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제조(Autonomous Manufacturing)는 단순한 자동화의 속도전을 넘어선 개념이다. 이는 인력 수급 불균형, 에너지 비용 상승, 공급망 변동성, 품질 리스크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제조 환경에서 차세대 방법론으로 주목받고 있다. 쉽게 말해, 공장이 스스로 상황을 판단하고 회복하는 능력을 구현하는 미래형 제조 인프라다.
과거 ‘산업 지능화(Industrial Intelligentization)’ 단계가 설비·공정을 연결하는 수준에 머물렀다면, 이제 ‘자율(Autonomy)’은 연결된 요소들을 정교한 운영 규칙으로 결합하여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하는 단계로 진입했다.
이러한 제조 패러다임의 변화를 조명하는 ‘제36회 스마트공장·자동화산업전(AW 2026)’이 이달 4일 서울 삼성동 전시장 코엑스에서 사흘간의 여정을 시작한다. 이번 행사는 자율제조의 실질적 구현을 목적으로, 스마트공장·자동화산업전 조직위원회 주관하에 코엑스 전관을 사용해 열린다.
특히 올해 주요 슬로건을 ‘자율성, 지속가능성의 동력(Autonomy, The driver of sustainability)’으로 채택한 만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동력으로서의 자율성을 핵심 메시지로 전달한다.
통합적 운영 엔진으로서의 자율제조...AW 2026가 설계한 ‘공정 데이터 순환 체계’
자율제조라는 거대한 제조 엔진이 정상적으로 가동되는 모습을 참관객에게 소개하기 위해서는 전시 구성부터 유기적인 흐름을 갖춰야 한다. AW 2026은 개별 기술을 단편적으로 나열하는 기존 방식에서 탈피한 구성을 차용했다. 계측·제어, 소프트웨어·데이터, 비전(Vision), 물류에 이르기까지 모든 공정이 하나의 프로세스로 연결되도록 동선을 설계했다.
전시의 기본 축은 네 분야로 세분화된다. 그동안 AW의 역사와 함께한 전시관 ‘공장자동화산업전(aimex)’은 센서·드라이브 등 현장의 ‘신경계’를 담당한다. 이어 ‘스마트공장엑스포(Smart Factory Expo)’는 제조 소프트웨어, IT, 산업용 통신망 등을 통해 공정 운영의 ‘두뇌’ 역할을 제시한다. ‘한국머신비전산업전(Korea Vision Show)’은 비전 센서와 카메라를 통해 공정의 ‘눈’을 구현하고, ‘스마트물류특별관(Smart Logistics Zone)’은 이송과 창고 자동화를 통해 제조의 ‘동맥’ 역할을 콘셉트로 잡았다.
이러한 구성은 ‘운영의 효율성’에 대한 참관객의 질문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센서가 생성한 데이터를 네트워크가 전송하고, 소프트웨어가 의사결정을 내리면 비전이 이상을 감지하고 물류가 이를 공정에 재반영하는 일련의 과정은 전시장을 하나의 거대한 운영 시뮬레이션 장으로 만들었다는 게 그 답이다.
특정 기술의 고도화보다 시스템 전체의 최적화를 강조함으로써, 기술 단품이 아닌 통합 운영 시스템 관점에서의 자율제조를 제안하는 것이 이번 전시의 핵심 의도다.
“가상 데이터에서 실증으로” AI 팩토리와 휴머노이드 도입의 실체
올해 전시는 인공지능(AI)을 단순한 키워드가 아닌 제조 운영의 필수 엔진으로 내재화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더 플라츠(THE PLATZ)에 마련된 ‘AI 팩토리 특별관(AI Factory Pavilion)’은 피지컬 AI(Physical AI), 로보틱스, AI 인프라 등 현장 배치가 가능한 패키지 형태의 기술을 선보인다. 이는 AI를 이론적 모델에서 자율제조의 핵심 기술로 인식되도록 한다. AI를 예지보전, 품질 관리, 안전 및 보안 등 실무적인 과제를 해결하는 프로세스로 정의하려는 시도다.
또한 이번 전시회는 제조 현장에서 AI가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모델의 성능만큼이나 운영 설계가 중요하다는 점을 실무 키워드를 통해 강조할 예정이다.
로봇 분야 역시 화려한 퍼포먼스보다는 공정 규칙의 변화와 실전 배치에 초점을 맞춘다. 특히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Humanoid Robot) 생태계의 대거 참가는 이번 행사의 주요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애지봇(Agibot)·유니트리로보틱스(Unitree Robotics)·푸리에인텔리전스(Fourier Intelligence)·레주로보틱스(Leju Robotics)가 그들이다. 여기에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앞세운 화웨이(Huawei)도 전시회에 모습을 드러낸다.
특히 개막일 그랜드볼룸에서 개최되는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컨퍼런스(China Humanoid First Journey to Korea)’에서는 유니트리로보틱스·푸리에인텔리전스 등 참가사 관계자가 참여해 기술 전략과 글로벌 상용화 로드맵을 공유할 예정이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지식 프로세스 어디서 확인하나
AW 2026은 약 200개 세션 규모의 콘퍼런스를 통해 운영단의 기술을 제시한다. ‘산업지능화 컨퍼런스’·‘AI 자율제조혁신포럼’ 등은 전시장에서 확인한 솔루션을 실제 공정에 어떻게 통합할 것인지에 대한 설계도를 제공한다. 전시 사무국에 따르면 예지보전, 품질, 보안, 물류 동선이 하나의 운영 파이프라인으로 통합될 때 자율제조는 실현 가능기 때문에 이 같은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여기에 기술을 비즈니스로 연결하는 실무 비즈니스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된다.
이번 행사는 역대 최대 규모인 약 500개 업체, 2300부스 규모로 운영되며, 이를 관전하기 위해 전 세계 약 8만 명의 참관객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시 사무국 관계자는 “자율성은 장비 하나로 완성되지 않는 고도화된 인프라이자 최신 기술 방법론”이라며 “측정·판단·행동의 루프가 끊기지 않을 때 비로소 가치를 발휘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전시는 대한민국 제조업이 다음 단계로 도약하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헬로티 최재규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