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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독립을 외치다] 코론, “기술력의 전유물 ‘나노머신’ 분야에서 독일·일본 뛰어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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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헬로티]


* [기술독립을 외치다]는 국내 소재·부품·장비 분야 기술 자립화를 위해 노력한 기업들을 발굴하는 ‘기술 강소기업 발굴 프로젝트’입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더 많은 기술 기반 기업들이 알려지고, 기술 자립에 조금이나마 힘이 보태지기를 바랍니다.


▲김진일 코론 대표


기계가공 분야에서 한국의 수준은 독일, 일본 등의 기술강국에 준하는 수준까지 올라왔다. 하지만 기술력을 크게 요구하는 초정밀·초고속 가공 분야에서는 독일, 일본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경우 부품 구매에서부터 AS까지 워낙 고가이기 때문에 고품질 가공품을 생산했을 때 가격경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코론의 나노머신은 기존 시장의 구조를 흔들어놓을 만큼 파격적이이다. 우리 기술로 독일, 일본의 수준을 웃도는 제품을 개발했고, 가격도 30%를 줄여 한국 제조업체들의 숨통을 트이게 했다.


현재 독일, 일본 제품에서 코론의 제품으로 교체하는 수요가 늘고 있다. 가까운 미래에는 선진국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고품질 가공품에서 ‘Made in Korea’라는 문구를 자주 볼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진일 코론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Q. 코론이 생산하는 장비 중에 최근에는 초고속 가공기가 주력인데요. 이 분야에 대해 설명 바랍니다.


A. 가공기는 크게 일반 밀링 가공기, 고속 가공기, 나노머신(초고속 가공기)으로 나눠지는데요. 밀링 가공기, 고속 가공기까지는 공작기계 기업들이 다룰 수 있지만 나노머신은 기술력이 뒷받침 돼야 합니다. 코론의 경우 3년 전부터 개발에 착수했고, 가공 품질력을 고객들에게 인정 받아 지난 해 하반기부터 시장에 본격적으로 공급하고 있습니다.


Q. 초고속 가공기가 회전 수를 기준으로 두는 것 같은데요. 그럼 회전 수에 따라 일반 가공기와는 다른 가공 품질을 보여준다는 것일텐데 정확히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A. 나노머신은 분당 회전 수가 3만6000 ~ 6만rpm 정도 되는데, 사실 회전 수보다 중요한 것은 최상의 표면 조도를 구현해 내는 것입니다. 나노머신은 일반 가공기로는 불가능한 가공 환경에 적용할 수 있는데요. 가령, 폭 0.6mm에 깊이 10mm의 홀 가공을 하는 경우라면 일반 밀링 가공 시에는 엔드밀이 부러지게 되는데, 나노머신에서는 가공이 가능하죠.


물론 방전가공으로도 가능한데, 문제는 앞서 말한 표면 조도입니다. 방전가공을 할 때는 가공 후에 사람이 직접 마감처리를 하는데, 최상의 표면 조도를 구현해내기 힘들죠. 또 사람이 하는 일이다보니 아무리 정확하게 마무리 해도 생산 제품 모두 동일한 사이즈를 구현해내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반면 코론의 나노머신은 10나노미터에서 최대 1나노미터 수준의 표면 조도를 구현해낼 수 있고, 가공하는 제품 모두 규격이 동일합니다.


Q. 초고속 가공기, 그러니까 나노머신은 어떤 가공 분야에 주로 적용되나요?


A. 특별히 분야가 정해진 것은 아니고 일반적으로 고품질의 표면 조도를 요구하는 경우에 주로 쓰입니다. 자동차 분야에서는 헤드업 디스플레이, 헤드램프 리플렉터, 센서류 등이 있고, 모바일 분야에서는 스마트폰 케이스 글라스, 반도체 분야에서는 마이크로 홀(프로브 카드) 등의 가공에 적용됩니다.


그 외에도 다양한데, 그 중 하나가 향수 용기에 들어가는 분사기 금형입니다. 이 분사기는 정확한 양이 정확한 방향으로 분사되어야 하는게 핵심이거든요. 기존 방전가공으로는 원하는 품질에 도달할 수 없었는데, 저희 나노머신으로 원하는 품질에 동일한 사이즈 가공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코론은 2019년 10월 24일 천안 본사에서 제1회 오픈하우스를 개최했다. 고객사들이 3축 나노 초정밀 고속가공기 ‘S90’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 corron.co.kr>


Q. 사실 나노머신이 일반화 된 가공기는 아닌데요. 가공 또한 특정 분야에서만 10~1나노미터 정도의 표면 조도를 요구할 것이고요. 아무래도 시장 자체가 크다고는 볼 수 없겠네요.


A. 미래는 기존 시장에 있지 않습니다. 기존 가공품은 사실 중국이 더 잘 만들죠. 이제까지 가공기로 접근이 안된 새로운 분야에서 고품질로 승부 볼 수 있는 제품에 미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언급했던 분야도 따지고 보면 기존 가공기를 대채했다기보다는 가공기로 접근하지 못했던 분야를 신규 시장으로 만든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Q. 일반적으로 공작기계 시장은 독일, 일본이 시장 선두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나노머신 분야도 비슷한가요?


A. 그렇기 합니다만 워낙 이 시장이 크지 않기 때문에 플레이어들이 많지는 않습니다. 일본 1~2개 업체, 독일에 2개 업체 정도가 나노머신을 생산하고 있고, 한국에는 1개 업체 코론이 있는 정도인데요.


질문한대로 기존에는 독일, 일본이 선두에 있었고, 대부분 제조업체들도 독일, 일본 제품을 사용했는데, 이게 문제가 뭐냐면 워낙 고가에 판매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장비가 희소성이 있는 만큼 가격이 높은 것은 어느정도 수용할 수 있다고 쳐도 AS 비용까지 너무 비싸다는 것입니다. 거의 ‘부르는게 값’이었죠.


그런 상황에 저희가 기존 타사 제품 가격에서 30%를 줄이고(기존 타사 제품 5억원 대, 코론 제품 3억원 대), AS 비용은 물론 처리까지 원활하게 해줬죠. 상식적으로 해외에서 AS를 위해 엔지니어들이 오는 것과 국내에서 오는 것은 큰 차이가 납니다. 특히 교체 부품 가격도 워낙 비싸게 형성돼 있어서 사용자들에게는 AS 한번이 큰 부담이었죠.


이제까지 일본이나 독일 가공품의 품질이 좋았던 이유 중 하나는 고품질의 가공기를 자국 내에서 공급받고 유지보수 비용도 저렴하기 때문이었다고 보는데, 이제 국내에서도 이러한 구조가 가능해지기 시작했으니 한국의 제품도 품질 및 가격경쟁력을 충분히 가질 수 있을 것라고 확신합니다.


대표적으로 흑연 가공 기술업체 주광정밀은 일본의 스마트폰 그라스용 그라파이트 가공기를 사용했었는데, 최근 코론의 제품으로 교체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반도체, 캐미컬 등의 기업들이 저희 제품을 사용하면서 품질 및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Q. 코론 나노머신의 기술적 차별점을 좀 들어볼 수 있을까요?


A. 기업 비밀이라 댐핑과 열처리 부분 정도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일본 제품은 댐핑 부분에 주철을 사용하는데, 우리는 폴리머 콘크리트를 일체형을 사용했습니다. 고속 회전을 하게 되면 떨림을 잡는 게 핵심인데, 폴리머 콘크리트를 적용함으로써 볼트를 없앴기 때문에 떨림 제어가 더 향상되었습니다.


또 가공기가 고속 회전할 때 열이 나면서 늘어나는 부분을 센서로 더 정밀하게 측정하고 제어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일본 제품만 보더라도 센서를 적용하고 있기는 하지만 rpm 수치에 따라 조정하는 값을 매뉴얼로 정해놓고 있는 수준입니다.


Q. 끝으로 중소기업에 대한 질문 하나 하겠습니다. 국산화(궁극적으로는 기술 자립화) 관련 취재를 해보면, 한국의 강소기업 만들기 문화 조성에 대해 아쉬운 부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대표적으로는 대기업 구조가 변해야 한다고 얘기하는데요. 또 정부의 지원 정책(과제 성과에만 초점)의 아쉬움도 언급되고는 합니다. 무엇보다 중소기업들이 시장 다각화(수출 스펙트럼 확대 등)에 대한 노력도 부족하다고 지적합니다. 이런 부분들에 대한 견해를 좀 듣고 싶습니다.


A. 정부가 중소기업들의 기술 개발 및 양산화에 다양한 정책으로 지원해 주고 있어 반갑기는 하지만 그런 지원을 해주는 기준이 좀 아쉽습니다. 가령 특정 기계 가공기의 양산화를 위해 정부 지원을 요청하면 이미 다른 곳(업체, 연구소 등)에서 기술개발 비용으로 지원 받았다는 겁니다.


기술개발의 핵심은 양산화라고 보는데, 지금 정부 정책은 양산화 부분이 좀 미흡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흔히 하는 얘기가, 전세계에서 한국이 개발 안 한 부품이 없을 정도인데, 판매하는 업체는 없다는 것입니다.


또 한 가지는 정부과제 부분인데, 지원 요건 중 하나가 석·박사 채용인데요. 객관적 평가를 위해서 필요한 부분이라고 하지만 실제 양산화까지 이끌어내는 데 반드시 필요한 요건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히려 지원 업체에 직접 방문해서 기술개발에서부터 양산화까지 충분히 가능한 역량을 갖췄는지 직접 평가하면 어떨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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