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신소재 그래핀, DGIST 연구로 ‘쌓기만 해도’ 기억하는 메모리 구현

2026.01.21 13:38:14

이창현 기자 atided@hellot.net

 

그래핀과 같은 2차원 물질을 단순히 쌓아 올리는 것만으로 전기를 거의 쓰지 않는 새로운 메모리 원리가 확인됐다. 기존 강유전 물질의 한계를 넘는 방식으로, 초저전력 전자 소자와 미래형 양자 컴퓨터 부품 개발로의 활용 가능성이 주목된다.

 

DGIST는 화학물리학과 김영욱 교수 연구팀이 KAIST 조길영 교수 연구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그래핀과 같은 매우 얇은 물질을 샌드위치처럼 겹쳐 전기로 정보를 쓰고 지울 수 있는 새로운 메모리 원리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스마트폰과 컴퓨터가 점점 더 얇고 가벼워지기 위해서는 내부 반도체 부품의 두께 역시 획기적으로 줄어들어야 한다. 그러나 기존 정보를 저장하는 강유전 물질은 두께가 얇아질수록 성능이 급격히 저하되거나 복잡한 공정이 필요하다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이로 인해 기존 강유전 물질을 사용하지 않고도 초박막 소재에서 메모리 성질을 구현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법이 요구돼 왔다.

 

 

연구팀은 강유전성이 전혀 없는 소재들을 결합해 인공적으로 강유전성을 만들어내는 방식으로 이 문제에 접근했다.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그래핀과 α-RuCl₃ 사이에 매우 얇은 절연체인 hBN을 샌드위치처럼 끼워 넣는 구조를 구현한 것이다. 이 적층 구조에서는 계면의 전하들이 재배열되며, 강유전 물질처럼 정보를 저장할 수 있는 전기적 쌍극자가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현상이 관찰됐다. 이를 통해 전기를 이용해 스위치를 켜고 끄듯 정보를 기록하고 삭제할 수 있음이 확인됐다.

 

연구팀이 개발한 소자는 영하 약 243도인 30 K 부근에서 가장 안정적으로 작동했으며, 한 번 저장된 정보가 전원을 꺼도 5개월 이상 유지되는 비휘발성을 보였다. 또한 이 현상은 외부 자기장이나 그 방향에 영향을 받지 않고 오로지 전기적 상호작용으로만 제어할 수 있어, 기존 방식 대비 안정성과 효율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인위적인 구조 변형 없이 단순한 적층만으로도 강유전성을 구현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김영욱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인위적인 구조적 변형 없이 물질을 쌓아 올리는 것만으로 전기를 제어하는 새로운 물성을 발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극저온에서 작동하는 양자 컴퓨터 메모리 소자나 초절전 차세대 반도체 개발로의 확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DGIST 화학물리학과 김소연 박사가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KAIST 조길영 교수 연구팀과의 협력을 통해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Nature Communications에 2026년 1월 6일 자로 게재됐으며, 한국연구재단과 기초과학연구원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헬로티 이창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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