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헬로즈업 세줄 요약]
ㆍ올해부터 인간과 AI 에이전트가 협업하는 '프론티어 기업' 모델 본격화
ㆍAI 에이전트는 생산성의 핵심이나, 통제와 품질 관리 체계 구축이 필수적
ㆍ디지털 동료로 활용하는 하이브리드 조직 모델로 빠른 전환 필요 강조
최근 글로벌 산업계에서는 인공지능(AI)이 단순한 생산성 향상 도구를 넘어 조직의 구조와 일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재편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발표한 '2025 Work Trend Index'는 이 변화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AI 에이전트를 디지털 동료로 삼는 새로운 조직 형태인 '프론티어 기업'의 부상이 눈길을 끈다. 이는 AI를 도입하는 기업이 단순 자동화 단계를 넘어, 인간과 AI가 유기적으로 협업하는 모델로 전환하고 있다는 신호탄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제시한 핵심 메시지는 명확하다. 2025년은 인간과 AI 에이전트가 함께 일하는 프론티어 기업이 본격 등장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이번 보고서는 31개국 3만10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와 수조 건의 마이크로소프트 365 생산성 데이터, 링크드인 채용 트렌드 분석 등을 바탕으로 작성됐다.
특히 주목할 점은 프론티어 기업이 AI 에이전트를 중심으로 인간의 생산성과 조직 역량을 확장하는 구조를 채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리더의 81%는 12~18개월 내에 자사 AI 전략에 AI 에이전트를 광범위하게 통합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미 24%의 기업은 전사 차원의 AI 도입을 완료했다고 답했다.
AI 에이전트 확산의 배경에는 '역량 격차(Capacity Gap)'라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 생산성 요구는 높아지는 반면, 직원의 시간과 에너지는 한계에 다다랐다. 글로벌 조사에 따르면 직원 80%는 업무에 집중할 시간이나 에너지가 부족하다고 답했다. 하루 평균 275번의 업무 방해와 잦은 예고 없는 회의가 이를 뒷받침한다. 이에 AI가 인간의 역량을 보완하는 디지털 노동력으로 부상하게 된 것이다. 더불어 생성형 AI와 다중 에이전트 기술의 성숙, 글로벌 기업들의 AI 투자 경쟁 심화도 이러한 변화를 가속하고 있다.

기존 AI 도입은 주로 반복 업무 자동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그러나 프론티어 기업은 이를 넘어서 인간과 AI가 디지털 팀원으로 함께 협업하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다. 특히 '워크 차트(Work Chart)' 개념은 기존 부서 중심 조직을 넘어, 목표 기반으로 팀을 구성하고 AI 에이전트를 주도적으로 참여시키는 방식이다. 인간과 AI의 역할 분담을 정교하게 설계해 업무 효율성과 창의성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접근법이 특징이다.
리더들의 46%는 이미 일부 업무를 AI 에이전트를 통해 완전 자동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고객 서비스, 마케팅, 제품 개발 분야에서 AI 활용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링크드인 데이터에 따르면 유망 스타트업의 고용 증가율은 빅테크 기업 대비 두 배에 달한다.
이는 AI를 기반으로 민첩한 조직 혁신을 이룬 프론티어 기업 모델이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미국, 유럽 시장에서도 멀티 에이전트 시스템을 활용한 신생 AI 스타트업이 급부상하고 있으며, 글로벌 IT 대기업도 AI 에이전트를 중심으로 서비스 아키텍처를 재구성하고 있다.
프론티어 기업 모델은 생산성 향상, 인재 역량 확대, 신시장 창출이라는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동시에 기업들은 AI 에이전트 확산에 따른 새로운 리스크도 관리해야 한다. 대표적인 과제로는 AI 에이전트의 품질과 보안을 중앙 집중형 거버넌스로 관리, 인간과 AI의 역할을 구분하고 조율하는 '인간-에이전트 비율' 최적화, AI 기술 변화 속도를 따라가기 위한 지속적 학습과 역량 강화, 새로운 리더십 모델, 예컨대 '지능 자원 부서' 신설 필요성 등이 대두됐다.
AI에 대한 기대와 불안은 여전히 공존한다. 81%의 리더가 AI를 활용해 인력 역량을 확장할 계획이지만, 52%의 직원은 여전히 AI를 단순 명령 수행 도구로 인식하고 있다. 이 간극을 줄이기 위한 전략적 커뮤니케이션과 교육 투자가 중요해질 전망이다.
AI 에이전트는 단순한 기술 도구가 아니라, 향후 기업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산업계와 정책 당국은 AI 에이전트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 전환과 조직 재설계를 본격적으로 고민할 필요가 있다. 시급한 과제로는 AI 에이전트 도입을 파일럿에 그치지 않고 전사적 확산으로 연결, 인간과 AI가 상호 보완적으로 협력하는 조직 문화 구축, AI 리터러시 교육과 함께, 갈등 해결과 혁신적 사고 같은 인간 고유 역량도 병행 강화 등이 언급됐다.
이제 AI는 단순히 보조자가 아니라, 함께 일하는 동료로 자리잡고 있다. 인간과 AI의 하이브리드 협업을 얼마나 빠르게, 정교하게 구현하느냐가 향후 기업 생존과 성장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헬로티 서재창 기자 |