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 간 무역전쟁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과 주요국 국채 시장에서 금리가 일제히 급등하는 매도세가 나타났다.
미국 경제방송 CNBC 보도에 따르면 20일(현지 시간) 미국 국채와 주요국 정부채는 재정적자, 누적된 공공부채, 지정학적 긴장 등 요인에 압박을 받으며 매도세가 가속화됐다.
20일 오전 기준 미국 국채 수익률은 만기가 긴 구간을 중심으로 급등했다. 3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9bp(베이시스포인트) 상승해 4.93%에 거래되며 심리적 경계선인 5%에 근접했다.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도 6bp 올라 약 4.291% 수준에 형성됐다.
CNBC에 따르면 미 연방정부 국채 수익률 상승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아닌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이 유럽 동맹국들에 대한 관세 부과를 위협한 직후 강화됐다. 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이며, 1bp는 0.01%포인트에 해당한다.
유럽에서도 금리가 동반 상승했다. 유로존 기준 금리로 여겨지는 10년 만기 독일 국채(번드) 수익률은 4bp 오른 2.8831%를 기록했다. 30년 만기 독일 국채 수익률도 약 6bp 상승해 3.512%까지 올랐다.
영국 정부채(길트) 시장에서는 매도가 특히 두드러졌다. 30년 만기 길트 수익률은 9bp 치솟아 5.253%에 거래됐고,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길트 수익률도 7bp 상승했다. 영국은 현재 주요 7개국(G7) 가운데 가장 높은 장기 정부 차입 비용을 기록하고 있다.
같은 날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 호주 정부가 발행한 국채 수익률도 모두 소폭 상승했다. 에드 야데니(Ed Yardeni) 야데니 리서치(Yardeni Research) 대표는 "글로벌 국채시장의 기본 문제는 주요 경제권 정부들이 재정적자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부채를 크게 쌓아온 데 대해 투자자들이 불만을 표출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일본에서는 초장기 국채 금리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일본 4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식품 판매세 인하 계획이 일본의 재정 건전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 속에 이날 3bp 가까이 올라 4.213%를 기록했다. 이는 40년물 만기가 도입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단기 구간에서도 상승폭이 컸다. 10년 만기 일본 국채 수익률은 10bp 이상 뛰어 2.38%에 올랐고, 이는 1999년 이후 최고치이다. 20년 만기 국채 수익률도 약 22bp 급등해 3.47%를 나타냈다.
이 같은 매도세는 사나에 다카이치(Sanae Takaichi) 일본 총리가 전날 의회를 23일(현지 시간) 해산하고 2월 8일(현지 시간) 조기 총선을 실시하겠다고 밝힌 직후 나왔다. 다가오는 선거에서는 경제 정책이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마사히코 루(Masahiko Loo) 스테이트스트리트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State Street Investment Management) 수석 채권 전략가는 CNBC에 "초장기 일본국채(JGB) 수익률은 구조적인 수급 불균형뿐 아니라, 보다 확장적인 재정 기조와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을 시장이 흡수하면서 만기 및 리스크 프리미엄을 새롭게 재평가하는 흐름에 의해 추가로 밀려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루 전략가는 이 같은 재평가로 인해 익숙한 시장 패턴이 되살아났다고 말했다. 그는 "이로 인해 니케이 지수 강세, 일본국채 약세, 엔화 약세가 동시에 나타나는 이른바 '다카이치 트레이드'가 다시 부활했다"고 CNBC에 밝혔다.
루 전략가는 이러한 변동성이 지난해 10월(현지 시간)에도 반복됐다고 지적했다. 당시 시장은 다카이치 총리의 완화적 재정 정책을 시사하는 발언과 정책 신호에 민감하게 반응했다가 이후 안정세를 찾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재평가가 구조적 위기를 시사하기보다는 기술적 요인과 투자심리 측면에서 과거와 유사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올해 상반기까지는 수익률 곡선의 가파른 기울기가 이어지다가, 채권 발행 패턴이 조정되고 국내 은행들이 매수자로 복귀하면 점차 안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헬로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