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보다 무서운 고객사 요구” 솔루엠의 세일즈 중심 ESG 대응 전략은?

2026.03.26 19:00:41

이동재 기자 eled@hellot.net

솔루엠 박하얀별 ESG경영파트장 2026 지속가능경영 포럼서 중소중견 기업 ESG 대응 전략 공유

 

 

수출 비중이 90%가 넘는 중견기업 솔루엠이 “수출기업에게는 고객사의 요구가 법보다 더 중요하다”며, 고객사의 ESG 요구에 대응해 온 경험과 세일즈 중심 ESG 전략을 공유했다.

 

차하얀별 솔루엠 ESG경영파트장은 25일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2026 지속가능경영 포럼에서 “솔루엠은 2023년까지 ESG를 전혀 하지 않았고 담당 부서도 없었지만, 3년 만에 국제 기준에 맞는 ESG 리포트 발간과 LCA 검증서 제출까지 대응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솔루엠은 삼성전기에서 2015년 분사한 전자 부품 제조 전문 기업으로, 글로벌 생산·판매 거점을 운영하고 매출의 90% 이상이 수출에서 발생하는 전형적인 우리나라 수출 중심 중견 기업이다.

 


차 파트장에 따르면 2023년경부터 글로벌 고객사와 거래하는 과정에서 ESG 관련 정보가 입찰 평가의 필수 항목으로 들어오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ESG 대응 필요성이 커지기 시작했다.

 

차 파트장은 고객사의 정보 요청 내용이 해마다 구체화되며 부담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초기에는 ESG를 하고 있는지, 관련 정책이 있는지 등을 확인하는 수준이었지만, 이후 ESG 보고서 발간과 제품 인증, LCA 제출이 ‘필수’로 바뀌었고 최근에는 실행 내역에 대한 증빙과 함께 고객사의 스코프3 배출량 감축에 어떻게 기여하는지까지 요구받았다는 설명이다. 차 파트장은 “그동안은 출석 체크만 하면 되던 수업이었는데, 갑자기 논문을 제출해야 하는 것과 같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솔루엠의 대응은 ‘중앙관리체계 구축’에서 출발했다. 차 파트장은 “각 나라와 본사에 흩어져 있던 데이터를 본사에서 취합하고, 글로벌 가이드라인과 고객사 RFI를 기준으로 솔루엠만의 데이터 관리 기준을 정리했다”며 “취합한 정보를 바탕으로 ESG 보고서 공시를 시작해 고객사·투자자·영업부서가 보고서 하나로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어 “환경뿐 아니라 사회·거버넌스 데이터까지 하나의 시스템에서 통합 관리하도록 자동화 체계를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요구가 자사 수준에서 끝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차 파트장은 “어느 순간 고객사들이 협력사 공급망 관리 결과도 요구하기 시작했다”며 “우리 집을 깨끗이 해놨더니 앞집·옆집·뒷집까지 관리하라는 압박을 받는 것과 비슷했다”고 말했다.

 

그는 “중견기업인데다 당시 ESG를 혼자 맡고 있어 내부 역량만으로 공급망 ESG까지 구축하기 어려웠다”며, 외부 지원 사업을 활용해 공급망 ESG 관리 체계 구축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솔루엠은 공급망 정책을 마련하고 자체 지표를 만들어 협력사를 서면 평가한 뒤 핵심 협력사를 대상으로 현장 실사까지 진행했다. 2030년까지 구매 프로세스에 ESG 기준이 반영되도록 한다는 목표다.

 

차 파트장은 중소·중견기업이 ESG 대응을 지속하기 위한 조건으로 전담 담당자 배정, 초기 단계의 시스템 투자, 이사회 차원의 거버넌스 구축을 꼽았다. 차 파트장은 “전담 담당자가 부재하면 ESG 대응이 서류 작업에 그치기 쉽다”며 “해외 법인까지 포함해 단위·기준이 제각각인 데이터를 자동으로 모으고, 보고서·인증·LCA 등 고객사 요구에 즉시 답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ESG 위원회와 워킹그룹 등 최소한의 의사결정 체계를 먼저 세우는 게 골조”라며, “중소·중견기업 현실을 고려한 비용 지원과 지원사업 확대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헬로티 이동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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