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컬 AI(물리 인공지능) 스타트업 리얼월드(RLWRLD)가 휴머노이드·로봇 파운데이션 모델(RFM) 시대의 개막을 선언하며, 한국이 피지컬 AI 경쟁의 최전선에 설 수 있음을 강조했다고 11일 밝혔다.
지난 10일 개최된 글로벌 스타트업 행사 컴업 2025에서 리얼월드 류중희 대표는 "AI가 텍스트를 넘어 손으로 세상을 이해하기 시작한 해"라고 말하며, 2025년을 로봇 하드웨어가 휴머노이드로, 소프트웨어가 RFM으로 전환되는 산업 변곡점의 첫 해로 규정했다.
류 대표는 로보티즈 김병수 대표와 함께한 대담 세션 '피지컬 AI: 로봇, AI를 만나다'에서 한국 로봇 산업이 글로벌 피지컬 AI 경쟁에서 선두에 설 수 있다는 전략적 비전을 제시했다. 이 세션은 기술 전환의 본질을 짚고 한국·아시아 산업의 기회를 구체적으로 논의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두 대표는 휴머노이드 하드웨어의 급격한 성숙과 RFM의 부상으로 인해 물류·제조·서비스 등 각 산업에서 단순 반복 작업을 넘어 손을 사용하는 복합 작업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이 하드웨어 기술력과 AI 역량, 산업 현장의 적용 가능성을 동시에 갖춘 드문 국가라는 점에서 피지컬 AI 시대에 전략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류 대표는 리얼월드가 개발 중인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을 시각·언어·동작을 통합하는 '라지 비전·랭귀지·액션 모델(Large Vision-Language-Action Model)'이라고 소개했다. 기존 LLM과 달리 시각 정보와 언어 명령을 함께 이해해 실제 동작으로 연결하는 차세대 로봇 엔진 기술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이러한 모델이 보고, 이해하고 행동하는 것까지 모두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더 복잡하며, 웹에서 수집 가능한 텍스트 데이터와 달리 로봇의 실제 행동 경험 데이터를 직접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 핵심 과제이자 경쟁 요소라고 말했다. 이는 피지컬 AI 분야에서 데이터 확보와 모델 개발이 동시에 이뤄져야 하는 독특한 특성을 보여준다.
류 대표는 또한 휴머노이드의 초기 도입이 공장보다 서비스업과 물류에서 더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편의점·호텔·전자상거래 물류센터 등은 인력난이 지속되고 작업 특성이 표준화돼 있어 휴머노이드 배치의 필요성과 기대감이 높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일본 KDDI 등과의 협업 과정에서도 "AI 기반 휴머노이드를 기다려 왔다"는 현장의 반응이 확인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업 경험도 주목할 만하다. 류 대표는 엔비디아, 아마존 AWS, 마이크로소프트, 오픈AI 등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업 경험을 언급하며, 이들이 리얼월드뿐 아니라 한국 로봇·AI 생태계 전반을 중요한 파트너로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한국의 피지컬 AI 기술력이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한편, 리얼월드는 실제 산업 환경에서 수집한 고정밀 멀티모달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간 수준의 손 동작을 구현하는 로보틱스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하는 피지컬 AI 기업이다. 복잡한 제조·물류 작업 데이터를 대규모로 확보하고, 인지-동작-제어를 통합한 모델로 고난도 자동화를 가능하게 한다. 한국·일본의 주요 제조기업 및 유수 VC로부터 시드 투자를 유치했으며, 다수의 산업 파트너와 파일럿을 진행 중이다.
헬로티 김재황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