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가 성장하는 가운데 상당수 가계가 체감 경기 침체와 재정적 어려움을 동시에 겪는 ‘붐세션’ 현상이 주목받고 있다.
미국 경제방송 CNBC는 미국 경제가 겉으로는 호황이지만 상당수 미국인은 그 성과를 누리지 못한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붐세션(boomcession)’은 경기 호황을 뜻하는 ‘붐(boom)’과 경기 침체를 뜻하는 ‘리세션(recession)’을 합친 합성어로, 미국 경제가 각종 지표상으로는 견조한 확장 국면을 보이지만 평균적인 미국인은 그 혜택을 체감하지 못하는 상황을 가리킨다.
이 용어를 만든 매트 스톨러(Matt Stoller)는 미국 비영리 싱크탱크 아메리칸 이코노믹 리버티스 프로젝트(American Economic Liberties Project)의 연구 책임자이자 반독점 옹호가로, 경제 산출과 증시가 급등하고 소비 지출이 크게 늘었으며 팬데믹 이후 우려됐던 경기 침체도 현실화하지 않았지만, 많은 미국인이 사상 최고 수준의 부채 부담 속에서 재정 상황을 매우 비관적으로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톨러 연구 책임자는 전통적인 기준으로 보면 “경제는 매우 잘 돌아가고 있다”고 하면서도, “보통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개념은 2022년 팬데믹 이후 견조한 경제 지표와 부정적인 소비자 심리 사이의 괴리를 설명하기 위해 등장한 ‘바이브세션(vibecession)’과 맥을 같이 한다고 CNBC는 전했다.
또한 소득 계층에 따라 경기 체감이 극명하게 갈리는 상황을 설명하는 ‘K자형 경제(K-shaped economy)’와도 비교될 수 있는 개념으로, 상위 계층에 속하지 않는 이들이 겪는 실질적 재정적 어려움에 주목하자는 취지가 담겼다는 설명이다.
스톨러 연구 책임자는 ‘붐세션’ 프레임워크가 최근 몇 년간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소비자 심리지수 사이의 상관관계가 과거 60년 동안의 일반적인 추세에서 눈에 띄게 벗어나는 현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컨설팅 회사 KPMG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다이앤 스웡크(Diane Swonk)는 “이런 상황은 처음 본다”며, “40년 동안 이 일을 해 왔지만 이렇게까지 괴리가 큰 사례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괴리를 키우는 요인으로, 스톨러와 경제학자들은 인플레이션이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작용하지 않는 점을 지적했다.
데이터에 따르면 소비자는 소득 계층이나 거주 지역 등에 따라 서로 다른 물가 상승률에 직면하며, 이에 따라 체감 물가와 부담이 크게 달라진다.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가 2020년부터 2025년까지 주요 필수 지출 항목을 추적한 결과, 식료품과 주거비 인플레이션이 가장 많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 두 항목은 2024년 기준 저소득층 소비자의 지출에서 비중이 특히 높았다.
모건스탠리 이코노미스트 헤더 버거(Heather Berger)는 저소득층이 역사적으로 고소득층보다 더 높은 인플레이션률을 겪어왔다고 분석했다.
또한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의 물가상승률 목표치인 2%를 전반적인 인플레이션이 상회하는 시기에는 이 격차가 더 벌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CNBC에 따르면 이는 팬데믹 이후에만 나타난 특수 현상으로 보기 어렵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Atlanta Fed)은 올해 보고서에서 2006년 2분기부터 2020년 3분기까지 저소득 지역의 식료품 가격이 고소득 지역보다 약 9% 더 많이 올랐다고 밝혔다.
스톨러 연구 책임자는 생활 편의점과 식료품점이 부족한 지역에 더 많은 식료품점을 유치하면 경쟁이 늘어나 가격 인하 압력이 생기고, 이로써 지역 간 인플레이션 격차를 완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경제에서 독점화가 체계적인 특징이고, 가격 차별 역시 체계적인 특징이라고 본다면, 그다지 어려운 결론은 아니다”라며 “만족감을 느끼는 사람과 불만족을 느끼는 사람이 서로 다른 가격을 적용받는 구조”라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은 올해 주택과 의약품 가격을 낮추기 위한 여러 조치를 추진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거의 없다”고 주장했지만, 최신 지표는 물가상승률이 통화정책 당국이 건강한 수준으로 간주하는 연 2%보다 높은 수준임을 보여주고 있다고 CNBC는 전했다.
경제학자와 투자자들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러한 생활비 부담 완화 정책이 어떻게 강화될지 지켜보고 있다.
한편 금융 교육 플랫폼 너드월렛(NerdWallet)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엘리자베스 렌터(Elizabeth Renter)는 팬데믹 초기 2020년대에 시행된 각종 경기부양 프로그램이 종료된 이후 가계가 당시보다 훨씬 덜 보호받는다고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New York Fed)이 지난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미국의 신용카드 부채는 1조 2800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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