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지하수와 토양에 포함될 수 있는 1급 발암물질 ‘6가 크로뮴’의 분석 정확도를 높일 수 있는 기준 물질을 개발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은 포항가속기연구소(PAL)와 협력해 환경 시료 내 6가 크로뮴 함량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규조토 인증표준물질(CRM, Certified Reference Material)’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성과는 환경 분석 기관의 측정 결과를 객관적으로 평가·교정할 수 있는 기준을 제공함으로써 유해 물질 분석의 정확도와 일관성을 높이는 데 목적이 있다.
6가 크로뮴은 강한 독성과 산화력을 지닌 물질로,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이다. 산업 시설뿐 아니라 지하수, 토양, 생활 공간의 모래 등에도 존재할 수 있어 국내에서는 관련 법령에 따라 지하수·토양 및 생활환경에 대한 검사가 의무화돼 있다.
그러나 기존에는 환경 검사 기관별 분석 결과에 차이가 발생하더라도 이를 객관적으로 검증·보정할 수 있는 표준 기준이 없어, 측정 신뢰도를 높이는 데 한계가 있었다.
KRISS 무기측정그룹 조하나 책임연구원 연구팀은 포항가속기연구소 PLS-II 7D 빔라인 최선희 책임연구원 연구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6가 크로뮴 분석용 규조토 분말 CRM’을 개발했다. CRM은 분석 장비와 측정 방법의 정확성을 확인하는 기준 물질로, 각 기관이 자가 검증을 수행하는 데 활용된다.
그동안 6가 크로뮴 CRM 개발이 어려웠던 이유는 기존 분석법에서 발생하는 화학종 변성 문제 때문이다. 고체 시료를 용액으로 녹이는 습식 전처리 과정에서 6가 크로뮴이 다른 산화수로 변하거나 실제보다 낮게 측정되는 사례가 빈번했다.
연구진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방사광 X선 흡수 분광법(XAS)을 CRM 개발에 적용했다. 이 방법은 시료를 전처리하거나 파괴하지 않고도 6가 크로뮴 고유의 에너지 흡수 특성을 분석할 수 있어, 전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차를 최소화하고 측정 편향을 정밀하게 보정할 수 있다. KRISS는 해당 기법을 6가 크로뮴 CRM 개발에 세계 최초로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개발된 CRM은 지하수 및 토양 오염 감시의 정확도를 높이는 데 활용될 수 있으며, 환경 정책 집행의 신뢰성 제고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유럽 유해물질 제한지침(RoHS) 등 국제 환경 규제에 대응해야 하는 국내 수출 기업의 분석 공신력 확보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KRISS 허성우 무기측정그룹장은 “이번 성과는 가속기 기반 분석법을 측정표준 연구에 적용한 사례로, 기존 분석법의 한계를 보완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정확성과 신뢰성이 확보된 이번 CRM이 환경 분석 현장의 기준으로 활용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헬로티 이창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