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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대 물류로봇 반란…티라로보틱스, webROS로 로봇 업계 ‘애플’ 꿈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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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물류로봇이 넘지 못했던 ‘거친 바닥’의 장벽을 극복한 국산 로봇 기술이 전 세계 제조현장의 자동화 혁신을 선도하고 있다. 티라로보틱스는 고난도 환경에서도 작동 가능한 2세대 AMR(자율이동로봇)을 앞세워 미국, 일본 등 글로벌 시장에 잇따라 진출했으며, 더 나아가 개방형 로봇 플랫폼 ‘webROS’를 통해 산업 생태계 전환을 꾀하고 있다. 이 플랫폼은 기존 로봇 산업의 폐쇄성을 허물고, 다양한 산업 전문가들이 로봇 기술을 기반으로 혁신적인 애플리케이션을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티라로보틱스는 ‘플랫폼 중심 생태계’가 산업 패러다임을 바꾸는 핵심이라는 믿음 아래 로봇 업계의 애플을 꿈꾸고 있다.

 

2세대 AMR, 제조혁신의 신호탄

 

티라로보틱스는 물류로봇 시장에서 ‘2세대 AMR(자율이동로봇)’이라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며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일반적인 AMR이나 AGV는 평탄한 바닥에서의 물류 이송에 최적화된 1세대 로봇으로, 바닥 상태가 거칠거나 기름기, 경사 등 환경 조건이 복잡한 경우에는 원활한 구동이 어렵다. 이로 인해 실제 산업 현장에서는 로봇 자동화가 부분적으로만 적용되는 한계가 존재했다. 특히, 생산 공정 중간의 이송 단계는 인력 의존도가 높아 자동화 사각지대로 남아 있었다.

 

티라로보틱스는 이러한 현실을 타개하고자, 미끄럽거나 울퉁불퉁한 바닥, 경사진 구간 등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로봇을 개발했다. 대표적으로 기름이 뿌려져 미끄러운 바닥 환경에서도 주행 가능한 로봇을 시연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해당 기술은 파커(Parker)와 같은 실제 산업 현장에서 검증됐다. 파커는 밸브를 제조하는 기업으로, 바닥에 오일이 자주 흘러 작업 환경이 미끄럽고 까다로운 조건을 갖고 있었다. 이 기업은 여러 로봇 기업들의 제품을 테스트했으나 대부분이 바닥 환경을 극복하지 못했다. 그러나 티라의 로봇은 해당 환경에서도 정확한 경로 주행과 이송 기능을 선보이며 최종 납품까지 이어졌다.

 

이처럼 단순히 로봇을 만들고 파는 데 그치지 않고, ‘현장 맞춤형 자동화 솔루션’을 제공하는 접근은 티라로보틱스의 가장 큰 강점이다. 기술 중심이 아닌, 산업의 구조와 공정 흐름을 이해한 결과이며, 이것이 ‘2세대 AMR’이라는 개념으로 귀결된다. 티라는 로봇 자동화가 어려운 마지막 공정, 즉 '이송 자동화의 마지막 퍼즐'을 해결하며 국내는 물론 세계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일본 공략, 글로벌 도약의 발판

 

티라로보틱스는 국내보다 오히려 해외 시장에서 먼저 성과를 거두며 글로벌 기술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제조업 기반이 크고 자동화 수요가 높은 미국 시장은 티라에게 중요한 전략적 거점이다. 미국의 제조업 환경은 평균 공장 수명이 길어 전반적으로 바닥이 매우 거칠고, 구조가 복잡하며 자동화 친화적이지 않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기존의 미국산 AMR이나 AGV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전체 고객의 약 90%가 자동화로부터 소외된 상태였다. 티라는 이 시장에서 기회를 포착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미국의 타이어 제조사 G사가 있다. 이 기업은 로봇이 거친 바닥을 따라 타이어를 200미터 이상 운반하고, ±5mm 오차 범위 내에서 장비에 정확히 적재하는 작업을 요구했다. 티라로보틱스는 현장 시연을 통해 이 까다로운 요구조건을 충족시키며 강한 인상을 남겼고, 이후 비즈니스 협의가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거친 환경 대응력’은 티라의 글로벌 전략에서 핵심 무기다.

 

뿐만 아니라 티라는 ‘PROMAT 2025’와 같은 세계적인 물류 자동화 박람회에 참여해, 미국의 DISHER, 한국의 LG CNS, 스페인의 Axertia, 일본의 YUASA 등 글로벌 파트너들과 공동 부스를 운영했다. 이는 단순한 제품 전시를 넘어, 글로벌 영업망을 확대하고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전략적 행보다. 이를 기반으로 티라는 미국, 일본, 스페인 등 각 지역의 시장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로봇 솔루션을 전개하고 있으며, 전시회 참가를 통해 제품의 기술 우위와 차별성을 직접 입증하고 있다.

 

글로벌 진출 전략은 단순한 수출을 넘어, 각국 파트너와의 공동 기획, 인증 획득, 맞춤형 기술 지원을 포함한다. 티라는 글로벌 SI 파트너들과 함께 성장하는 구조를 통해 ‘로봇 솔루션 플랫폼 기업’으로의 진화를 추구하고 있다.

 

자동화 난관을 푸는 기술 해법

 

로봇 기술의 고도화를 위해서는 단순한 하드웨어의 성능뿐만 아니라, 자율주행 알고리즘의 정교함과 환경 적응력 확보가 필수다. 티라로보틱스는 이 분야에서 독자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하드웨어+소프트웨어’ 통합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자율주행 기술은 GPS 기반의 외부 주행, SLAM 기반의 실내 주행이라는 이중 전략을 통해 환경에 따른 유연한 운용이 가능하다.

 

SLAM은 로봇이 미지의 공간에서 동시에 위치를 인식하고 지도를 그리는 기술로, 실내 환경에서 유용하지만 구조물이 바뀌거나 장애물이 많을 경우 혼란이 발생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티라는 카메라 기반의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기술을 개선했다. 즉, SLAM과 영상 인식 기술을 접목해 동적으로 변화하는 공간에서도 안정적인 자율주행이 가능하도록 구현한 것이다. 카트나 물류가 수시로 이동하는 복잡한 환경에서도 맵을 재구성하며 적응하는 능력은 타사 로봇과의 명확한 기술 격차를 보여준다.

 

더 나아가 티라는 물기가 많은 바닥, 경사진 통로, 배수구 등이 혼합된 식품공장의 자동화 문제도 해결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의 경우 해썹(HACCP) 기준에 따라 공장을 수시로 물청소하며, 바닥에 물기가 많은 환경을 유지한다. 기존 로봇은 이 환경에서 주행이 어려웠지만, 티라의 L300WG 모델은 이 같은 조건을 충족하며 실제 운용되고 있다. 또한 미국의 네슬레, 캠벨 스프 등 글로벌 식품사와도 납품 협의가 진행 중이며, ‘식품제조용 AMR’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개척하고 있다.

 

 

티라의 기술은 단순히 주행을 넘어, 산업의 자동화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역할을 한다. 환경을 정확히 분석하고, 솔루션을 입체적으로 제안하며, 이를 실제 현장에 도입하는 과정을 통해 ‘현장형 기술 기업’의 면모를 강화하고 있다.

 

로봇 생태계, 플랫폼이 해답이다

 

티라로보틱스는 로봇 산업의 본질적 혁신을 위해 ‘하드웨어 중심 구조’에서 ‘플랫폼 중심 생태계’로의 전환을 주창하고 있다. 지금까지 로봇 산업은 제조사가 폐쇄적 구조를 형성해 자사 로봇과 호환되는 서비스만을 제공하고, 타 산업 전문가가 이를 활용하는 데 제한이 있었다. 그 결과, 로봇은 특정 산업이나 기업의 틀 안에 갇혀 광범위한 확산과 응용이 어려웠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티라는 개방형 플랫폼 ‘webROS’를 제시한다. webROS는 LG전자의 webOS 오픈소스를 기반으로 ROS2(로봇 미들웨어)의 확장성과 융합해, 로봇 활용을 보다 손쉽게 만드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목적이 있다. 특히 웹 기반 인터페이스를 통해 로봇 전문 지식이 없는 사용자도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산업 전문가들이 각자의 영역에서 로봇을 활용한 서비스를 창출하는 기반이 된다.

 

플랫폼 전략은 단순한 기술 개방이 아니라, 수익모델 전환의 신호탄이기도 하다. 과거 애플이 앱스토어 생태계를 통해 개발자, 유통사, 하드웨어 제조사 모두에게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를 만든 것처럼, 티라는 로봇 플랫폼 생태계를 통해 유사한 수익 다각화를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LG전자는 TV에 webOS를 적용해 광고, 콘텐츠, 서비스 연계 수익으로 연간 1조 원을 벌어들이고 있으며, 이는 하드웨어가 아닌 플랫폼 수익의 대표적인 사례다.

 

티라의 목표는 단순히 ‘로봇을 잘 만드는 기업’이 아니라, ‘로봇을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드는 기업이다. webROS는 그 중심에서 새로운 산업 전환의 허브 역할을 할 예정이다.

 

 

기술 표준화와 AI 융합 전략

 

티라로보틱스의 플랫폼 전략은 기술 표준화와 AI 융합이라는 두 축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webROS는 ROS2를 기반으로, 다양한 로봇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이 상호 호환 가능한 구조로 설계되었다. 그 중심에는 통신 프로토콜 ‘DDS(Data Distribution Service)’가 있다. DDS는 원래 국방 목적으로 개발된 안정성 중심의 프로토콜로, 실시간 데이터 송수신이 필요한 로봇 운용에 최적화된 기술이다.

 

티라는 국내 DDS 전문기업 ‘구름네트웍스’와 협업을 통해 안정적인 통신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구름DDS는 국방뿐 아니라 로봇, 드론, 자율주행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이와 같은 기술 파트너십은 티라의 webROS 생태계 안정성을 더욱 강화한다. DDS 기반의 통신 환경은 다수의 로봇을 동시에 제어하고, AI 기반 의사결정 시스템과 연동해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주고받는 데 필수적인 요소다.

 

나아가 티라는 webROS 플랫폼을 AI와 접목시키는 구조로 확장할 계획이다. 단순히 로봇을 움직이는 수준을 넘어서, 상황 판단, 예측, 최적 경로 분석 등 고도화된 기능을 AI가 수행하게 하고, 사용자 인터페이스는 웹 기반으로 단순화해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이처럼 기술 표준화는 티라가 구축하는 생태계의 확장성과 지속 가능성을 보장한다. 수많은 개발자와 산업 전문가들이 동일한 인터페이스와 통신 기반을 활용해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이는 자연스럽게 글로벌 시장에서의 확산과 확장을 가능하게 만든다. 티라는 이를 통해 로봇 산업의 ‘애플’, 혹은 ‘구글’이 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맺으며

 

티라로보틱스는 단순히 로봇을 개발·판매하는 기업이 아니다. 로봇을 중심으로 한 산업 생태계의 새 틀을 짜고 있으며, 이 생태계를 통해 다양한 산업 전문가들이 로봇 기반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도록 돕고 있다. 플랫폼을 통해 로봇 산업의 확장성과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전략은 ‘한국형 로봇 생태계’의 모범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실패한 수많은 로봇 플랫폼 시도들 사이에서, webROS는 실제 시장성과 기술력, 생태계 구성 역량을 고루 갖춘 첫 번째 실질적 성공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티라로보틱스는 세계 시장에서 한국 로봇 플랫폼의 가능성을 입증할 첫 번째 주자가 될 준비를 마쳤다.

 

헬로티 임근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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