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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자립도시, 내일을 위한 약속] 이지하우스_자급자족 미래형 주택단지, “내가 사용할 에너지는 내가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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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헬로티]


에너지 자립도시 구축에 필수적인 에너지 자급자족 공동주택이 위용을 드러냈다. 에너지제로(Energy Zero)의 약자인 ‘이지하우스(EZ하우스)’가 노원구에서 모습을 갖추고, 저탄소 녹색성장 시대를 대비한 ‘미래형 도시주택’의 포문을 열었다. 보기부터 남다르다. 멀리서 보아도 태양광 패널로 둘러싼 아파트의 모습은 타임머신을 타고 미래에서 온 분위기를 연출한다. 에너지 자립도시의 시작을 알리는 뜻깊은 현장에 가보았다.


                        <사진=김동원 기자>


초등학교 시절, 4월마다 하는 행사가 있었다. 과학의 날을 기념해 진행하던 ‘과학 상상 그리기 대회’다. 안 그래도 머리 아픈 과학을 상상까지 하라니. 망치가 머리에 못 질을 해대기 시작했다. 주변 친구들의 작품을 보았다. 바닷속에 도시가 있었다. 우주에 도로를 만들어 자동차가 경주하기도 했다. 과학보단 만화에 가깝다고 비웃으며 책상 위에 엎드렸다. 교실 문 옆의 콘센트가 보였다. ‘돼지 코 같은 녀석.’ 순간 돼지가 자기 꼬리를 코에 끼는 상상을 했다. ‘바로 이거다!’ 도화지에 아파트를 그렸다. 그냥 아파트가 아니다. 스스로 전기를 만들어내는 아파트였다. 아파트에 눈과 코와 입을 그려 전기를 만들어낼 때 아파트 표정을 실감 나게 표현했다. 그림 속 아파트의 표정은 대상을 받을 거라 확신하며 결과 발표를 기다리던 나의 표정과 닮아 있었다.


일주일이 지나 대회 결과가 발표됐다. 대상은 바닷속 도시가 차지했다. 최우수상은 우주에 있는 고속도로였다. 스스로 전기를 만드는 아파트의 실감 난 표정은 교실 뒤 게시판에 전시돼 있었다. 물론, 단독 전시회가 아니었다. 30편이 넘는 작품 중 일부분에 불과했다. 그런데 그 그림이 현실로 됐다. 노원구에 친환경 에너지로 자급자족하는 아파트가 등장했다. 이제 당시 대회 심사를 담당했던 선생님을 만날 일만 남았다.


전국 최초 에너지 자급자족 주택단지


지난 2017년 12월, 문재인 대통령이 노원구에 방문했다. 에너지 자급자족을 목표로 한 국내 최초 공동주택단지 ‘이지하우스’를 시찰하기 위해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이지하우스를 시찰한 후 “에너지를 획기적으로 절약하기 위한 설계, 자재들이 거의 100% 국산화됐고, 태양광 발전도 100% 우리 국내 기술로 건설됐다고 한다”며 “이렇게 여러 주체가 함께 협력하고 또 우리 기술로 마무리할 수 있다는 것은 우리가 충분히 새로운 에너지 시대를 열어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지하우스는 건설 단계부터 ‘에너지제로’를 목표로 한 전국 최초의 공동주택단지다. 서울시 노원구 하계동에 위치한 이지하우스는 7층 아파트 7층 아파트 3동, 3층 연립주택 1동, 2층 단독주택 4동으로 총 8개 동 121세대 규모이다. 전용면적은 39~59㎡이다. 이지하우스 설계를 담당한 제드건축(대표 이명주, 명지대학교 건축대학 교수)의 이종민 부장은 “주거를 위해서는 꼭 필요한 5대 에너지가 있다. 냉방, 난방, 급탕, 조명, 환기 에너지다”라며 “이지하우스는 5대 에너지제로를 목표로 총 493억 원을 투자해 사업을 전개했다. 이 제로에너지 기술을 바탕으로 입주민은 화석연료 없이 기본적인 주거 활동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사진=김동원 기자>


에너지제로 주택 설계에 들어간 기술은?


이지하우스에는 에너지제로를 실현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이 적용됐다. 대표적인 기술이 패시브 설계기술, 액티브 설계기술, 그리고 재생가능 에너지 도입 기술이다. 


우선, 이지하우스에는 단열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는 갖가지 패시브 기술이 적용됐다. 제드건축의 이종민 부장은 패시브 설계기술로는 단열 성능 강화 기술과 고성능 창호설치, 열교부위 차단, 기밀성능 강호, 일사량 조절과 같은 기술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지하우스 홍보관에 가보면, 건물에 특수 단열재와 남향으로 난 삼중 통유리창을 이용, 내부 온기나 냉기가 빠져나가지 않도록 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통유리창도 일반 창 두께(24mm)의 두 배 정도인 47mm였다. 여름이면 더워지는 통유리창의 단점은 집 밖에 설치된 블라인드로 해결했다. 단열 기능이 부족한 벽체 모서리나 발코니, 창호 주변은 열교차단재로 시공했다.


패시브 기술과 함께 이지하우스에 적용된 기술이 액티브 기술이다. 이종민 부장은 폐열회수가 가능한 환기장치, 난방/급탕 통합배관 시스템, 전체 LED 조명 적용, 첨단 IT 기술을 이용한 모니터링 시스템 등의 액티브 기술이 건물에 도입됐다고 설명했다. 그의 말처럼 이지하우스에는 유리창의 실제 발열 기능을 알 수 있는 센서가 달려있다. 이 부장은 “패시브 기술, 액티브 기술과 함께 이지하우스를 구성하고 있는 기술이 재생가능 에너지 기술이다”라며 “현재 이지하우스 재생가능 에너지로는 태양광 발전설비와 지열 시스템이 적용되어 있다. 에너지 소모가 적은 공간에 에너지 효율이 높은 설비를 설치해 주택을 만들고, 필요한 에너지는 재생가능 에너지로 충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패시브와 액티브, 재생가능 에너지 등의 기술을 갖춘 이지하우스는 일반 주택이 생산하는 에너지의 33% 정도를 생산할 수 있다. 보통 주택보다 적은 양의 에너지를 생산하지만, 소비를 줄인 덕분에 7%의 에너지가 남는다. 별도로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을 수 있는 비결이다. 덕분에 겨울철 실내 온도는 20도, 여름은 26도를 유지한다면 연간 약 97만 원의 에너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제드건축 이종민 부장과의 일문일답


▲ 제드건축 이종민 부장 <사진=김동원 기자>


Q. ‌제드건축이 에너지 자급자족을 목표로 한 국내 최초 공동주택단지 설계를 맡았습니다. 설계를 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2013년 국토교통부 산하기관인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에서 공고한 ‘제로에너지 주택 최적화 모델 개발 및 실증단지 구축’ R&D 과제에 명지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주축이 돈 연구단이 공동 공모하여 당선되었습니다. 제드건축은 연구단 내 공동연구기관으로 참여하면서 설계 및 제로에너지 기술관리 분야를 맡게 되었습니다.


Q. ‌설계할 때 어떤 점을 주안점으로 두었습니까.

노원 에너지제로 주택은 4가지 철학을 담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행복한 국민’입니다. 휠체어를 탄 장애인뿐 아니라 남녀노소 누구나 어려움 없이 보행이 가능한 단지, 사각지대가 없고 지상 주차장이 없는 안전한 단지, 그리고 최첨단 기술을 적용한 새로운 주거환경을 경험할 수 있는 단지로 만들고자 했습니다.


두 번째는 ‘함께하는 마을’입니다. 입주민뿐 아니라 인근 주민들이 화합할 수 있는 주민커뮤니티 시설과 에너지제로 주택을 홍보하는 전시 홍보관, 그밖에 노인정, 놀이터, 상가 등을 한 단지 안에 구축하여 마을 공동체를 이루도록 했습니다. 세 번째는 ‘쾌적한 환경’입니다. 결로 및 곰팡이 없는 실내공간, 층간소음방지, 실내 공기 질 확보 등 인간답게 살기 위한 환경을 제공했습니다. 네 번째는 ‘따뜻한 건물’입니다. 고효율 고성능 자재선정 및 에너지 절약기술을 반영하고 신재생에너지와 모니터링 기술 등을 접목했습니다. 따라서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시원한 환경을 만들었습니다.


Q. ‌제드건축은 행정중심복합도시 5 생활권 마스터플랜 사업을 하면서 제로에너지 스마트도시 에너지계획 분야 연구를 수행했습니다. 어떤 연구인지 궁금합니다.

행정중심복합도시 5 생활권 스마트도시 개발계획과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하는 이 과제는 제로에너지 주택을 넘어 제로에너지 스마트도시에 도전하는 과제입니다. 여기서 제드건축은 에너지 부문 계획을 맡게 되었습니다. 5 생활권의 에너지 플랫폼이 되는 5-1 생활권을 제로에너지 스마트도시로 구현하고자 하여 개별 건축물의 에너지 소비 최소화, 신재생에너지 생산 최대화, 에너지 저장장치 최적화를 이루어내고 도시 내 정보통신네트워크, 스마트그리드와 같은 에너지 네트워크를 구축함으로써 건축물 간 양방향 소통을 통해 에너지 상쇄를 하면서 제로에너지 도시를 실현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제드건축은 토지이용계획 단계부터 참여하여 에너지 소비, 생산, 저장, 거래가 양방향으로 원활하게 소통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에너지 자립률 제시, 건축 부분 패시브·액티브 기술 적용, 신재생에너지 활용, 경제성 분석과 같은 연구를 수행하게 됩니다.


Q. ‌에너지 자립도시가 화두입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공약으로 내세운 후보자가 많은데, 관련 사업을 진행하면서 에너지 자립도시를 실현하기 위해 우선돼야 할 점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정책과사업을 통해 에너지 자립도시, 제로에너지 도시를 만든다는 것은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고, 진정으로 도시를 구현하는 것은 실제 거주며 살아가는 국민입니다. 국민이 기후환경 변화에 대한 인식과 에너지 고갈로 인한 문제점을 공감하지 못한다면, 관련 사업들이 실패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노원 이지하우스의 입주자들은 주민 간 교류를 통해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한 정보를 교환하고 스스로 문제점을 해결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국민의 참여와 관심이 가장 우선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끝으로 못다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건축물은 우리의 삶을 담아내는 그릇이라고 합니다. 건축물은 인간의 삶에 밀접한 존재이지만, 무분별한 건축행위로 우리의 삶을 위협하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건축물은 다양한 분야의 기술과 그 시대의 문화가 반영되는 종합적인 결과물인 만큼, 모두 함께 고민하여 후세에게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을 물려주고자 노력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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