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가 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아시아 접경국과의 연결 인프라를 본격 확대한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지난 16일, M-12 고속도로 동부 구간 개통식에 화상 연결로 참석해 “카자흐스탄, 몽골, 중국, 북한과의 국경으로 연결되는 접근 도로 건설 문제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러시아의 극동 및 시베리아를 국제 물류의 핵심 축으로 육성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우리는 동부 노선을 적극적으로 개발할 것”이라며 “이번에 개통한 M-12 고속도로 구간은 단순한 도로 개통이 아니라 튜멘(Tyumen)까지 노선을 확장하고 시베리아와 극동을 잇는 핵심 간선도로망과의 연결을 염두에 둔 큰 그림의 일부”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중국, 북한을 포함한 접경국들과의 도로 연결은 러시아의 환적 능력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킬 것”이라며 “이 노선은 단순한 국가 간 도로가 아닌, 국제 운송 체계 속에서 경쟁력을 갖춘 물류 동맥으로 기능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러시아는 서방의 제재로 인해 유럽 중심의 무역 루트에서 탈피, 동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시베리아 철도 및 M-12 고속도로와 같은 내륙 물류축 강화에 더해 중국과의 육상 연결망 확대는 일대일로 전략과도 맞물리는 핵심 협력 분야로 부상하고 있다.
M-12 고속도로는 모스크바와 카잔을 연결하는 대형 인프라 프로젝트로 러시아 정부는 이를 동쪽으로 튜멘과 극동 지역까지 확장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번 개통으로 러시아 내륙에서 아시아 국경까지 연결되는 전략 도로 축 구축에 시동이 걸렸다.
이와 함께 북한과의 국경 도로 건설 가능성에 대해 푸틴이 직접 언급하면서 한반도 및 동북아시아를 둘러싼 지정학적 변화에 러시아가 본격적으로 개입하려는 의도 역시 엿보인다. 푸틴 대통령은 “이제 우리의 도로가 단지 러시아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국제적 운송 아키텍처의 일환이자 물류 흐름의 핵심 경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러시아가 실질적인 도로 건설을 착수하게 될 경우 유럽-중국 간 육상 물류 재편과 동북아 교통 네트워크 변화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헬로티 김재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