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즈업] BIFAN+ AI 국제 콘퍼런스에서 AI 영화와 함께 열린 AI 공존 질문들

2025.07.09 17:51:23

구서경 기자 etech@hellot.net


[세줄 요약]

 

AI 기술로 제작된 영화와 방송 사례 중심으로 제작 방식 변화 조명
국내외 창작자·기술자·정책 담당자들이 모여 창작과 산업의 공존 전략 논의
생성형 AI 시대, 창작자의 메시지와 역량이 콘텐츠 경쟁력의 핵심으로 부각


생성형 AI 기술은 콘텐츠와 영상 산업 전반을 빠르게 재편하고 있다. 저비용 고효율의 제작 방식, 비주얼 상상력의 확장, 크리에이터 중심의 기술 민주화는 새로운 창작 가능성을 열어주지만, 동시에 기계화된 감정 표현의 한계, 저작권 문제, 기존 제작자 생태계와의 충돌이라는 숙제를 남긴다.

 

 

이러한 흐름은 영화 산업에서도 다양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제작 방식은 물론, 서사 구조와 캐릭터 설정, 장르 기획까지 AI가 관여하기 시작하면서 ‘어떻게 만들 것인가’와 더불어 ‘누가 왜 만들 것인가’라는 본질적 질문이 다시금 부상하고 있다. BIFAN+ AI 국제 콘퍼런스는 이러한 시대의 흐름을 조망하고 기술을 넘어선 창작의 방향성을 함께 고민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AI와 콘텐츠의 융합을 주제로 한 ‘BIFAN+ AI 국제 콘퍼런스’는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3일간 부천아트센터에서 열렸으며, 올해 주제는 ‘AI STEP2: EXPAND’로 AI 영화 상영과 더불어 창작·교육·정책·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세션들이 구성됐다.

 

행사는 개최 상영작인 《Color of My Garden》을 시작으로 국내외 창작자와 정책 담당자, 테크 전문가들이 대거 참석해 생성형 AI의 가능성과 한계를 짚는 시간이 이어졌다. 주최 측은 “AI가 문화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창작자 중심의 생태계를 어떻게 확장할 수 있을지 논의하는 자리”였다고 의미를 밝혔다.

 

 

AI 국제 콘퍼런스 첫 시작은 AI 아티스트 로이 오의 발표로 열렸다. 그는 “AI가 무엇을 만드는지가 아니라 당신의 이야기를 AI가 어떻게 전달할 수 있을지가 핵심”이라고 말하며 자신이 감독한 AI 영화 《Color of My Garden》의 제작 과정을 상세히 설명했다.

 

 

프리다 칼로의 삶을 그린 이 작품은 기성 회화 작품을 AI로 가공해 정교한 장면 연출을 시도했고 수십 개의 툴을 병용해 비디오, 이미지, 사운드를 구성한 점에서 높은 몰입도를 보여주었다. 로이 오는 “긴 호흡의 영화도 누구나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AI로 증명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MBC 씨앤아이 AI 콘텐츠랩 이상욱 총괄은 ‘서프라이즈 Project AI’ 사례를 중심으로 방송 제작 현장에서 생성형 AI 기술이 실제로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설명했다. 지난달 방영된 MBC ‘신비한TV 서프라이즈’ AI 특집 코너는 소련 우주비행사의 귀환 이야기와 루브르 박물관의 ‘모나리자 도난 사건’을 AI 기술로 재현한 사례로 구성됐다. 해당 에피소드 방영 이후 시청률에 영향을 미쳤을 만큼 시청자들 사이에서 AI 영상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이상욱 총괄은 “AI는 단순한 시각화 도구를 넘어, 제작비·저작권·공간 제약이라는 방송 제작의 전통적 한계를 해결하는 데 직접적으로 기여했다”며 “기존에는 저작권 문제로 해외 수출이 어려웠던 재연 영상들을 생성형 AI로 재구성함으로써 글로벌 확장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방영 영상을 예시로 들면서 실제 시베리아 설원이나 북극곰 등장 장면 등은 촬영이 불가능한 여건을 AI 시각화로 해결했고, 특히 부풀어 오르는 우주복 장면은 “일반적인 우주복 형태에서 벗어나 생성형 AI로 구현하기 어려운 비주얼이었던 만큼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입한 장면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AI 기술을 도입한 방송 제작 방식에 관해 “AI로 모든 것을 대체하지 않고 기존 재연 배우들과 협업해 감정 몰입도를 높이는 제작 구조를 유지했다”며 “향후에는 기술과 배우가 공존하는 새로운 방송 제작 모델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칸 넥스트 전략고문 스텐 크리스티앙 살루비어는 영상 강연을 통해 “우리는 도구가 아니라 기술을 다룰 수 있는 ‘역량’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AI를 단순한 생성 도구가 아니라 산업 최적화 수단으로 바라봐야 하며 이미 전 세계 주요 영화사와 제작사가 AI 기반의 스튜디오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짚었다.

 

또한, “AI는 결국 ‘리퀴드 콘텐츠’를 향해 간다. 스토리보드부터 촬영까지의 순서를 전복하고 이미지 프롬프트로부터 이야기와 영상이 반대로 생성되는 흐름이 이미 시작됐다”고 설명하면서 이제 AI 역량 향상에 대한 대비와 교육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서울국제AI영화제에서 금상 수상작 《목소리》도 콘퍼런스에서 상영됐다. 해당 작품을 연출한 서태규 감독은 발표 세션에서 자신의 25년 콘텐츠 경력을 되짚으며 “기술 변화 속 초조함을 마주하면서도 결국은 메시지가 남는 콘텐츠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 생성 콘텐츠 제작 사례로 소개된 《목소리》는 배우의 인터뷰 장면과 AI 캐릭터의 얼굴을 결합해 ‘자기 고백을 대리하는 존재’라는 새로운 방식의 감정 연출을 시도했다.

 

 

서 감독은 “AI 툴이 모든 걸 해결해주지 않는다. 하지만 기술에 끌려가기보다 내가 전달하고 싶은 이야기에 기술을 부여하는 게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본 행사에서는 영화진흥위원회, 프랑스 CNC, 스튜디오 애니멀, 문화강국네트워크 등 각계 인사들이 참여한 정책 토론과 ‘AI 크리에이터 쇼케이스’ 발표가 이어졌다. AI 교육과 정책, 산업 생태계 간 연결 가능성을 모색한 이번 콘퍼런스는 단순 기술 시연을 넘어 AI 시대의 문화적 정체성과 창작자 주체성을 묻는 자리로 기능했다.

 

‘BIFAN+ AI 국제 콘퍼런스’는 K-하이테크플랫폼 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됐으며 모든 세션은 무료로 공개됐다.

 

한편, 이번 콘퍼런스를 포함한 제29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오는 13일까지 부천아트센터, 웹툰융합센터 등 주요 지역에서 계속된다.

 

헬로티 구서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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