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오라클, AI·데이터·클라우드를 하나의 구조로 통합한 전략 제시
엔터프라이즈 AI 확산의 한계로 데이터 사일로 문제 지적
AI 데이터베이스 26AI 통해 전사 업무 단위 AI 적용 가능성 강조
한국오라클이 지난 3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오라클 AI 서밋 2026’ 언론 대상 기자간담회를 개최해 AI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기술 전략과 한국 시장에서의 사업 성과를 공유했다. 이번 간담회는 엔터프라이즈 AI 시대를 맞아 데이터와 클라우드, AI를 하나의 구조로 통합하려는 오라클의 방향성을 설명하는 취지로 마련됐다.
간담회는 김성하 한국오라클 사장의 발표로 시작됐다. 김성하 사장은 오라클의 정체성이 빠르게 변화해 왔다는 점을 강조하며 “오라클에 처음 왔을 때만 해도 시장에서는 여전히 오라클을 데이터베이스 회사로 인식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오라클은 데이터 회사이고 클라우드 회사이며 지금은 한 가지로 정리하면 AI 회사라고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오라클이 AI 기업으로 전환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엔터프라이즈 데이터 운영 경험과 클라우드 인프라 역량을 함께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짚었다. 김성하 사장은 “AI를 성공적으로 적용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데이터”라며 “미션 크리티컬한 엔터프라이즈 업무에서 데이터를 가장 잘 다뤄온 회사가 오라클”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데이터를 운영하면서 AI를 가능하게 하는 인프라가 오라클 OCI에 갖춰져 있기 때문에 오라클은 명실상부한 AI 회사”라고 전했다.
한국 시장에서의 클라우드 성과도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김성하 사장은 한국에 데이터센터를 개소한 이후 6년간 클라우드 매출이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왔으며 특히 실제 사용량을 의미하는 클라우드 소비가 빠르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초기에는 POC나 파일럿 중심이었지만 이제는 고객의 핵심 기관계 업무에 클라우드가 들어가면서 클라우드 소비가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성장했다”고 밝혔다.
AI 도입 과정에서 기업들이 직면한 현실적인 한계도 언급됐다. 김성하 사장은 “AI 모델이나 에이전트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실제로 비즈니스 아웃컴으로 연결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며 “데이터가 부서별로 사일로화돼 있고 각기 다른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사 관점에서 AI를 적용하려면 데이터 플랫폼이 먼저 정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문제의 해법으로 오라클의 엔터프라이즈 AI 데이터 플랫폼을 제시했다. 김성하 사장은 “이 플랫폼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수십 년간 축적된 데이터베이스와 클라우드 기술을 기반으로 한 결과물”이라며 “기업 환경에 최적화된 AI 데이터 플랫폼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오라클의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진 발표에서는 한 청 오라클 아태지역 시스템 부문 수석 부사장이 ‘AI for Data’를 주제로 오라클의 기술 전략을 소개했다. 한 청 수석 부사장은 “AI는 모든 것을 바꾸고 있으며 무시할 수 없는 실질적인 변화”라며 “AI 자체가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AI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사람이 그렇지 못한 사람을 대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엔터프라이즈 환경에서 AI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데이터와 AI가 처음부터 함께 설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청 수석 부사장은 “AI와 데이터는 더 단순하고 더 나은 결과를 위해 설계 단계부터 함께 아키텍처링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오라클이 오픈 스탠다드 기반의 융합형 아키텍처를 채택한 이유에 대해 “여러 개의 분리된 제품을 이어 붙일 때 발생하는 복잡성과 비용을 줄이기 위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전략은 행사 현장에서 공개된 ‘오라클 AI 데이터베이스 26AI’ 구성도에서도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오라클은 AI 벡터 검색, RAG, AI 에이전트, SQL 기반 AI 질의 기능을 개별 기능이 아닌 데이터베이스의 기본 구성 요소로 배치하며 AI 실행을 DB 외부가 아닌 내부 구조로 흡수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특히 벡터 검색과 RAG, 에이전틱 AI 관련 기능을 SQL과 보안, 운영 정책 안에서 처리하도록 설계함으로써 AI 확산 과정에서도 엔터프라이즈 환경에 요구되는 통제와 안정성을 유지하겠다는 전략을 분명히 했다. 이는 AI를 실험적 도구가 아닌 미션 크리티컬한 업무 인프라의 일부로 정의하려는 오라클의 접근을 보여준다.
이 전략의 중심에는 오라클 AI 데이터베이스 26AI가 있다. 한 청 수석 부사장은 “26AI는 AI와 데이터가 처음부터 함께 설계된 차세대 AI 네이티브 데이터베이스”라며 “AI 벡터와 LLM을 핵심 기능으로 통합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데이터베이스가 값 기반 검색을 넘어 유사성 기반 검색까지 지원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벡터 인덱스를 통해 벡터 검색을 밀리초 단위로 수행할 수 있으며 단 한 줄의 SQL 문으로도 복잡한 RAG 파이프라인을 구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몇 백 줄의 파이썬 코드로 구현해야 할 AI 로직을 선언적인 SQL로 대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질의응답 세션에서는 한국 내 데이터센터 전략과 가격 정책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김성하 사장은 “현재 퍼블릭 클라우드 기준으로 두 곳의 데이터센터가 운영되고 있으며 고객 데이터센터를 지원하는 DRCC 형태의 시설도 추가로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AWS와의 협력과 관련해서는 “올 상반기 중 AWS 데이터센터에 오라클 엑사데이터가 들어갈 예정이며 금융권을 중심으로 활용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가격 경쟁력에 대한 질문에 대해 한 청 수석 부사장은 “오라클은 소규모 데이터 환경부터 대형 금융·통신사 환경까지 모두 아우르는 포트폴리오를 제공한다”며 “엔트리급부터 하이엔드까지 동일한 수준의 안정성과 성능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엔터프라이즈 환경에서 요구되는 기능을 고려하면 오라클 데이터베이스는 가격 대비 기능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간담회에서 한국오라클은 AI를 개별 기능이 아닌 데이터와 클라우드 전반에 내재화된 구조적 전략으로 제시함으로써 엔터프라이즈 환경에서 요구되는 보안과 거버넌스, 확장성을 전제로 AI 도입을 가속화해 국내 기업들의 AI 전환을 지원하겠다는 방향을 분명히 했다.
헬로티 구서경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