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까지만 해도 부동산 상담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은 “전세가 사라지는 건가요?”였다. 금리 급등과 역전세 공포가 뒤섞이며 집주인들은 월세를 선호했고, 세입자는 높은 보증금 부담을 피하기 위해 월세로 이동했다. 그러나 최근 상담 분위기는 완전히 바뀌었다. 30대 직장인 C씨는 “전세가 다시 오르고 있어요. 월세보다 전세가 더 유리해 보이는데 지금 들어가도 될까요?”라고 물었다. 불과 1년 만에 전세 시장의 흐름이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월세로 이동했던 수요가 다시 전세로 돌아오고, 전세 가격이 바닥을 찍고 반등하면서 시장은 조용하게 다음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전세의 반격이 어떻게 시작됐는지, 월세 중심 구조가 되돌릴 수 없는 변화인지, 그리고 실수요자와 투자자가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하는지 살펴본다. 전세는 죽지 않았다: 반격의 시작은 수요가 아니라 구조에서 비롯됐다 전세가 다시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단순히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 아니다. 구조가 변했기 때문이다. 전세 제도는 한국에만 존재하는 독특한 금융 시스템으로, 금리가 오를 때 약해지고 금리가 다시 안정될 때 강해진다. 월세 전환율이 높아지면서 “월세 시대”라는 말이 유행했지
2025년 가을, 부동산 시장이 다시 흔들리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이 35주 이상 연속 상승하며 사실상 ‘불장’의 전조를 보이자, 오랫동안 “집값은 반드시 떨어진다”고 외쳐온 폭락론 진영이 스스로 균열을 맞고 있다. 단순한 전망의 오류를 넘어, 시장을 해석하던 신념 체계가 무너지고 있는 시점이다. 이 현상은 단순히 일부 유튜버나 전문가의 논쟁에 그치지 않는다. 부동산을 바라보는 사회적 태도와 정보 소비의 패턴이 바뀌고 있다. 누가 맞느냐보다 어떤 근거로 말하느냐가 중요해진 시대다. 서울 아파트 36주 연속 상승, 규제의 한계 드러나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 2월 초 상승 전환 후 36주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강남 3구를 비롯해 마포·용산·성동 등 주요 지역에서 상승 폭이 확대됐고, 심지어 비규제 지역까지 열기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연이은 상승세에 조정대상지역 확대, 대출 규제 강화, 세제 압박 등 ‘3번째 부동산 대책’을 예고했다. 그러나 시장은 쉽게 식지 않는다. 이미 기대감이 가격에 선반영되었고, 수요 억제 정책만으로는 구조적 공급 부족을 해소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서울의 아파트 매물은 빠르게 줄고 있다. 서울 25
2025년 가을, 수원 망포역 인근에 분양된 ‘푸르지오 르마크’는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뉴스 중 하나였다. 전용 84㎡가 12억 원을 넘고, 100㎡는 13억 후반까지 찍으며 수원시 기준으로는 유례없는 고분양가였다. “이 돈 주고 누가 청약하냐”는 비판이 이어졌고, 시장 분위기도 냉랭했다. 하지만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모든 주택형이 1순위에서 청약을 마감했고, 최고 경쟁률은 무려 60.76대 1을 기록했다. 수많은 실수요자와 투자자들이 이 비싼 아파트에 몰린 이유는 무엇일까? 르마크의 분양 결과는 단순한 성공이 아니라, 지금 한국 부동산 시장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거울이다. 12억 넘는 분양가, 그런데도 통했다 영통 르마크는 사실 시작부터 부담이 컸다. 분양가는 전용 62㎡ 기준 약 8억 8,590만 원, 84㎡는 12억 1,290만 원, 100㎡는 최대 13억 8,220만 원에 달했다. 3.3㎡당 평균 분양가도 3,200만 원이 넘는다. 그런데도 수요는 몰렸다. 주변 아파트와 비교해보면 이해가 간다. 인근의 ‘영통 자이 센트럴파크’는 84㎡ 기준 10억 초반에 분양됐고, 입주 이후 현재 시세는 11억 중후반에 달한다. 또 ‘힐스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