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2,300개의 눈이 깊이를 본다...아이디어만 있으면 무한한 응용 가능"

2026.03.12 15:25:16

김재황 기자 eltred@hellot.net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코리아 조삼래 부장

 

휴머노이드 로봇 카이와 함께 높은 관심을 받은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의 부스. 그 한편에서는 또 다른 주요 솔루션에 대한 설명이 많은 참관객들을 상대로 이어지고 있었다. 그 주인공은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코리아에서 이미징 솔루션 부문을 담당하고 있는 조삼래 부장. AW 2026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부스 현장에서 이미징 솔루션을 담당하고 있는 그를 만나 VL53L9CX 센서의 기술적 특징과 시장 전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Q. VL53L9CX 센서의 핵심 원리와 특징을 설명해 달라

 

조삼래 부장은 "ToF는 빛을 이용해 거리를 측정하는 센서 기술"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VL53L9CX가 54×42 해상도에 2,300개의 존(Zone)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하며, "하나하나의 존이 곧 '눈'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우리 눈이 깊이를 감지하듯, 이 센서에는 2,300개의 눈이 달려 있는 셈"이라고 비유했다.

 

 

각 존은 1도의 각도 분해능을 가지며, 전체적으로 54×42도의 화각을 커버한다. 센서 내부에는 빛을 전기 신호로 변환하는 SPAD(Single Photon Avalanche Diode) 기술이 적용돼 있으며, 조 부장은 "ST가 2012~2013년에 글로벌 시장 최초로 이 기술을 상업화했다"고 강조했다.

 

Q. 센서의 구조는 어떻게 되나?

 

조 부장은 12.8×6.1×4.6mm 크기의 초소형 모듈 안에 빛을 송출하는 TX, 수신하는 RX, 그리고 데이터를 실시간 처리하는 RISC CPU가 모두 내장돼 있다고 설명했다. 처리된 데이터는 I3C 인터페이스를 통해 외부 MCU로 전달되며, MCU는 2D IR 흑백 이미지와 3D 깊이 데이터를 동시에 수신해 사람의 위치나 거리를 밀리미터 단위로 실시간 파악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Q. 구체적으로 어떤 분야에 활용 가능한가?

 

조 부장은 "지금 보여드리는 인원 추적 데모는 하나의 예시일 뿐"이라며 다양한 응용 가능성을 소개했다. 로봇의 이마에 센서를 부착하면 주변 장애물을 인지하고 사람을 피해 이동할 수 있고, 스마트 빌딩에서는 실내 공간의 인원수에 따라 에어컨 바람 방향을 지능적으로 제어하는 등의 활용이 가능하다고 했다. 무인 카페에 설치해 시간당 방문객 수를 카운팅하거나, AI와 연동해 실내에서 갑자기 쓰러진 사람을 감지하고 비상 시스템을 가동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물류 현장의 지게차에 부착해 주변 사람이나 장애물을 즉시 인식하고 회피하는 안전 솔루션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 부장은 "센서는 최종 애플리케이션을 만들기 위한 재료일 뿐이다. 이 재료를 갖고 좋은 음식을 만드는 것은 결국 요리사의 몫"이라며 "아이디어와 소프트웨어 구현 역량, 이 두 가지만 있으면 이 센서는 최고의 재료가 된다"고 강조했다.

 

 

Q. 기존 스테레오 카메라 방식과의 차별점은?

 

이에 대해 조 부장은 "스테레오 카메라 방식은 이전부터 존재했지만 크기가 크다"며 "VL53L9CX는 초소형 올인원 구조로 원하는 만큼 딱 맞춰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격 면에서도 기존 스테레오 카메라나 라이다보다 저렴하고, 별도의 2D 카메라와 AI를 조합할 필요 없이 센서 자체가 깊이를 감지하기 때문에 시스템 구성이 훨씬 간결해진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정확도는 ±10mm 수준이며, 부스에서 선보인 데모에서도 가성비 높은 STM32H5 MCU와의 조합으로 충분한 성능을 구현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Q. 국내 시장에서의 주요 활용처와 전망은?

 

조 부장은 국내에서는 특정 공간 내 인원 모니터링, 물 수위 측정, 로봇 장애물 회피 등의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깜깜한 탱크 안의 물 수위를 감지하는 것도 빛을 쏘고 받는 원리를 활용하면 가능하다는 것이다. 산업 현장에서는 산업용 로봇이 작동하는 공간에서 작업자가 안전 구역을 벗어났을 때 알람을 발생시키거나, 무인 지게차의 장애물 감지용으로도 수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국내 제조업 생태계가 건강해져야 이런 좋은 재료로 좋은 요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며 "R&D 역량과 개발자의 역량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솔직한 견해를 밝혔다. 그는 "아무리 좋은 재료를 갖다 준들 준비가 안 돼 있으면 안 된다. 이 센서를 활용한 혁신이 넓게 퍼지려면 제조업 생태계 전반의 역량이 성숙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VL53L9CX는 올해 CES에서 프리뷰 형태로 처음 공개됐으며, 3월 말 공식 런칭을 앞두고 있다. 조 부장은 "제품 자체의 성능은 이미 검증됐고, 전 세계적으로 로보틱스·스마트 빌딩·산업 안전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며 "국내 개발자와 제조 기업들이 이 센서를 활용해 혁신적인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주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헬로티 김재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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