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봇규의 헬로BOT] 아이언맨이 만든 웨어러블 로봇의 기대치...보조에서 생활로 ‘웨어러블 전환(WX)’ 노리는 헥사휴먼케어

2026.01.20 18:44:44

최재규 기자 mandt@hellot.net

헬스케어 로봇 시장은 이제 매일 원하는 시간에 활용 가능한 ‘생활 밀착형 기술’로 그 평가 기준이 이동하고 있다. 영화 아이언맨(Iron Man)에 등장하는 착용형 로봇 수트(Wearable Robotics Suit)가 대중에게 각인시킨 웨어러블 로봇의 이미지는 ‘강력한 출력’과 ‘초인적 증강’에 가깝다. 하지만 실제 시장이 요구하는 차세대 성능은 오히려 그 정반대 지점에 놓여 있다.

 

고령화와 만성 근골격계 질환의 증가는 재활 병원 내부의 수요를 촉발했으며, 중대재해 이슈와 숙련 인력 부족은 산업 현장에서의 ‘근력 보조’를 필수적인 안전 투자 항목으로 배치시켰다. 동시에 가정 안에서는 보행·운동 보조가 엄연한 생활기기 카테고리로 재정의되고 있다.

 

이러한 전환점에서 웨어러블 로봇의 핵심은 토크·출력 등 성능이 아니라, ▲착용·해제 용이성 ▲물리적 무게 ▲통풍·소음 ▲피로감 ▲배터리 효율로 대표되는 ‘지속 사용성’이다.

 

 

기술 트렌드 역시 동일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로봇은 더 강력한 힘을 내기보다 사용자의 의도를 읽어내고 기계적 개입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발전 중이다.

 

보행 보조의 경우 사용자의 근력 수준에 따라 필요한 보조력이 다르고, 보조가 필요한 관절 부위 역시 전체 보행 주기에 걸쳐 동일하지 않다. 따라서 이 같은 지능형 보행 보조는 특정 구간에만 정교하게 개입하고, 사용자에게 이질감을 주지 않도록 협응한다. 나아가 에너지 소모를 최소화하는 제어 기술을 핵심으로 삼는다.

 

제조·물류 등 산업 현장에서는 모터·배터리를 탑재한 능동형 제품보다 기계적 메커니즘을 통해 하중을 분산시키는 수동형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는 가격 경쟁력과 유지관리 효율을 확보하는 동시에, 도입 장벽을 낮추면서도 안전과 작업 효율의 실질적인 체감치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웨어러블 로봇이 일상적인 도구로 정착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 항목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센서와 데이터 분석 역량을 기반으로 한 ‘동작 예측’ ▲실시간 제어 알고리즘 최적화와 클라우드·사물인터넷(IoT) 연계 ▲경량화·모듈화, 에너지 효율 개선 등이다. 이때 소재 경량화는 피로도를 줄여 착용감을 향상시키며, 모듈형 설계는 부품 결합 구조를 단순화함으로써 양산성과 정비 편의성을 동시에 제고한다.

 

이 지점에서 인공지능(AI)·빅데이터를 웨어러블 로봇에 접목한다는 기술 방법론은 사용자가 제품을 매일 착용할 수 있는지 여부를 결정짓는 공학적 과제가 된다.

 

 

영화적 기대치와 실제 공학의 간극

 

아이언맨이 제시한 웨어러블 로봇의 환상은 장비 착용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서사에 기반한다. 그러나 실제 공학이 마주한 난제는 정반대다. 관절에 보조력을 더하는 순간, 사용자를 보호하고 부상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 제한 조건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기기의 무게를 줄이려면 구조적 강성과 내구성 설계가 완벽하게 뒷받침돼야 하고, 통풍 성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착용 시의 압력 분포와 고정 메커니즘을 전면 재조정해야 한다.

 

소음·진동은 일상적인 환경에서 수용 가능한 수준으로 통제되는 것이 기본 전제다. 여기에 장시간 착용 시 발생하는 피로 누적과 피부 접촉 문제, 세척과 위생 관리 등 운영 요소가 제품의 실질적인 생존 조건을 결정한다. 특히 보행 보조 기술은 사용자가 신체 균형을 잃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필수 요소다.

 

이에 따라 AI는 이러한 기술적 간극을 메우는 도구로 활용될 전망이다. 사용자의 의도를 파악해 기계적 개입 시간을 단축하고, 센서 융합 기술로 오작동을 방지하며, 제어 최적화를 통해 배터리 소모와 발열 부담을 낮춘다. 결국 영화적 기대치와 실제 공학의 간극은 ‘사용성’으로 귀결된다. 웨어러블 로봇의 경쟁력은 신체 증강보다는 ‘지속 사용’이라는 사용자 경험(UX)에서 결정된다.

 

한창수 헥사휴먼케어 대표는 “로봇이 인간의 힘을 압도하는 ‘증강’의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로봇이 사용자의 숨은 의도에 유연하게 협응하며, 단 1그램의 피로감까지 통제하는 ‘완벽한 동행’의 기술을 증명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치료·노동·생활’로 설계하는 헥사휴먼케어의 미래형 웨어러블

 

헥사휴먼케어는 ‘더 나은(더 건강한, 더 안전한, 더 강인한) 삶 – Better(Healthier, Safer, Stronger) Life with Wearable Robot)’을 슬로건으로 자사 웨어러블 로봇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있다. 이들은 주요 시장을 의료·재활, 산업·군사, 디지털 헬스케어 세 가지 카테고리로 세분화하고 있다.  

 

의료 영역은 근골격계 질환의 치료·재활을 목표로 하는 장비를 강조한다. 산업·군사는 현장 노동력을 보호·지원·증강하는 장비를 채택했다.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서는 질환 예방과 근골격계 강화를 위한 일상 밀착형 건강 관리 로봇을 지향한다.

 

한창수 대표는 “고령화, 저출산, 노동력 부족 등의 구조적 변화 속에서 재활 병원, 산업 안전, 가정 생활기기 등 수요가 각기 다른 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이를 치료·노동·생활의 ‘3트랙’ 전략으로 분리해 동시 공략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전략적 행보는 각 시장이 지닌 고유한 성격에 기인한다. 재활 의료기기 시장은 이미 탄탄한 수요 기반으로 다져졌고, 로봇 기술을 탑재한 재활 장비가 기존 시장에 공급되면서 재활의료기기 시장 자체가 재활 의료 로봇 시장으로 자연스럽게 확장되는 추세다.  

 

 

산업용 웨어러블 분야는 ESG 경영과 작업자 보건 안전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지는 양상이다. 모터(Motor)·구동부(Actuator) 등 기존 웨어러블에 탑재되는 부품 없이 기계적 메커니즘으로 근력을 보조하는 수동형 제품의 가성비가 부각되는 모양새다. 이러한 흐름은 국내외 시장에서 도입이 본격화되고 있다.

 

반면 가정용 보행 보조 시장은 아직 도입기 성격이 강하므로, 사용성 기준과 유통 모델을 선점하는 것이 관건이다. 한 대표는 “이 세 시장을 ▲기업·병원 간 거래(B2H) ▲기업 간 거래(B2B)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 모델로 분리해 공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타깃 고객군 역시 다층적으로 설계됐다. 의료·재활 제품군의 주요 사용자는 근골격계·신경계 재활 환자들이다. 주요 구매자는 재활병원·보건소·요양원 등 전문 의료기관이다. 산업·군사 제품군의 경우 제조·물류·건설·농업 등 현장 작업자와 군부대를 주요 타깃으로 삼는다. 디지털 헬스케어 제품군은 개인 사용자 및 가족 단위 소비자, 대여(Rental) 채널을 통한 UX 확보가 핵심 접점이다.  

 

이때 한창수 대표가 전면에 내세우는 공통 가치는 가격 경쟁력, 경량화, 고도의 사용성이다. 한 대표는 “다시 말해 더 낮은 가격과 가벼운 무게, 우수한 사용자 편의성이 제품 설계와 사업 전개의 공통 분모가 된다”고 강조했다.  

 

“기술보다 검증이 우선” 의료·산업 로봇의 '표준'으로 재정의하는 로봇 일상화

 

의료·재활 영역의 사업은 전문 브랜드 ‘레실리온(RESILION)’을 통해 전개된다. 이는 재활 과정에서 필수적인 ▲관절 기능의 객관적 검사 ▲반복 운동을 통한 기능 회복 ▲환자 순응도 제고 등 동기부여 요소를 하나의 통합된 장비 경험으로 묶어내는 접근이다.  

 

헥사휴먼케어는 무릎 CPM 장비 ‘K20P’, 무릎 등속성 재활기기 ‘K30A’, 상지 로봇 재활기기 ‘U30R’ 등을 주요 라인업으로 제시하고 있다. K20P는 전국 주요 병원 판매와 렌탈 공급을 통해 성과를 내고 있다. K30A는 전국 주요 병원·보건소에서 수요가 발생 중이고, U30R은 주요 재활 병원 및 복지기관 등에 보급됐다.

 

 

한창수 대표는 “재활 장비는 치료 프로토콜에 성공적으로 편입돼야 시장이 형성된다”며 “이러한 공급 성과는 임상 현장 침투의 핵심 지표로 작용한다”고 전했다.  

 

의료 재활 분야는 기술 홍보보다는 엄격한 규제 준수와 임상적 신뢰를 증명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에 레실리온은 ‘기술’보다 ‘검증’ 과정을 철저히 따르고 있다. 국내 의료기기 2등급 인증은 K20P를 필두로 K30A·U30A·K20W 모델로 확장됐다. 지난해에는 U30R이 의료기기 3등급 인증 단계로 격상됐다.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국제 표준 인허가 역시 준비됐다. 사측은 지난 2021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록을 시작으로, 국제표준화기구(ISO) 품질경영 인증 ‘ISO 13485’, 유럽 의료기기 인증(CE MDR) 자기적합선언(DoC)을 잇달아 획득하며 글로벌 공인 기준을 확보했다.

 

한창수 대표는 “재활 로봇의 성패는 안전성과 임상적 유효성을 얼마나 완벽하게 조합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미국·유럽의 엄격한 인증을 통과한 것은 토크 제어 로직과 환자 보호 설계 등 비기계적 요소에서 자사가 세계적 수준의 완성도를 갖췄음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내세웠다.

 

산업·군사 영역은 ‘헥토르(HECTOR)’ 브랜드로 통합 관리된다. 현장 수요의 핵심은 실질적인 하중 저감과 착용성 개선이다. 헥사휴먼케어는 모터·배터리를 탑재한 능동형 로봇보다 기계적 링크와 스프링 구조를 통해 하중을 분산시키는 수동형 로봇이 시장에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주력 모델인 ‘L20P’는 허리 근력 지원 전용 수동형 웨어러블 로봇이다. 산업안전보건공단 주관 ‘스마트 안전장비 보급 사업’, 조달연구원의 ‘우수 상용품 시범 사용 제품’으로 선정된 바 있다.

 

또한 건설·제조·물류 분야 대기업과 군부대 등에 해당 제품을 공급했다. 경기도 내 환경미화원 대상 작업 모니터링 개념증명(PoC) 진행 등 실무 현장의 레퍼런스를 확보했다. 이를 통해 L20P는 지금까지 약 700여 대의 누적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한창수 대표는 “산업용 제품의 투자수익률(ROI)은 산재 예방 지표로도 설명되지만, 실제 현장 도입은 착용·해제 시간, 작업 동선 방해 여부, 통풍·소음, 장시간 압박감, 위생 관리 편의성 등 운영적 요소에서 결정된다”고 짚었다.  

 

이러한 헥토르 시리즈는 산업 안전 규격과 글로벌 적합성 인증을 잇달아 확보하며 시장 영향력을 확장하는 중이다. L20P의 유럽 기계 안전 인증(CE MD) 자기적합선언(DoC)을 시작으로, 주요 라인업의 국가통합인증(KC)을 완료했다. 특히 최근에는 L20P·L30P 두 종의 모델이 국가 공인 품질인증 ‘K마크’을 추가로 획득하며 제품의 신뢰도를 한층 높였다.

 

아울러 한 대표는 “산업·군사 영역 전반에서 품질경영시스템 인증 ‘ISO 9001’ 기준에 입각한 생산 및 사후 서비스(A/S) 체계를 구축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산업 현장에서 장기간 믿고 사용할 수 있는 로봇의 표준을 제시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디지털 헬스케어 영역은 ‘클레짐(CLEGYM)’ 브랜드로 정의된다. 이는 치료 이후의 관리와 질환 발생 이전의 예방을 목표로 한다. 보행 보조 기술을 의료적 수단에서, 일상적인 생활기기 경험으로 확장하려는 전략을 담고 있다.  

 

한 대표에 따르면, 특히 B2C 시장은 ▲충전 1회당 사용 시간 ▲독립적 착용 구조 ▲무게·부피 등 물리적 성능 등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 사용자 협응력과 에너지 효율의 완성도가 만족도를 결정하는 주요 변수로 작용한다.

 

 

그는 “보행 보조 웨어러블 로봇 ‘클레짐 H40A(CLEGYM H40A)’를 전면에 내세워 B2C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며, 기존 의료·재활 로봇 기술력을 기반으로 내년부터 본격적인 판매를 개시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이 가운데 H40A 모델은 인체공학적 설계를 통한 착용감 개선과 보행·앉기·서기 동작 의도 감지 기반 ‘개인 맞춤형 보행 알고리즘’을 탑재했다. 특히 2.4kg의 소형·경량화 설계와 타사 대비 가격 경쟁력을 갖춘 점이 포인트다.

 

여기서 AI 기반 알고리즘은 사용자의 보행 리듬, 보폭, 체중 이동 패턴을 정밀 센서로 추정해 보조 개입 타이밍을 최적화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에 대해 한 대표는 “향후 동작 예측, 신경 신호 해석을 통한 반응 속도 개선, 클라우드 연계 및 음성 제어 고도화 등을 발전 방향으로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산·구독·글로벌 확대, 3년 로드맵이 가리키는 상용화의 문법

 

 

전문가들은 웨어러블 로봇의 상용화는 생산 방식, 품질 관리, 유지보수, 유통 모델 등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후 완성될 것이라고 점친다. 헥사휴먼케어는 외주 및 자체 공장 조립 생산을 병행하는 유연한 체계를 운영 중이다. 의료 제품군은 의료기기 품질경영시스템 ‘ISO 13485’, 산업 제품군은 ‘ISO 9001’ 기준에 입각해 설계부터 A/S까지 관리하고 있다.

 

사측은 현재 주력 모델인 클레짐 H40A의 양산을 위해 생산 제조 시설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 원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 중국 등 글로벌 업체와의 생산·판매 네트워크 구축을 추진 중이다.

 

사업 모델 측면에서도 시장별 맞춤형 전략을 구축했다. 산업·의료 시장은 조달·렌탈 등 복합 경로를 활용하고, B2C 시장은 소비자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구독형 모델을 도입할 계획이다.

 

한창수 대표는 “국내 대형 렌탈사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초기 비용 부담을 낮추고, 체계적인 A/S와 맞춤 세팅을 제공함으로써 고객 경험 중심의 웨어러블 로봇 생태계를 구축해 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로드맵은 투자 유치와 시장 확대를 동시에 겨냥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까지 약 100억 원 규모의 시리즈 B(Series B) 투자를 유치하고, B2C 보행 보조 로봇의 본격 양산을 통해 상용화를 실행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프리 기업공개(Pre-IPO) 투자 유치와 더불어 미국·유럽·중국 등 주요 시장 내 법인 설립을 추진한다는 게 사측 설명이다. 무릎·발목 보행 보조 로봇 ‘KAFO’, 모듈형 하반신 통합 보행 보조 로봇 ’HKAFO‘ 등 출시로 보행 보조 및 재활 영역의 풀라인업을 완성하고자 한다.

 

최종적으로 오는 2027년 상반기 내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하며,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를 꾀할 정망이다. 여기에 AI 기반 의료·재활 및 산업 안전 서비스 플랫폼 사업을 본격적인 궤도에 올린다는 구상이다.

 

한창수 대표는 “웨어러블 로봇 시장이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것은 고도의 기술력 자체보다 장시간 신뢰하고 사용할 수 있는 ’신뢰성‘과 ‘지속성’”이라고 강조하며 “아이언맨이 제시한 영화적 환상을 넘어 센서·데이터·제어·서비스·품질 등 체계가 완결성을 갖출 때, 웨어러블 로봇은 비로소 우리 삶의 필수적인 생활 도구로 안착하게 될 것”이라고 말을 맺었다.

 

헬로티 최재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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