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위축으로 얼어붙은 반도체 시장...우리 기업들 전략은?

2022.12.27 08:37:51

이동재 기자 eltred@hell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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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 생산 업체 마이크론이 내년 직원의 10%를 감원한다고 밝혔다. 인플레이션과 기준금리 인상, 지정학적 긴장 고조, 중국 내 코로나19 봉쇄 정책 등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PC, TV, 스마트폰 등 전자제품 시장이 위축되면서 자연스럽게 반도체 업계에까지 한파가 불어닥쳤다.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6조 7천 26억 원으로 작년 동기와 비교해 51.7% 급감할 전망이다. SK하이닉스의 4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24.2% 감소한 8조 3천 272억 원으로 추정된다.

 

반도체 시장의 이번 한파는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 반도체 기업들은 내년 하반기 반도체 시장 반등에 대비한 선제적 준비와 경영 효율화에 손을 걷어붙였다.

 

 

반도체 불황에도 투자 속도 고삐 죄는 삼성전자

 

글로벌 반도체 불경기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는 초격차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내년 하반기 이후로 예상되는 반도체 시장 반등을 겨냥, 글로벌 선두권을 차지하겠다는 '큰 그림' 전략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삼성중공업은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 건설 공사 일부(P4L, Ph1)를 수주했다고 26일 공시를 통해 밝혔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평택의 289만㎡(약 87만 평) 부지에 반도체 생산라인 6개 동(P1L~P6L)과 부속 동을 단계별로 구축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현재 P3L 공사가 진행 중이고, 이번 수주로 4공장(P4L) 구축에도 속도가 붙게 됐다.

 

내년 하반기 외관 공사가 완료될 예정인 평택 4공장은 신규 낸드플래시 라인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라인이 모두 갖춰진 복합 팹으로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행보는 마이크론테크놀로지, SK하이닉스, 인텔, TSMC 등 경쟁사들의 행보와는 대조적이다.

 

미국 마이크론은 내년 설비 투자액을 올해 120억 달러에서 37.5% 줄어든 75억 달러로 책정했고, SK하이닉스는 내년 설비투자 예산을 올해보다 50% 이상 줄였다. 인텔은 2025년까지 해당 비용을 최대 100억 달러(약 14조원)까지 감축할 예정이다. TSMC도 올해 설비투자를 기존 계획보다 10% 줄였다.

 

또한 최근에는 메모리와 시스템 반도체에 필요한 웨이퍼 생산 능력을 10% 안팎까지 더 늘리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하반기까지 평택 3공장에 12인치 웨이퍼 월 생산량 10만 장 규모의 D램·파운드리 라인을 신설한다는 것이다. 미세공정 기술력을 끌어 올리기 위해 첨단 D램·파운드리 생산에 필요한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도 현재의 40대 가량에서 10대 이상을 새로 추가하기로 했다.

 

또 삼성전자는 향후 20년에 걸쳐 1천 700억 달러(한화 약 220조 원)를 투자해 텍사스주에 반도체 공장 11곳을 추가 신설하는 이른바 '원 이어 원 뉴 팹(One Year One New Fab·1년에 팹 1곳 신설)' 전략도 추진하고 있다.

 

이 같은 반도체 초격차를 위한 삼성전자의 광폭 행보는 이미 예고된 바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해 8월 가석방 출소 이후 향후 3년간 국내에 240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D램 집중하는 SK하이닉스...경영 효율화까지

 

SK하이닉스는 불황 속에서 수익 개선 요인을 모색, 집중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메타버스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글로벌 데이터 센터 업체들의 투자가 지속되는 점에 주목, 서버용 D램 시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

 

차세대 D램으로 분류되는 DDR5는 기존 DDR4와 비교해 성능이 큰폭으로 개선돼 속도는 2배 이상 빠르고 전력 소모량은 10% 이상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이 최대 30% 가량 비싸기 때문에, DDR5 제품 판매량이 증가한다면 회사의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다.

 

특히 인텔이 내년 DDR5를 지원하는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 ‘사파이어 래피즈’를 출시할 예정이어서 더욱 기대가 높다. 서버용 CPU 시장에서 인텔의 점유율이 90%에 육박하는 만큼, 교체 수요가 클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데이터 센터의 특성상 24시간 내내 가동해야 하기 때문에, 구글, 메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대형 서버를 쓰는 IT 회사들도 제품 교체에 나설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서버용 반도체 관련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모듈을 통해 DDR5 동작 속도를 개선할 수 있는 최고속 서버용 D램 'MCR DIMM'을 개발했다.

 

아울러 SK하이닉스는 글로벌 경기 침체, 원자재 가격 상승 등 투자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자 지속적으로 경영 효율화 작업에 나서고 있다.

 

지난 22일 SK하이닉스는 사내 인트라넷 공지를 통해 임원·팀장 관련 예산을 축소해 전사 비용 효율화에 나선다고 밝혔다. 임원·팀장의 복리후생비와 활동비, 업무 추진비 등을 감축한다는 내용이다. 임원은 예산의 50%, 팀장은 예산의 30%를 삭감한다.

 

이번에 감축하는 복리후생비와 활동비, 업무 추진비에는 자기 계발 명목으로 지원하는 비용과 차량 지원비 등이 포함된다. 임원과 리더 외 직원들의 성장·복지 예산은 기존대로 유지한다.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구성원 전문성 강화나 가족친화 프로그램, 인재 채용도 그대로 지속한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내년도 투자 규모를 50% 이상 축소한다고 밝혔다. 청주공장 증설 안건도 보류하고, 반도체 감산 계획도 공식화했다. 설비투자 축소 및 감산 정책에도 불구하고 SK하이닉스는 내년 조 단위 적자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 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마이너스 6430억 원으로, 전분기 1조 6556억 원의 영업이익에서 2조원 넘게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내년 상반기까지 혹한기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어서, 적자폭은 보다 더 커질 수 있다.

 

헬로티 이동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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