하지만, 속도가 0이 되는 것이다. 파워를 유지하기 때문에 전자의 경우보다 위험성은 조금 높지만, 파워를 완전히 끊어버리지 않기 때문에 다시 작업을 시작하는 것이 유리하다.

 

핸드가이딩은 사람이 로봇을 작동해 함께 일하는 것이다. 로봇은 힘을 쓰고, 사람은 방향을 가르쳐주는 것이다. 로봇이 알아서 움직이도록 사람이 먼저 위치를 알려주는 티칭과는 다르다.

 

속도 및 이격거리 감시모드는 로봇과 사람 사이의 거리를 끊임없이 관찰하면서 사람이 다가오게 되면 로봇의 속도를 조금씩 줄어지는 것이다. 작업은 계속해서 수행하지만, 사람이 다가오면 속도가 조금씩 줄어들면서 마침내 접촉하게 되면 속도가 완전한 0으로 된다. 앞선 경우보다 고도화된 기술이 요구되며, 그에 따른 부가적인 센서도 필요하다. 끊임없는 관찰이 필요하기 때문에, 신뢰할 수 있는 센서를 구축해야 하며 그에 따른 비용적인 문제가 존재한다.

 

동력 및 힘 제한모드가 진정한 의미의 사람과 로봇의 협동작업이라 할 수 있다. 로봇과 사람이 부딪히더라도 ‘해를 입히지 않을 정도’의 속도와 힘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 협동작업이 가장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의문점이 든다. 로봇이 어느 정도의 속도로, 어떻게 움직여야 사람에게 상해를 안 입히는 것인가? 그렇기에 상해는 언제 발생하는지에 대한 기준이 필요하게 된다.

 

생산성은 최대한 높이고, 위험성은 줄여야

 

충격의 피크치가 얼마나 낮아져야 사람이 상해를 입지 않을 것인가? 이 기준값은 로봇의 속도와 힘에 달렸다. 하지만 자동차 충돌실험과 달리 로봇은 움직이는 경로의 시나리오, 형상에 따른 충돌 가능성 시나리오가 매우 많기 때문에 실험 진행이 어렵고 표준을 세우기 쉽지 않다.

 

독일 연구팀은 2010년 후반부터 어느 정도의 힘과 압력이 전달되면 사람이 상해를 입느냐에 대한 기준을 정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독일 연구팀은 29개 신체 부위별 힘과 압력 한계치를 도출해낸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경희대학교 연구팀은 확인 실험을 진행했고, 더 정확한 결과값이 나와 독일연구팀과 협업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양 연구팀은 사람의 피부 조건, 질량 조건에 따라 29개의 바디포인트를 재현해내서 측정했다. 하지만 너무 많은 변수를 일일이 측정하기란 현실적으로 힘들다.

 

다양한 변수값을 측정하기 위해 경희대학교 연구팀은 충돌 모델을 만들었다. 로봇과 사람이 충돌할 때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에 대한 해석 연구를 진행하며 다양한 실험데이터를 활용해 만들어 낸 솔루션이다. 앞서 말했던 충돌검증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힘과 압력’이다. 압력과 힘의 결과값에 따라 상해 결과값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경희대학교 연구팀은 인체모델에 다양한 형상에 따른 충돌실험을 진행했고, 실험데이터와 시뮬레이션 해석 충돌 모델이 높은 수준의 정확도 단계까지 올랐다고 전했다.

 

지금까지 로봇의 움직임을 설계할 때 안전성은 배제된 상태에서 진행됐다. 또한 안전을 고려하더라도 단순히 충격 피크치에만 관심을 집중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경희대학교 연구팀은 그동안 집중됐던 충돌의 최고지점에서 피크치를 낮추는 것뿐만 아니라, ‘피크치가 아닌 경우에서 로봇 속도를 얼마까지 높일 수 있는 것인가’에 초점을 맞춘 연구를 진행했다. 안전한 영역에서 생산성을 최대한 올리기 위해서다.

 

로봇과 사람의 충돌은 ‘형상, 속도, 질량’이라는 다양한 요소가 존재한다. 무거운 로봇인지, 뾰족한 로봇인지, 빠르게 움직이는 로봇이냐에 따른 결과값이 달라진다. 경희대학교 연구팀은 영향을 미칠 실험을 통해 충돌 시에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을 분석하고, 사람의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속도를 알아냈다.

 

충돌 위험성이 있으면 속도를 줄이는 것만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지만, 이제 충돌 모델 솔루션을 통해 줄일 수 있는 속도의 마지노선을 알게 된 것이다. 즉, 안전을 ‘정량화’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사람과 로봇 공존, 나아가야 할 방향은?

 

가야 할 길은 멀다. 기존의 안전을 고려하지 않았던 로봇의 동작에서 안전과 기능을 다 고려한 로봇의 동작을 만들어내야 하는 것이다. 기능을 위한 동작 설계에 대한 아이디어‧데이터‧정보는 많은 것에 비해 안전에 대한 기술은 이제 시작 단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전성’을 챙기는 것이 ‘생산성’을 저해하지 않는다는 것이 확인된 것은 희망을 주는 큰 발전이다.

 

사람에겐 살아오면서 경험을 통해 누적되는 동작지능과 안전지능이 있다. 사람의 동작지능과 안전지능을 로봇에 비유하자면 로봇은 동작지능만 발전해 왔다. 사람이 안전 지능에 관한 데이터를 충족해왔던 것처럼 로봇에 적용한다면, 사람과 로봇이 공존하면서 생산성과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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