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XW 2026] 설계 캔버스의 지능형 라인업...‘미드필더 레오’가 찔러주는 무결점 킬패스

2026.02.05 17:17:23

최재규 기자 mandt@hellot.net

 

‘레오’의 정체는? “작업 순서를 만드는 설계 동반자”

 

다쏘시스템은 올해 ‘3D익스피리언스 월드(3DEXPERIENCE World 이하 3DXW)’에서 핵심 비전이자 차세대 기술 방법론 ‘가상 동반자(Virtual Companions)’를 구체화했다. 여기에는 아우라(AURA)·레오(LEO)·마리(MARIE)가 있다. 다쏘시스템의 이 인공지능(AI) 라인업은 역할을 세분화해 산업 내 업무 흐름에 배치한 것이 특징이다. 이들의 유기적인 협업 구조는 흡사 승률을 극대화하기 위해 짜인 축구의 지능형 포메이션과 같다.

 

가장 후방의 수비수 역할인 마리는 소재 물성, 물리적 한계, 각종 산업 규정 등을 끝까지 마킹한다. 설계가 현실의 제약에서 무너지지 않도록 ‘데이터의 빗장’을 걸어 잠그는 검증 엔진 역할을 수행한다.

 

 

그 앞단의 미드필더 레오는 경기에 해당하는 ‘설계 전체’를 조율하는 그라운드의 사령관 격이다. 사용자의 발밑에 최적의 작업 경로를 패스하고, 꼬인 공정을 풀어 공격(실행)으로 연결하는 ‘설계 캔버스의 플레이메이커’라 할 수 있다.

 

최전방에 배치된 공격수 아우라는 찬스를 만드는 크리에이터다. 방대한 산업 지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영감과 방향을 연다. 설계가 최종적인 제품 완성이라는 득점 기회를 잡도록 전술적 공간을 창출한다.

 

 

이러한 분업 시스템 하에서 아우라는 설계 초기의 선택지를 넓히는 탐색형 동반자로 기능한다. 레오는 아이디어를 모델과 도면으로 구현하는 연결고리 역할로 임명됐다. 마리는 소재·물성·규정처럼 더욱 깊은 과학 영역을 맡아 설계가 근거·검증을 통과하도록 지원한다.

 

아우라가 방향을 넓히고, 레오가 작업을 종결하며, 마리가 근거·검증을 더해 설계가 현장을 통과하도록 만드는 방식이다. 레오가 설계 캔버스 안에서 대화로 개입하는 형태로 강조된 것도, 이 흐름을 작업 화면 안에서 끊기지 않게 하겠다는 다쏘시스템의 의도로 해석된다.

 

‘작은 변경’이 설계 사고로 번지기 전에, ‘영향 범위’를 먼저 공략한다

 

레오가 겨냥하는 부분은 ‘정답을 말하는 AI’가 아니다. 설계 변경이 발생했을 때 그것이 곧바로 조립(Assembly) 정합, 성능, 제조성, 도면·문서 업데이트 등에 영향을 미치는 복잡성을 낮추도록 돕는 것이다. 결국 무엇을 먼저 확인하고 무엇을 갱신해야 하는지 작업의 순서를 만들어 주는 인터페이스다.

 

예를 들어, 조립(Assembly) 성능 저하의 원인을 분석하고 개선안을 권고한다. 피처 실패나 참조 끊김 등 모델 오류 상황에서는 원인을 추정해 수정 단계를 안내하는 안내자 역할도 한다.

 

구체적으로 “이 어셈블리에 부품이 몇 개인가”, “알루미늄 부품이 뭔가”, “재질을 일괄 변경해 달라” 등 질의도 자연어(Natural Language) 대화로 처리한다. 도면 단계에서도 표준, 시트 크기, 요구사항 등을 먼저 지정한 뒤 그 기준이 반영된 결과물을 받는 흐름으로 설계됐다.

 

행사 내 기술 허브 장소인 ‘플레이그라운드’에서는 레오 데모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시연은 작은 설계 변경이 어떤 파장을 만들 수 있는지를 직관적으로 다뤘다. 시연의 핵심은 부품 모서리의 ‘챔퍼(Chamfer)’ 수치를 조정하거나 특정 구간의 치수를 2mm 가량 변경하는 등의 사소한 변동 상황이었다. 이러한 미세 변경은 사용자 의도대로 형상이 바뀌었는지를 확인함과 동시에, 인접 부품과의 간섭 여부와 어셈블리 정합성을 실시간으로 검증해야 하는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한다.

 

 

현장 설명에 나선 관계자는 “시각적으로는 문제가 없어 보여도 컴퓨터지원설계(CAD) 데이터상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간섭을 놓칠 경우, 이는 곧바로 대규모 설계 사고와 비용 손실로 직결된다”며 설계 변경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레오는 이 시점에서 ‘영향 범위 분석과 후속 조치 가이드’를 제시하는 전술을 선보였다. 특정 피처(Feature)를 수정하면 연동된 부품 중 어떤 요소가 함께 움직여야 하는지, 그로 인해 영향받는 구간은 어디인지를 즉각적으로 식별한다. 이후 사용자가 수행해야 할 최적의 수정 단계를 추천 형태로 정리해 제공함으로써 판단 근거를 마련해 준다.

 

이번 시연에서 두드러진 대목은 레오가 ‘정답’을 제시하는 것에 매몰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재작업을 유발하는 ‘누락 방지’에 화력을 집중한 모습이 참관객의 이목을 끌었다. 설계 변경이 발생하면 어셈블리 전체 정합성을 재점검하고, 확정된 데이터에 맞춰 도면과 문서를 실시간 업데이트하도록 유도한다.

 

관계자는 “이는 사용자가 흔히 후순위로 미루는 정렬 확인과 문서 갱신 작업을 프로세스 전면으로 끌어올려, 공정 후반부에 발생 가능한 오류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도”라고 밝혔다.

 

아울러 레오는 수작업 기반의 반복적인 정리 업무를 자연어 명령으로 단순화하는 역량도 강조한다. 대상물 내 수많은 부분(Parts)의 색상을 일일이 지정해 구분하던 번거로운 작업을 단 한 줄의 명령어로 자동화하는 기능이 대표적이다.

 

 

올해 3DXW에서 레오는 설계를 대신 수행하는 도구라는 기대에서 더 나아갔다는 반응이다. 사용자가 몰입을 방해받는 관리적 구간을 인터페이스 안에서 신속히 정리해 주는 ‘프로세스 가속기’로서의 정체성을 분명히 했다.

 

레오가 노리는 경쟁점...‘설계를 끝내도록’

 

레오의 방향은 결국 설계를 대신하는 AI가 아니다. 설계 변경 이후 필히 따라오는 확인·정리, 그리고 협업 업데이트의 부담을 프롬프트 한 번으로 재정리해 재작업을 줄이려는 접근이다.

 

사측은 그래서 레오가 예견하는 효용에 대해 ‘흐름·순환의 압축’이라고 시사한다. 사용자가 메뉴와 트리를 오가며 확인하던 항목을 작업 순서로 정리해 주는 것. 그리고 누락이 발생하기 쉬운 도면·문서·공유 업데이트를 앞단으로 끌어오는 식이다.

 

다만 다쏘시스템의 가상 동반자 패밀리가 실무 인터페이스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핵심 전제가 필요하다. 이 같은 인터페이스는 맥락(Context)을 얼마나 정확히 읽는지에서 가치가 판가름나기 때문이다. 모델의 참조 관계와 어셈블리 제약을 어디까지 이해하는지, 조직의 표준과 변경관리 규칙을 얼마나 자연스럽게 반영하는지 등에 따라 실무 흐름을 앞당기는 인터페이스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플레이그라운드에서 확인된 레오의 핵심 메시지는 설계자의 질문을 설명으로 끝내지 않고, 바로 실행 가능한 다음 단계로 바꿔 재작업을 줄이는 것. 레오는 그 지점을 정면으로 파고들고 있었다.

 

헬로티 최재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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