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즈업] AI와 IP, 그리고 골든타임...콘진원이 내다본 2026 K콘텐츠 방향

2025.12.23 15:47:45

구서경 기자 etech@hellot.net

“2026년은 K콘텐츠의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 가능한 도약을 결정하는 골든타임이 될 것”

 

·2025년 K콘텐츠 산업 성과와 한계에 대한 데이터 기반 결산
·AI 전환·슈퍼 IP 확장 중심의 2026년 지원 정책과 예산 방향 제시
·팬덤·IP·AI를 축으로 한 콘텐츠 산업 구조 전환 전망 공유

 

지난 17일 서울 코엑스에서 한국콘텐츠산업의 2025년을 결산하고 2026년을 조망하는 ‘NEXT K 2026’ 행사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지원사업 설명회와 산업 결산·전망 세미나를 통합 구성해 한 해 성과와 향후 정책 방향을 동시에 짚는 자리로 마련됐다. 진행을 맡은 이대근 한국콘텐츠진흥원 기획예산팀장은 환영사를 통해 “2025년 전 세계의 관심과 열광을 받은 K콘텐츠의 변화 흐름을 준비하고 설계하고 실행하는 해가 2026년이 될 것”이라며 “오늘 이 자리에 함께한 산업 주체들이 그 변화를 함께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개회사는 유현석 한국콘텐츠진흥원 원장 직무대행이 맡았다. 유현석 직무대행은 “2025년은 글로벌 경기 침체라는 환경 속에서도 K콘텐츠의 실력을 숫자로 증명한 해였다”며 “넷플릭스에서 가장 많이 시청된 드라마 20편 가운데 4편이 K드라마였고, K팝은 빌보드 200에서 8회 연속 1위를 기록하는 성과를 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방한 외국인 수가 전년 동월 대비 약 23% 증가했고, K푸드 수출도 8.9% 늘며 연관 산업으로의 파급력도 확장됐다”고 덧붙였다.

 

 

유현석 직무대행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5년 지원 성과도 함께 제시했다. “2025년 예산 6518억 원을 바탕으로 757개 콘텐츠 기업을 지원했고, 1만2000명의 종사자와 창작자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전방위적인 지원을 펼쳤다”며 “이를 통해 K콘텐츠가 세계 무대에서 독보적인 위상을 구축할 수 있는 도약대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동시에 그는 제작비 증가, 투자 감소, 인력 수급 문제 등 산업이 직면한 구조적 한계도 언급하며 “2026년은 K콘텐츠의 지속 가능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2026년 전략의 핵심으로는 AI와 IP를 제시했다. 유현석 직무대행은 “AI는 선택이 아닌 필수의 시대가 됐고, 콘텐츠 산업의 핵심 경쟁력은 장르의 벽을 넘는 슈퍼 IP에 있다”며 “웹소설 ‘나 혼자만 레벨업’이 웹툰, 애니메이션, 게임으로 확장된 사례처럼 하나의 IP가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구조를 더욱 확산시키겠다”고 말했다. 그는 “K컬처 시장 300조 원, 수출 50조 원은 단순한 목표 수치가 아니라 콘텐츠 산업이 대한민국의 핵심 성장축이라는 선언”이라고 덧붙였다.

 

이어진 발표에서는 2026년 지원 정책과 예산 방향이 구체화됐다. 구경본 한국콘텐츠진흥원 경영전략본부장은 “2026년 예산은 전년 대비 8.2% 증가한 7050억 원이며, 이 가운데 약 6500억 원이 현장 직접 지원에 투입된다”고 밝혔다. 그는 “AI로 혁신하고 IP로 확장해 세계로 나아가는 전략에 맞춰 예산을 중점 편성했다”고 설명했다.

 

구경본 본부장은 R&D 정책 변화도 강조했다. “2026년 R&D 분야는 AI 신기술 융복합을 중심으로 예산이 대폭 증액됐으며, 기술 개발을 넘어 기획·사업화·투자 연계를 고려하는 전략형 구조로 전환한다”며 “정부가 주제를 제시하고 기업이 참여하는 SBIR 방식도 새롭게 도입한다”고 말했다. 방송·영상 분야에서는 OTT 특화 콘텐츠와 전주기 지원을 강화하고, 게임 분야에서는 AI 융복합 예산을 전년 대비 94% 늘려 제작 환경의 AI 전환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콘텐츠 산업의 구조적 변화와 시장 흐름은 데이터 기반 분석으로 이어졌다. 송진 한국콘텐츠진흥원 콘텐츠산업정책연구센터 센터장은 “2025년은 콘텐츠 산업에서 AI 활용이 임계점을 넘은 해”라며 “생성형 AI 활용률이 약 20%에 도달하면서 확산 곡선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단계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방송·영상 분야의 AI 활용률이 1년 만에 10배 가까이 증가했고, 게임 종사자의 72%가 생성형 AI를 사용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고 설명했다.

 

송 센터장은 2025년을 관통한 또 하나의 흐름으로 IP를 꼽았다. “전체 콘텐츠 산업 매출의 29.3%가 IP 거래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시즌제·스핀오프 운영과 쇼트폼 활용을 통해 팬덤의 관심을 유지하는 전략이 두드러졌다”며 “한국적 정서를 담은 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보편성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K콘텐츠의 글로벌 확산이 특정 지역 의존을 넘어 중남미, 중동, 오세아니아 등으로 넓어지고 있다는 점도 데이터로 제시했다.

 

 

2026년 전망 키워드는 여섯 가지로 정리됐다. 송 센터장은 “2026년은 넥스트 K로의 도약을 결정하는 골든타임”이라며 “AI 대전환 대응, IP 확장 관점의 수익 구조 설계, 새로운 글로벌 플레이어와의 경쟁과 협력이 동시에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어 “창작자 역할의 재정의, 콘텐츠 유통·소비 구조의 재편, AI 저작권과 윤리 이슈 등 산업 규범의 재설정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행사 말미에 진행된 라운드테이블에서는 창작 현장의 시각에서 2026년을 향한 문제의식이 제기됐다. 참석자들은 팬덤의 영향력 확대, IP 중심 제작 구조, AI와 인간 창작의 공존이라는 흐름이 향후 콘텐츠 기획과 제작 방식 전반을 바꿀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날 행사는 2025년 성과를 정리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2026년을 향한 정책·산업·창작 현장의 방향성을 입체적으로 제시하는 자리로 마무리됐다.

 

헬로티 구서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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